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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 수익률의 그림자, AI 자전 금융이 만든 유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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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439% 수익률을 기록하며 200억 달러까지 불어난 AI 헤지펀드가 단 며칠 만에 160억 달러 상당의 상장 주식을 시타델에 급매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자금을 보증하고 그 돈이 다시 엔비디아 칩 구매로 돌아오는 '자전 금융' 구조, 한국 증시를 강타한 레버리지 ETF 폭락까지 — 세 겹의 레버리지가 만든 유리성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살펴본다.

시대의 구조

2026년 7월 31일 오전 6:22

439% 수익률의 그림자, AI 자전 금융이 만든 유리성
439% 수익률의 그림자, AI 자전 금융이 만든 유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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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0일, 켄 그리핀의 시타델이 160억 달러 규모의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를 일괄 매입했다. 매도자는 25세의 전 Open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설립한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였다.

올해 상반기 439% 수익률을 기록하며 200억 달러를 넘는 자산을 운용하던 펀드가, 7월 한 달 만에 상장 주식 대부분을 던져야 했다. 439% 수익률에서 강제 청산까지, 걸린 시간은 며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단순한 펀드 실패가 아닙니다. 같은 주간에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역대 최대 폭으로 급등했고, 알파벳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한국 증시에서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이 56조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장, 서로 다른 참여자, 하지만 같은 구조가 반복되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아셴브레너

아셴브레너의 이력은 AI 시대의 축소판입니다.

19세에 컬럼비아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옥스퍼드에서 경제성장 이론을 연구한 뒤 OpenAI의 슈퍼얼라인먼트 팀에 합류했습니다. 2024년 비밀유지협약 위반으로 해고된 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향후 10년'이라는 165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를 공개하며 AI 커뮤니티에서 스타로 떠올랐죠. 그 에세이에서 그는 AGI 도래와 컴퓨팅 인프라의 폭발적 수요를 예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예견을 직접 돈으로 베팅했습니다.

2024년 말 2억 달러 남짓으로 시작한 펀드는 AI 인프라 종목에 레버리지를 걸어 집중 투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샌디스크, 네비우스, 코어위브, 블룸 에너지. 그의 예측이 맞는 동안 펀드는 올해 6월까지 439% 수익률을 기록했고, 운용 자산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스트라이프 창업자인 콜리슨 형제, 메타 AI 임원인 다니엘 그로스, 퀀트 거물 제인 스트리트까지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7월이 오면 그림이 바뀌는데요.

AI 관련 기술주들이 한 달 만에 25~55% 하락하자, 빌려준 은행들이 증거금 추가 납입을 요구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JP모건. 아셴브레너는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의 매도세가 2025년 초 이후 가장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고 주장했지만, 시타델에 상장 주식을 넘겨야 하는 상황은 이미 현실이었습니다. 펀드의 운용 자산은 100억 달러 수준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아셴브레너가 남긴 가장 큰 자산은 앤스로픽 지분입니다. 공개 주식은 거의 다 팔았지만, 앤스로픽에 대한 사모 투자는 유지했습니다.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9,650억 달러에 달하는 지금, 이 지분이 펀드의 마지막 생명줄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다른 데 있습니다.

왜 아셴브레너의 펀드가 무너졌을까요. 개인의 판단 실패 때문일까, 아니면 구조적 문제 때문일까.

자전 금융

아셴브레너의 펀드 청산과 같은 주간에, 엔비디아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하루 만에 14bp 상승하여 82bp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 채권 1,000만 달러에 대한 5년 부도 보험료가 연 82,000달러라는 뜻입니다. 지난해 11월 거래 시작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이었습니다.

원인은 엔비디아가 발표한 대규모 금융 협력이었습니다. SK그룹과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협력, Open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임차를 위한 2,500억 달러 보증, OpenAI의 칩 구매 자금 조달 3,500억 달러 지원. 총규모 7,500억 달러는 엔비디아 연간 매출의 약 3.5배에 달합니다.

이런 구조를 ​​'자전 금융'​​이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자전거 바퀴처럼 제자리에서 도는 금융. 엔비디아가 자신의 신용을 이용해 고객의 구매 자금을 보증하고, 그 자금이 다시 엔비디아의 매출로 기록되는 폐쇄형 루프. 엔비디아 보증 → 소프트뱅크 데이터센터 건설 → OpenAI 시설 임차 → OpenAI가 보증받은 돈으로 엔비디아 칩 구매 → 엔비디아 매출 인식 및 추가 보증. 왼손에서 나간 돈이 오른손으로 돌아오는 형국입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이 구조가 실제 수요가 아니라 신용 확장을 통해 만들어낸 인위적 수요를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글은 앤스로픽의 데이터센터 임대료 350억 달러 대출을 보증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OpenAI에 투자하고 OpenAI가 애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서로의 AI 고객에게 자금을 공급하고, 그 자금이 다시 자신들의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가 산업 전반에 퍼져 있습니다.

