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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제재 뚫고 삼성·SK 뒤쫓는 중국 DRAM의 '국가대표'

내용 요약중...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 속에서도 CXMT는 D1y 공정 DDR5 양산에 성공하며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 7.7%로 4위에 올랐다. 2026년 7월 과창판 IPO를 앞두고 애플이 CXMT 칩 구매를 위해 미 정부에 로비하는 등 메모리 공급망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이 회사의 성장 비화, EUV 없이 기술 격차를 좁힌 전략, 그리고 한국 메모리 산업에 던지는 경고를 해부한다.

차이나 테크놀로지

2026년 7월 1일 오전 2:17

CXMT:제재 뚫고 삼성·SK 뒤쫓는 중국 DRAM의 '국가대표'
CXMT:제재 뚫고 삼성·SK 뒤쫓는 중국 DRAM의 '국가대표'

2026년 6월 25일,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팀 쿡 CEO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백 년에 한 번 있을 홍수”라고 말했다. 이튿날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중국 CXMT의 DRAM 칩을 사기 위해 미 상무부와 백악관에 로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직접 움직였다. 그것도 펜타곤의 ‘중국 군사 기업 블랙리스트(1260H 리스트)’에 올라 있는 회사의 칩을 사겠다고.

“애플이 CXMT와 손잡는 것은 중대한 실수다. 중국 공산당의 공급망 지배 전략을 돕는 꼴이다.”

존 물레나르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애플은 물러서지 않았다. 메모리 가격이 1년 새 4배 뛰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AI 서버용 HBM에 생산 능력을 몰아주면서 범용 DRAM 공급이 바닥난 탓이다.

오늘 주인공은 CXMT(창신메모리)다. 중국 허페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적자 늪에서 허덕이던 후발 주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 7.7%로 4위, 2026년 1분기 매출 508억 위안(약 10조 7천억 원)에 영업이익률 70%를 찍는 ‘괴물’로 컸다.

늦었지만 빨랐다.

중국 DRAM의 ‘국가대표’, 어디까지 왔나

CXMT는 2016년 허페이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설립됐다. 창업자는 중국 반도체 설계 기업 GigaDevice(조이이노베이션)의 창업자이기도 한 주이밍(Zhu Yiming)이다. 회사는 DRAM 설계부터 제조까지 직접 하는 IDM(종합 반도체 기업)을 표방했다.

​​CXMT 회사 개요​​

​​항목​​​​내용​​
​​회사명​​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 (ChangXin Memory Technologies, CXMT)
​​설립​​2016년
​​본사​​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CEO​​주이밍 (Zhu Yiming, 창업자)
​​주요 제품​​DDR4, DDR5, LPDDR4X, LPDDR5/5X DRAM
​​생산 거점​​허페이 (월 20만 장 이상), 베이징 (R&D·파일럿 라인)
​​상장 계획​​2026년 7월 상하이 과창판(STAR Market) IPO, 295억 위안(약 6.2조 원) 조달 예정
​​주요 주주​​허페이시 칭후이 투자조합(21.67%), 국가 반도체 펀드 2기(8.73%), 알리바바 클라우드(3.85%) 등
​​특이 사항​​미국 국방부 1260H 리스트(중국 군사 기업) 등재, 상무부 Entity List 추가 가능성 상존

2025년만 해도 CXMT의 글로벌 점유율은 4% 남짓이었다. 그런데 AI 붐이 일으킨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모든 것을 바꿨다. 삼성·SK·마이크론이 HBM 생산에 올인하는 동안, CXMT는 범용 DRAM 시장의 빈자리를 파고들었다. DDR5와 LPDDR5X를 앞세워 샤오미, 오포, 비보,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에 납품했고, 가격은 경쟁사보다 10~15% 낮췄다.

2026년 1분기 실적은 폭발적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9% 급증했고, 순이익은 1,688% 늘어난 247.6억 위안(약 5.2조 원). 상반기 예상 매출만 1,100억1,200억 위안(약 23조25조 원)이다. IPO를 통해 조달할 295억 위안은 차세대 공정 개발과 HBM 진입의 실탄이 된다.

적자 늪에서 700% 성장으로… ‘허페이의 기적’

CXMT의 성공은 ‘허페이 모델’ 없이는 불가능했다. 허페이시는 파산한 독일 키몬다(Qimonda)의 특허와 인력을 사들여 CXMT에 이식했다. 초기 수년간 누적 적자가 366억 위안(약 7.7조 원)에 달했지만, 지방 정부와 국가 반도체 펀드는 묵묵히 자금을 대며 ‘국산 DRAM’의 꿈을 키웠다.

전환점은 2023~2024년이었다. 글로벌 메모리 불황기에 CXMT는 오히려 재고를 쌓았다. 이후 AI 수요가 터지면서 DRAM 가격이 폭등하자, 이 재고가 그대로 초과 이익으로 돌아왔다. 2025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56% 증가한 618억 위안(약 13조 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의 제재는 오히려 CXMT의 ‘자립’을 앞당겼다. EUV 노광 장비는 물론, 첨단 DUV 장비까지 수출이 통제되자 CXMT는 기존 DUV 장비로 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멀티 패터닝’ 기술에 사활을 걸었다. 공정 단계가 늘어나 원가는 올랐지만, 대신 중국 내 장비·소재 생태계를 끌어안는 계기가 됐다.

