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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타오바오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그려질까

내용 요약중...

2026년 8월, 알리바바가 800억 홍콩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며 주가가 하루 만에 10% 급락했습니다. 2019년 홍콩 재상장 이후 첫 신주 발행으로, 조달 자금 전액이 AI 인프라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직전 분기 AI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45% 성장했고, AI 관련 연간 반복 매출은 495억 위안을 돌파했습니다. 마윈이 세운 이커머스 기업이 자체 AI 칩과 Qwen 모델을 앞세워 중국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숫자로 살펴봅니다.

컴퍼니 디깅 클럽

2026년 8월 24일 오후 4:42

알리바바, 타오바오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그려질까
알리바바, 타오바오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그려질까

중국에서 물건을 사 본 적이 있다면, 아마 '타오바오'라는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핀둬둬와 더우인이 경쟁자로 떠오른 지금도 타오바오·티몰은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큰 거래액을 올리는 플랫폼이죠. 그런데 2026년 8월, 이 회사가 홍콩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며 주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조달한 자금 800억 홍콩달러, 한화로 약 14조 원입니다. 전액을 AI 인프라에 쏟겠다고 밝혔죠.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가 알리바바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투하자본수익률(ROIC)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시기였습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180달러를 유지하고, 바클레이즈는 2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같은 숫자를 보고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리는 상황입니다. 알리바바가 이커머스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다시 그려지는 과정을 숫자로 들여다보겠습니다.

1999년, 항저우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된 이야기

🏠 마윈과 18인의 출발, 이커머스 제국의 기원

1999년, 마윈이 항저우의 아파트에서 18명의 동료와 함께 알리바바를 세웠습니다. 당시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1,000만 명도 안 됐죠. 회사 이름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따온 것이라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시작은 소박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타오바오(2003년 출시)와 티몰(2008년 분리)은 중국 소비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4년 뉴욕증시 상장 당시 공모가는 68달러, 시가총액은 약 1,680억 달러였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IPO였죠. 2019년에는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하며 자본 회수 경로를 다졌습니다. 이번 신주 발행은 바로 그 2019년 홍콩 상장 이후 처음입니다. 회사의 정체성이 바뀌는 시점에 자본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달을 단행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 타오바오·티몰은 여전히 매출의 77%

2026년 6월 종료 분기 기준, 알리바바의 총 매출은 2,689억 위안(약 55조 원)입니다. 이 중 이커머스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7%, 2,058억 위안입니다. 타오바오·티몰의 고객 관리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새로운 마케팅 보조금 관련 회계 처리 영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1% 증가한 수준입니다. 즉,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지만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습니다.

다만 이커머스 안에서도 빠르게 자라는 축이 있습니다. 타오바오 션구(플래시 구매)와 허마를 중심으로 한 즉시 소매 부문 매출은 53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5% 성장했습니다. 88VIP 멤버십 회원 수도 6,400만 명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고 있죠. 전통 이커머스의 정체를 새로운 형태의 소매가 메우고 있는 셈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이번 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국제 이커머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AI 클라우드, 22분기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 분기 매출 484억 위안, 전년 대비 45% 성장

2026년 6월 분기, 알리바바의 AI 클라우드 및 컴퓨팅 서비스 부문 매출은 484억 위안(약 10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으로, 최근 22개 분기 중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글로벌 선두 클라우드 사업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와 아마존의 AWS 성장률을 동시에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AI 관련 제품 매출은 124억 위안으로, 12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AI 제품의 ​​연간 반복 매출(ARR)​​: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연환산 값입니다. 안정적인 구독 형태의 매출이 늘수록 기업 가치 평가에서 유리하죠. 이 ARR은 495억 위안(약 73억 달러)을 돌파했고, 외부 클라우드 매출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분기 30%에서 이번 분기 35%로 상승했습니다. CEO 우융밍은 다음 분기 ARR이 1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순이익 75% 급감, 자본지출 75% 폭증

하지만 숫자의 뒷면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5% 급감한 104억 위안에 그쳤습니다. 조정 EBITA는 30% 감소한 273억 위안, 비일반회계기준 순이익도 38% 하락했습니다. 이익 급감의 원인은 명확합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영업권 손상차손 45억 위안, EU 디지털 서비스법 위반 벌금 5억 5,000만 유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자본지출(Capex)​​: 설비와 인프라에 투입되는 자금입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GPU 서버 구매가 여기에 해당하죠. 이 Capex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677억 위안입니다. 이 때문에 ​​잉여현금흐름(FCF)​​: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지출을 차감한 후 남는 현금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을 의미합니다. 이 FCF가 447억 위안의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유출액인 188억 위안의 2배 이상입니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유동 투자 자산은 4,745억 위안으로 여전히 풍부하지만, AI 투자가 벌어들이는 돈을 집어삼키고 있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주 환원용 자사주 매입도 1억 6,200만 달러에 그치며 크게 축소됐습니다. 주주 환원보다 컴퓨팅 파워 확보가 우선이라는 명확한 자본 배분 선택이 이번 신주 발행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알리바바는 2025년 2월 3년간 3,800억 위안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2026년 6월까지 약 1,900억 위안이 투입돼 계획의 절반에 도달했습니다.

