#언더커런트
AI는 이제 '돈'을 묻기 시작했어요
내용 요약중...
메타가 유휴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메타 컴퓨트' 사업을 공식화하고, 앤스로픽이 삼성전자와 2나노 맞춤형 AI 칩 개발에 착수했어요. 애플은 브로드컴과 3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실리콘 계약을 2031년까지 연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제품군에서 오픈AI·앤스로픽 모델을 자체 MAI 모델로 교체하기 시작했어요. 한 달 새 빅테크와 AI 랩들이 동시에 '군비 경쟁'에서 '자본 효율 경쟁'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9.4조 원,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상장 등 한국 메모리·파운드리 밸류체인에 집중된 이벤트까지 겹치며, AI 인프라 투자의 패러다임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언더커런트
2026년 7월 9일 오전 6:33


7월 1일, 메타가 내부 유휴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 '메타 컴퓨트'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메타 주가는 하루 만에 8.8% 급등했지만,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등 AI 하드웨어 공급망은 일제히 하락했죠. 불과 며칠 뒤인 7월 2일에는 앤스로픽이 삼성전자와 2나노 공정 기반의 맞춤형 AI 칩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초기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같은 주, 애플은 브로드컴과 3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SIC 공급 계약을 2031년까지 연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셀과 아웃룩에서 오픈AI·앤스로픽 모델을 자체 개발한 MAI 모델로 대체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단순한 개별 기업의 비용 절감 뉴스가 아니에요. AI 산업의 밸류체인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이제 시장의 전면에 떠올랐거든요. '과연 이 막대한 AI 투자가 언제, 어떻게 돈이 되어 돌아올 것인가?'
AI 군비 경쟁, 이제 '돈'을 묻기 시작했어요
2026년 상반기까지 AI 산업의 성장 논리는 단순했어요. 더 큰 모델을 만들려면 더 많은 GPU가 필요하고, 더 많은 GPU를 사려면 더 많은 Capex를 써야 한다는 거였죠. 실제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합산 Capex는 7,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에요. 2024년 대비 거의 3배 수준이죠.
그런데 이제 시장은 '얼마나 쓰느냐'보다 '그 돈이 어떻게 돌아오느냐'에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세쿼이아캐피털의 데이비드 칸이 제기한 '6,000억 달러 AI 수익 격차' 논쟁이 대표적이에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에 비해, 실제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죠. 이런 의구심이 쌓이면서, 기업들은 이제 '쓰는 것'만큼이나 '아끼고 회수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메타는 팔고, 앤스로픽은 만들고, MS는 바꾼다
이런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게 메타예요. 메타는 올해 Capex 가이던스를 1,250억~1,450억 달러로 상향했는데, 이렇게 확보한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임대해 투자비를 회수하겠다는 전략이에요. 단순히 '남는 자원'을 파는 게 아니라, AI 인프라를 수익 자산으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죠. 메타의 움직임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코어위브, 네비우스 등)에게는 직접적인 경쟁 위협이지만, AI 생태계 전체로 보면 'Capex의 수익화'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어요.
앤스로픽과 오픈AI는 다른 길을 택했어요. 이들은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맞춤형 AI 칩(ASIC) 개발에 뛰어들었죠. 앤스로픽은 삼성전자의 2나노 GAA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활용한 자체 칩을 구상 중이에요. 오픈AI는 이미 브로드컴과 함께 추론 전용 칩 '할라피뇨'를 공개했고요. 모델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전용 칩을 쓰면 범용 GPU 대비 추론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어요. AI 랩들이 '만드는 비용'을 통제하기 시작한 거죠.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더 직접적이에요. 오피스 제품군에서 매주 수만 건의 AI 프롬프트를 자체 MAI 모델로 처리하기 시작했어요. MS AI 책임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앤스로픽에 지불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죠. MS는 이미 MAI 모델이 GPT-5.5 대비 10분의 1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낸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AI 모델 시장의 '구매자'가 '자가 생산자'로 변하는 순간이에요.