2026년 6월, 텐센트와 200억 위안(약 4.2조 원) 규모의 서버용 DRAM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의미가 크다. 중국 최대 클라우드 기업이 CXMT의 품질을 인정한 셈이다. 애플의 로비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시티그룹은 “애플의 검토 자체가 CXMT를 ‘중국산 대체재’에서 ‘글로벌 4대 DRAM 제조사’로 격상시켰다”고 평가했다.

EUV 없이도 DDR5 양산? CXMT의 기술 우회 전략

CXMT의 핵심 무기는 ‘숙성 공정의 극한 활용’이다. EUV 없이 DUV 장비만으로 1x→1y→1z→1α(알파) nm 공정을 차례로 돌파했다. 현재 주력은 D1y(1y nm급) 공정으로, DDR5와 LPDDR5X를 양산한다. 2026년 하반기에는 D1z(1z nm급) 공정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술의 원리는 간단하지 않다. DUV 광원으로 더 미세한 회로를 새기려면 웨이퍼에 빛을 여러 번 쪼여 패턴을 겹쳐 찍어야 한다. 이를 ‘멀티 패터닝’이라 부르는데, 공정 수가 늘어날수록 불량률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CXMT는 여기에 AI 기반 공정 제어와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접목해 수율을 방어했다.

SemiAnalysis에 따르면 CXMT의 DDR5 비트당 원가는 삼성·SK하이닉스보다 30% 이상 높다. 하지만 2025년 매출총이익률은 40.99%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39.38%)을 오히려 앞질렀다. DRAM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원가 열세가 수익성에 직격탄이 되지 않은 것이다. 가격이 내려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HBM은 아직 갈 길이 멀다. CXMT는 2026년 4분기 HBM3 양산을 목표로 하지만, 업계에서는 8단 적층도 불안정하고 12단은 더 어렵다고 본다. EUV가 없으면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의 미세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HBM3E나 HBM4는 사실상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CXMT의 전략은 분명하다. HBM에서 삼성·SK를 따라잡기보다, 범용 DRAM에서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뒤, 글로벌 OEM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HP와 델이 CXMT의 DDR5를 테스트 중이라는 보도는 이 전략이 먹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SK·마이크론과의 격차는

CXMT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3사와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크다. 특히 HBM과 초미세 공정에서의 차이는 넘기 힘든 벽이다.

​​글로벌 DRAM 경쟁사 비교 (2026년 1분기 기준)​​

​​항목​​​​CXMT​​​​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DRAM 시장 점유율​​7.7% (4위)38.6% (1위)29.6% (2위)19.9% (3위)
​​주력 공정​​D1y (1y nm)1b nm, 1c nm1b nm, 1c nm1b nm, 1γ nm
​​HBM 양산 세대​​HBM3 (2026년 말 목표)HBM4 (양산 중)HBM4 (양산 중)HBM4 (양산 중)
​​EUV 보유​​없음보유보유보유
​​월 웨이퍼 생산 능력​​약 20만 장 (12인치)약 74만 장약 61만 장약 38만 장
​​2026년 1분기 매출​​508억 위안 (약 10.7조 원)133.9조 원 (전체)52.58조 원238.6억 달러 (약 34.5조 원)
​​주요 고객군​​중국 스마트폰·PC·서버글로벌 전 분야글로벌 전 분야글로벌 전 분야

숫자로 보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CXMT의 생산 능력은 2024년 초 월 10만 장에서 2026년 말 30만 장으로 3배 확대될 전망이다. 2028년에는 월 50만 장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대로라면 2028년 글로벌 점유율 17%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문제는 ‘다운턴’이다. 2028년 이후 AI 투자가 둔화되고 HBM 공급이 정상화되면, 글로벌 3사의 생산 능력이 다시 범용 DRAM으로 쏠릴 수 있다. 그때 CXMT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원가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EUV 없이는 쉽지 않은 싸움이다.

한국 메모리 산업이 CXMT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CXMT는 아직 ‘HBM이 없는 DRAM 회사’다. 하지만 한국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범용 DRAM 시장의 가격 파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CXMT는 이미 DDR5와 LPDDR5X에서 경쟁사보다 10~15% 싼 가격을 무기로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했다. 이제 HP, 델, 애플까지 고객 후보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범용 DRAM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캐시카우’인 범용 DRAM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둘째, ​​중국 내 메모리 자급률 상승​​이 한국의 대중 수출을 잠식한다. 중국은 글로벌 DRAM 수요의 30~3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CXMT가 이 물량을 대체하면, 한국 메모리 기업들의 협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CXMT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셋째, ​​IPO로 확보한 자금이 기술 추격의 불쏘시개​​가 된다. 295억 위안(약 6.2조 원) 중 130억 위안은 DRAM 공정 고도화, 90억 위안은 차세대 DRAM R&D에 투입된다. HBM3를 넘어 HBM3E까지 개발 속도를 높이면, 한국의 ‘HBM 초격차’ 전략도 시간이 갈수록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CXMT의 부상은 한국 메모리 산업이 ‘범용 DRAM’이라는 안전지대에 언제까지 머물 수 없다는 경고”라며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과 생산성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CXMT는 이제 단순한 ‘중국산 대체재’가 아니다. 미국의 제재를 뚫고,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마침내 글로벌 DRAM 시장의 판을 흔들기 시작했다. 한국이 이 도전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10년 메모리 산업의 지형도가 결정될 것이다.

시련은 성공의 원동력이다. CXMT가 그걸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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