2026년 이후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메타, 오라클, 스페이스X가 발행한 투자 등급 채권 규모는 1,8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00% 급증했습니다. 미국 전체 기업채 발행량의 약 15%입니다. 상위 5개 빅테크의 표외 임대 약정액은 1.65조 달러에 달하며, 4년 만에 8배 증가했습니다.

돈이 순환하고 있지만, 그 출처는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는 이를 '금융 연금술'이라 불렀습니다. 불투명한 재무 구조와 표외 거래, 관계사 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실제 리스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진단입니다. 보스턴 대학의 알렉산더 토믹 부원장은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기업 간 상호 구매를 통해 수요를 조작했던 상황에 비유했습니다.

닷컴 버블과의 차이

2000년 3월, 나스닥 종합지수가 75% 폭락하기 전까지 네 차례의 큰 조정이 있었습니다. 1996년 57월 15%, 1997년 14월 13%, 1997년 10월1998년 1월 14%, 1998년 710월 26%. 각 조정의 원인은 현재와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표준화 제품 가격 하락,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밸류에이션 과열. 조정 이후에는 주도 기업의 견조한 실적과 연준의 완화가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AI 시장은 닷컴 버블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2000년 당시 나스닥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70배에 달했습니다. 현재 나스닥 100의 선행 P/E는 약 22배로, 10년 평균인 24배보다 낮습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기업의 수익성입니다. 2000년 당시 무너진 기업들은 수익 모델이 없는 닷컴 기업이었습니다. 현재 AI 투자를 주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은 막대한 현금 흐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은 여기 있습니다. 기업들이 실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자전 금융 구조를 더 위험하게 만듭니다. 수익이 있으니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빌리니 더 많은 인프라를 지을 수 있고, 더 많은 인프라가 더 많은 수익 기대를 만들어냅니다. 2000년에는 거품이 명확했습니다. 수익이 없으니까요. 2026년에는 거품이 실물 속에 숨어 있습니다. 수익이 있으니까요.

2008년 금융위기와도 다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부동산이라는 실물 자산의 붕괴가 CDO를 통해 금융 시스템 전체로 확산된 사건이었습니다. 현재의 AI 리스크는 '집중된 신용 리스크'의 문제입니다.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OpenAI가 하나의 신용 체인으로 묶여 있어, 어느 한 고리만 끊어져도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는 구조죠. 엔비디아의 OpenAI에 대한 총 익스포저는 칩 구매 금융 3,500억 달러와 보증 2,500억 달러를 합쳐 최대 6,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연간 매출 2,16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한국의 레버리지

같은 구조가 한국에서는 다른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2026년 5월 27일, 한국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되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었습니다. 두 달 만에 관련 자산운용 규모는 5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급증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약 14조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그리고 7월, 코스피가 무너졌습니다.

6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 7월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은 525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64%가 증발했습니다. 씨티그룹 추산으로 개인 투자자 손실액은 약 56조 원. 강제 청산된 계좌의 62%가 20~30대 청년층이었습니다.

한국의 레버리지 ETF 사태와 아셴브레너의 펀드 청산은 표면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하나는 개인 투자자의 문제, 다른 하나는 기관 투자자의 문제. 하나는 한국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다른 하나는 글로벌 AI 투자의 리스크. 그런데 두 사건은 같은 구조를 공유합니다. 자전 금융이 만들어낸 가격 상승을 레버리지가 증폭하고, 레버리지가 증폭한 상승이 다시 자전 금융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순환.

자전 금융은 세 겹의 레버리지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기업 간 레버리지 — 엔비디아가 고객의 부채를 보증하고, 구글이 파트너의 대출을 보증합니다. 기관 레버리지 — 아셴브레너의 펀드가 4배 레버리지로 AI 주식에 베팅합니다. 개인 레버리지 —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2배 레버리지 ETF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베팅합니다. 세 겹의 레버리지가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는 439% 수익률이라는 유리성이 세워집니다. 하지만 방향이 반대로 바뀌면, 유리는 한 번에 산산조각 납니다.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이번에도 결국 거품이 터지는 것일까요. 2000년 닷컴 버블처럼 75% 폭락이 올까.

현재 시장 리스크를 2000년이나 2008년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나스닥의 선행 P/E는 22배로, 2000년 3월의 70배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AI를 주도하는 기업들은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클라우드 매출이 43% 성장하며 AI 투자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도 82% 급증했습니다. 기술이 실재한다는 점에서, 2000년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다만 기술이 실재한다고 해서 금융 구조가 건전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실물이 뚜렷할수록 금융 구조의 위험을 정당화하기 더 쉬워집니다. 19세기 철도 광풍이 그랬습니다. 철도는 실제로 세상을 바꿨지만, 철도 주식에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은 파산했습니다. 기술의 진실과 금융의 진실이 항상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어쩌면 아셴브레너가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앤스로픽의 상장이 성공한다면, 남은 지분으로 펀드를 되살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기술이 옳다고 해서 그 기술에 걸린 레버리지까지 옳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점은 2000년에도, 2008년에도, 그리고 2026년에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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