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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콘:1조 위안의 역설, 제재가 키운 AI 칩
내용 요약중...
2026년 6월 30일, 캠브리콘이 시가총액 1조 위안을 돌파하며 과창판 최초 '조 단위' 기업이 됐다. 2020~2024년 누적 적자 38억 위안에서 2025년 첫 흑자 전환, 2026년 1분기 매출 28.85억 위안(전년비 159% 증가)을 기록했다. SMIC 7nm N+2 공정 수율 60%대 진입과 바이트댄스·알리바바 대량 도입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P/E 373배 고평가 우려와 NeuWare 소프트웨어 생태계 한계가 남아 있다.
차이나 테크놀로지
2026년 7월 1일 오전 4:35


2026년 6월 30일. 캠브리콘의 주가가 1,613위안을 찍었다.
시가총액 1조 위안. 과창판(STAR Market) 개설 이래 최초다.
전일 대비 8.84% 급등한 이날, 회사는 이상하게도 위험 경고 공고를 발표했다.
"기업 가치가 업계 수준보다 현저히 높으며, 공급망 제한과 경쟁 심화 등 여러 경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2020년 상장 이후 5년간 누적 적자 38억 위안을 기록했던 회사가 1조 위안 클럽에 합류한 것이다. 주가수익비율(P/E)은 373배. 골드만삭스는 목표가를 2,406위안으로 제시했지만, 모건스탠리는 비관 시나리오에서 770위안까지 본다. 낙관과 비관의 차이가 4배다.
오늘 주인공은 캠브리콘이다. 엔비디아의 그늘 아래에서 자랐지만, 그 길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언제 그렇게 컸어?
캠브리콘은 중국 내 AI 칩 설계(Fabless) 기업이다. 범용 GPU가 아닌 AI 연산에 특화된 NPU(Neural Processing Unit) 아키텍처를 설계한다. 주력 라인업은 시위안(Siyuan) 시리즈. 데이터센터 학습·추론용 MLU580, MLU590, MLU690 칩이 핵심이다.
화웨이, 알리바바(T-Head), 바이두(쿤룬신) 등 자체 칩을 보유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외하면, 캠브리콘은 중국 최대의 제3자 AI 칩 공급업체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가 주요 고객사다.
| 항목 | 내용 |
|---|---|
| 회사명 | 캠브리콘 (Cambricon Technologies, 688256.SH) |
| 설립일 | 2016년 |
| CEO | 천톈스 (Chen Tianshi) |
| 본사 | 베이징 |
| 상장 | 2020년 7월, 상하이 과창판(STAR Market) |
| 주요 특징 | 중국 최대 제3자 AI 칩 설계 기업, 과창판 최초 시총 1조 위안 돌파 |
IDC에 따르면 2025년 중국 AI 칩 출하량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400만 개였다. 이 중 국산 칩 비중은 2024년 30%에서 41%로 상승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6년 중국 AI 서버 칩 시장에서 외산업체 점유율이 34%에서 21%로 하락하고, 화웨이와 캠브리콘이 이끄는 국산업체가 56%, 인터넷 기업 자체 ASIC이 2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산 칩이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구도다.
학자 두 형제가 실리콘을 깎은 이유
천톈스와 그의 형 천윈지는 중국과학원 계산기술연구소(ICT-CAS) 출신이다. 둘 다 중국과학기술대 소년반(少年班) 출신의 영재로 알려져 있다. 형은 반도체 설계를, 동생은 AI 로직과 아키텍처를 연구했다.
이들이 학계 시절 만든 것이 'DianNao' 패밀리다. DianNao, DaDianNao, ShiDianNao. 신경망 가속기 아키텍처 시리즈로, 메모리 전송 병목을 줄여 AI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65nm 공정 기준 452GOP/s 처리량, 3.02mm² 면적, 485mW 소비전력. 기존 대비 117배 빠르고 에너지 효율은 21배 높았다. 이 논문들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았고, 2016년 두 형제는 캠브리콘을 설립했다.
초기 화웨이와의 관계가 중요했다. 화웨이의 첫 스마트폰용 AI 칩 기린 970에 캠브리콘의 NPU 기술이 탑재됐다. 캠브리콘은 2020년 7월 과창판에 '글로벌 AI 칩 제1호주'로 상장됐다. 공모가 64.39위안. 상장 직후 급등했지만, 이후 실적 악화로 고전했다.