애플과 브로드컴, 2031년까지 '맞춤형 실리콘' 동맹
애플은 7월 6일, 브로드컴과의 맞춤형 ASIC 공급 계약을 2031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어요. 총 규모는 3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여기에는 아이폰용 RF 칩뿐 아니라 AI 서버용 칩 '발트라' 개발도 포함돼 있어요. 애플은 이미 M 시리즈로 PC·태블릿용 프로세서를 내재화했고, 이제는 AI 인프라까지 수직 계열화하려는 거죠.
이 계약은 단순한 공급망 안정화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어요. 애플이 '만들 수 없는 것'은 외부에서 사되, '만들 수 있는 것'은 끝까지 내재화하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이에요. 브로드컴 입장에서는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과의 관계를 2031년까지 묶어두면서, AI ASIC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고요. 이제 빅테크들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GPU를 확보하느냐'에서 '누가 더 효율적인 맞춤형 칩을 설계하고, 더 싸게 운영하느냐'로 옮겨가고 있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커스텀 칩' 시대의 수혜와 과제
이런 흐름은 한국 반도체 밸류체인에 엄청난 기회와 숙제를 동시에 던져주고 있어요. 삼성전자는 7월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89.4조 원을 기록했어요. 전년 동기 대비 18배 급증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84.2조 원)를 크게 웃돌았죠. HBM과 DDR5 등 고부가 메모리의 가격 상승이 주된 이유인데, 여기에 메타·앤스로픽·테슬라 등으로부터의 2나노 파운드리 수주가 더해지면 실적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에요.
실제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기반 수주 잔고는 5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메타의 3세대 MTIA 칩, 앤스로픽의 맞춤형 AI 칩, 테슬라의 AI6 칩 등이 삼성의 2나노 라인에서 양산될 예정이죠. 삼성은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빅테크들의 '맞춤형 칩 내재화' 전략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SK하이닉스는 7월 10일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요. 최대 280억 달러 규모의 공모는 이미 수요예측에서 수배 이상의 초과 청약을 기록했어요. HBM 시장에서의 독보적 지위를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전략인데, 이 자금은 차세대 HBM4와 EUV 장비 도입에 투입될 예정이에요. 다만, AI 랩들의 자체 칩 개발이 본격화되면 HBM 수요 구조도 장기적으로는 변화할 수 있어요. 맞춤형 칩이 늘어날수록 특정 고객사에 최적화된 메모리 구성이 필요해지고, 이는 메모리 업체들에게도 더 높은 기술력과 유연성을 요구하게 될 거예요.
리스크: '돈'을 아끼려는 움직임이 '수요'를 꺾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움직임은 결국 'AI의 경제성'에 대한 시장의 압박에서 비롯됐어요. 하지만 이 효율화 경쟁이 지나치면, AI 인프라 수요 자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어요. 몇 가지 리스크를 짚어볼게요.
첫째, 맞춤형 칩의 실행 리스크예요. 칩 설계부터 양산까지 통상 18~24개월이 걸리고, 수율 안정화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요. 삼성의 2나노 공정 수율이 아직 60%대에 머물러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죠. 맞춤형 칩이 기대만큼의 비용 절감을 실현하지 못하면,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요.
둘째, Capex 정점 논쟁이에요. 메타의 컴퓨트 판매가 '공급 과잉'의 신호로 읽히면서, AI 하드웨어 섹터 전체가 조정을 받았어요. 실제로 7월 1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4% 급락했고, 메모리 관련주들은 이틀간 10% 이상 하락했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2분기 실적 발표(7월 말)에서 Capex 가이던스가 하향 조정된다면, 시장의 우려는 현실이 될 수 있어요.
셋째, 지정학과 규제 리스크예요. 미국 정부가 AI 모델의 수출을 통제하거나,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AI 공급망이 교란될 가능성이 있어요. 앤스로픽의 페이블5 모델이 일시적으로 수출 통제를 받았던 사례는 그 전조예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중국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죠.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AI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는 여전히 강력해요. 6월 전 세계 LLM 토큰 사용량은 전월 대비 70% 증가했고, GPU 임대 가격은 7개월 연속 상승 중이에요. 단지 '무조건 많이 쓰던' 시대에서 '똑똑하게 쓰고, 확실히 회수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여요. 7월 8일 FOMC 의사록, 10일 SK하이닉스 ADR 상장, 그리고 7월 말 빅테크 실적 발표는 이 전환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