칩부터 모델까지, 풀스택 AI의 윤곽이 드러나다

🧠 자체 칩 '진무 M890'과 Qwen 3.8-Max

알리바바가 단순한 클라우드 사업자가 아니라는 증거는 하드웨어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핑터우거(T-Head)가 개발한 AI 칩 '진무 M890'은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이 3배 향상됐습니다. 144GB의 HBM 메모리와 초당 800GB의 칩 간 대역폭을 갖추고 있으며, 학습과 추론을 모두 지원합니다.

이 칩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자율주행, 금융, 인터넷 등 20개 이상 산업의 650개 이상 외부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죠. 2027년에는 V900, 2028년에는 J900 칩을 잇달아 출시하는 다년 로드맵도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규제 속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체 칩 비중을 높여 단위 컴퓨팅 비용을 줄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외산 GPU 대체율이 높아질수록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되는 구조입니다.

소프트웨어 층에서는 대형언어모델 Qwen 시리즈가 있습니다. 최신 플래그십인 Qwen 3.8-Max는 2.4조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가중치를 공개했습니다. Qwen 모델의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30억 회를 넘었고, 파생 모델은 30만 개 이상입니다. 같은 기간 메타와 구글의 다운로드 합계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규모로 먼저 생태계를 확보한 뒤 수익화를 추진하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 2030년 클라우드 외부 매출 1,000억 달러 목표

CEO 우융밍은 2030년까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외부 상업화 매출 1,000억 달러 달성과 20% 이상의 이익률 확보에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습니다. 현재 AI 클라우드 부문의 EBITA 이익률은 12%로, 전년 동기 7.2%에서 크게 개선됐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 이익률이 장기적으로 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MaaS(Model-as-a-Service)​​: 자체 모델이나 오픈소스 모델의 추론 서비스를 API 형태로 제공하고 호출량에 따라 과금하는 사업 모델입니다. 이 MaaS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최대 5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투자 회수 기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됐습니다. 현재 기준 약 3년으로 예상되지만, AI 제품의 매출총이익률이 상승하고 자체 칩 대체율이 높아지면 2년~2.5년으로 단축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2018년에 구매한 V100과 2020년에 구매한 A100 GPU가 현재까지도 풀가동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감가상각 주기보다 긴 실제 사용 수명이 투자 회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관전 포인트와 리스크

⚖️ 자본 효율성, 경쟁 심화, 지정학 리스크

가장 큰 리스크는 자본 효율성입니다. 마이클 버리가 지적한 것처럼, 대규모 자본 지출이 ROIC를 지속적으로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FCF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추가 신주 발행까지 단행한 것은, AI 수요 증가 속도가 내부 현금 창출 속도를 앞지른다는 판단의 결과입니다. 이것이 맞으면 시장 점유율을 선점하는 승리의 전략이 되지만, 틀리면 과잉 투자의 함정이 됩니다. CEO가 제시한 3년 회수 기간이 실제로 검증되는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중국 내 클라우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중국 IaaS 점유율은 약 36%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바이트댄스의 화산엔진이 AI 모델 토큰 호출량 기준 약 49%를 차지하며 추격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클라우드는 제조업과 공공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고, 텐센트는 미디어와 게임 영역에서 자리를 다지고 있죠.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규제도 변수입니다. 자체 칩이 외산 GPU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지, 미국이 '원격 접속 규제'까지 강화할 경우 해외 데이터센터를 통한 우회가 가능할지 불확실합니다.

커머스 본업의 성장 둔화도 지켜봐야 할 지점입니다. 전통적 타오바오·티몰의 고객 관리 매출이 정체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핀둬둬의 가격 경쟁과 더우인의 콘텐츠 커머스 확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시 소매 부문의 45% 성장이 이를 부분적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2029 회계연도 전체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가 지켜질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2026년 8월 기준 주가는 119~130달러 구간으로, 52주 최고가인 192달러 대비 30% 이상 떨어진 수준이지만,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목표가는 여전히 183달러 수준입니다. 매수 의견이 38명, 보유가 1명, 강력매도가 1명입니다.


1999년 마윈이 항저우 아파트에서 시작한 알리바바는, 2026년 8월 800억 홍콩달러를 꺼내 든 순간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단일 라벨로는 더 이상 설명하기 어려운 회사가 됐습니다. 칩을 설계하고, 모델을 만들고,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풀스택 AI 기업의 윤곽이 숫자 사이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윤곽이 완성작인지 초안인지는, 9월 분기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이 50%를 넘을 수 있을지, MaaS 연간 반복 매출이 연말 300억 위안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 애플리케이션 부문의 적자 폭이 축소되기 시작할지에 달려 있습니다.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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