2019년이 분기점이었다. 미국 상무부가 캠브리콘을 Entity List(미국 수출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TSMC와의 거래가 차단됐다. 첨단 파운드리 접근권을 잃은 것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누적 적자 38억 위안. 칩 설계 능력은 있어도 만들 곳이 없었던 시간.
돌파구는 SMIC(중신반도체)였다.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없이 DUV(심자외선) 장비만으로 7nm급 공정을 구현하는 SMIC의 'N+2' 공정. 캠브리콘은 시위안 시리즈를 이 공정에 올렸다. 2025년 말 N+2 수율이 5558%에서 2026년 2분기 60%대 초반에 진입했다. 상용화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TSMC 7nm의 8090% 수율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 AI 칩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2025년이 전환점이 됐다. 시위안 시리즈 칩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에 대규모로 도입되면서 주문량이 급증했다. 2025년 연간 매출 64.97억 위안, 순이익 20.59억 위안. 상장 이후 첫 연간 흑자였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28.85억 위안(전년비 +159.56%), 순이익 10.13억 위안(전년비 +185.04%)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도 흑자 전환해 외부 조달 없이 자생 운영이 가능해졌다.
NeuWare와 SMIC 7nm, 비밀 병기의 정체
캠브리콘의 핵심 무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드웨어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하드웨어: 시위안(Siyuan) 시리즈. 캠브리콘은 범용 GPU가 아닌 AI 연산에 특화된 NPU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GPU가 그래픽 처리에서 출발해 범용 연산으로 확장된 것과 달리, NPU는 처음부터 신경망 연산에 맞춰 설계됐다.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행렬 연산의 병렬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위안 690은 대규모 LLM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하이엔드 가속기로, HBM 통합과 독자 인터커넥트 기술을 탑재했다.
하지만 제약이 뚜렷하다. SMIC N+2 공정은 DUV 다중 패터닝에 의존한다. 스탬프를 여러 번 겹쳐 찍어 미세 회로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노광 횟수가 늘면 공정이 복잡해지고 수율이 떨어진다. 칩 단가는 글로벌 선단 공정 대비 1.52배 높게 형성된다. 월간 웨이퍼 투입량도 15,00020,000장으로 추정돼 확장에 한계가 있다.
소프트웨어: NeuWare. 엔비디아의 CUDA에 대응하는 캠브리콘의 독자 소프트웨어 스택이다. 컴파일러(MLC), 라이브러리(cnDNN, cnBLAS), 프레임워크 통합(PyTorch, TensorFlow)으로 구성된다. CUDA 기반 코드를 NeuWare로 변환하는 트랜스파일러 기술을 통해 기존 코드를 빠르게 이식할 수 있다. 단, 변환 과정에서 15~25%의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있다.
2026년 4월, 딥시크(DeepSeek) V4 출시 당일 캠브리콘은 'Day-0 적응'을 완료했다. 신모델이 출시되면 즉시 칩에 최적화하는 것이다. 과거 엔비디아만이 가능했던 일이다. 화웨이 어센드(Ascend), 하이광(Hygon), 무어스레드(Moore Threads) 등 8개 중국산 칩 제조사가 동시에 Day-0 적응을 마쳤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성숙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한계는 명확하다. CUDA는 15년에 걸쳐 수백만 명의 개발자 커뮤니티와 라이브러리를 축적했다. NeuWare는 중국 내수 중심의 로컬 표준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NeuWare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진입 장벽이다. 프로파일링 도구의 정밀도도 엔비디아 Nsight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 항목 | 캠브리콘 (Siyuan 690) | 엔비디아 (H200) | 화웨이 (Ascend 910C/950) |
|---|---|---|---|
| 아키텍처 | NPU (특화 설계) | GPU (범용) | NPU (특화 설계) |
| 제조 공정 | SMIC N+2 (7nm급, DUV) | TSMC 4nm | SMIC N+2 (7nm급, DUV) |
| 소프트웨어 | NeuWare (CUDA 대응) | CUDA (15년 생태계) | CANN/MindSpore |
| LLM 추론 성능 | H20 대비 50~150% 상회 | 글로벌 최상위 | H20 대비 50~150% 상회 |
| 생태계 성숙도 | 성장 중 (중국 내수 중심) | 최상 (글로벌 표준) | 성장 중 (화웨이 생태계) |
| 수급 안정성 | 중국 내 자급 가능 | 규제 리스크 | 중국 내 자급 가능 |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화웨이 어센드 950과 캠브리콘 시위안 690은 엔비디아 H20(중국 수출 허가 버전) 대비 토큰당 처리량에서 50~150% 높은 성능을 보인다. H20은 미국 수출 규제를 통과한 엔비디아의 중국용 칩이다. 성능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격차, 어디까지 좁혀졌나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붕괴했다. 젠슨 황 CEO는 이를 "미국에 끔찍한 결과"라고 표현했다. CUDA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중국 AI 서버 칩 시장에서 외산업체 점유율은 21%로 추락할 전망이다. 1년 전 34%에서. 화웨이가 62%, 캠브리콘이 14%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인터넷 기업 자체 ASIC이 23%를 보태면 국산 칩이 80%에 육박한다.
| 지표 | 캠브리콘 | 엔비디아 | 화웨이 |
|---|---|---|---|
| 2026년 중국 점유율(예상) | 14% | 21% (H20 중심) | 62% |
| 글로벌 점유율 | ~2% (중국 내수) | 64% | ~12% (중국 중심) |
| 첨단 공정 | SMIC 7nm (DUV) | TSMC 4nm → 2nm | SMIC 7nm (DUV) |
| 소프트웨어 생태계 | NeuWare (초기) | CUDA (글로벌 표준) | CANN (중국 표준) |
| HBM 접근성 | 제약 (수입 의존) | 자유로운 접근 | 제약 (자체 개발 시도) |
하지만 캠브리콘의 약점은 뚜렷하다. 첫째, 고객 집중도.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 소수 대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고객사의 협상력이 강하다. 둘째, 웨이퍼 공급 제약. SMIC의 생산 능력 한계가 출하량 상한을 정한다. 셋째, 밸류에이션. P/E 373배는 엔비디아(30배)와 비교해도 극단적으로 높다. 2027년 순이익이 122억 위안에 도달해야 P/E가 80배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강세론이 있지만, 실현 여부는 불확실하다.
회사 스스로도 인정했다. 위험 경고 공고에서 "현재 기업 가치가 업계 수준보다 현저히 높다"고 밝혔다. P/E 368.97배, P/B 77.88배는 컴퓨터·통신 전자장비 제조업 평균(P/E 74.86배)의 약 4.9배 수준이다.
한국이 경계해야 하는 이유
캠브리콘의 부상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양면적 함의를 던진다.
첫째, HBM 수요의 양적 팽창이다. AI 가속기 칩 수요가 늘면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도 같이 간다. 캠브리콘의 시위안 690이 HBM을 탑재한다면,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적인 수혜가 될 수 있다. 단, 미국의 HBM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중국향 공급이 차단될 리스크도 동시에 존재한다.
둘째, SMIC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다. 캠브리콘의 칩이 SMIC 7nm에서 안정적으로 양산된다는 것은 SMIC의 성숙 공정 경쟁력이 올라갔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중국 내수 시장과 성숙 공정에서 SMIC와 직접 경쟁한다. SMIC가 대규모 AI 칩 양산 경험을 축적하면 삼성 파운드리의 전략적 공간이 좁아진다.
셋째, CXMT(창신메모리)와 HBM 자급화 시도다. 캠브리콘이 성장하면 중국은 메모리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CXMT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CSIS는 CXMT가 Entity List에 없는 상태에서 대규모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CXMT가 HBM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는다.
넷째, 첨단 패키징 수요 견인이다. AI 가속기 칩의 증가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반 첨단 패키징 수요를 부른다. 삼성전자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역량이 중국 AI 칩 설계 기업에게 '원스톱 솔루션'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캠브리콘의 다음 과제는 차세대 MLU690 칩의 2026년 하반기 양산이다. 모건스탠리는 SMIC 공급망 안정성과 MLU690의 제품 구조 업그레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SMIC의 웨이퍼 생산 능력 한계가 출하량 상한을 정하고, CUDA 대비 NeuWare 생태계의 성숙도 격차는 단기에 좁혀지지 않는다. 바이트댄스가 2026년 AI 인프라에 2,000억 위안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형 고객사의 주문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캠브리콘의 운명을 가른다. 1조 위안 시총이 기대인지 거품인지는 2026년 하반기 실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