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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충돌이 원유·해운·환율·금을 동시에 재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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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싱가포르 국적 선박 'Ever Lovely' 드론 공격은 6월 17일 체결된 미-이란 MOU에 균열을 냈다. 이 단일 사건은 브렌트유 30%대 급락, VLCC 운임 두 배 폭등, 달러 인덱스 13개월 최고치, 금값 $4,000 붕괴, 한국 방산·조선 밸류체인 동반 급등으로 이어졌다. UAE의 OPEC 공식 탈퇴와 이라크의 탈퇴 경고가 겹치면서 석유 카르텔 해체 가능성도 가시화했다.

언더커런트

2026년 7월 1일 오전 8:14

호르무즈 충돌이 원유·해운·환율·금을 동시에 재편한다
호르무즈 충돌이 원유·해운·환율·금을 동시에 재편한다

지난 6월 25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 ​​'Ever Lovely'​​를 단방향 공격 드론으로 타격했어요. 선박 조타실이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고, 선박은 계속 항해했어요. 그런데 이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불과 8일 전인 6월 17일에 체결한 ​​14개 조항 양해각서(MOU)​​를 정면으로 위반한 사건이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어리석은 위반'이라 규정했고, 6월 26일 미 중앙사령부(CENTCOM)가 이란 남부 시리크 지역의 미사일·드론 저장 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를 타격하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시작됐어요.

이후 6월 27일 새벽, 이란이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공격하고, 같은 날 파나마 국적 유조선 ​​'Kiku'​​호(원유 200만 배럴 적재)도 공격받으면서 충돌이 확대됐어요. 60일 휴전 합의 체결 11일 만에 발생한 이 일련의 사건은 단순한 군사 도발이 아니에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관리권을 둘러싼 미-이란의 구조적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거든요. 이 갈등이 어떻게 원유·해운·방산·환율·금·중앙은행 정책까지 동시에 파급되는지 따라가 볼게요.

MOU의 균열과 해협 통제권 갈등의 구조

미-이란 양해각서 제5조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관리를 이란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이란은 이 조항을 근거로 모든 선박이 이란이 지정한 항로—라라크 섬 남쪽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요. 반면 미국은 오만 해안 인근의 남부 항로를 통해 상선의 안전 통행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에요. 두 항로가 정면 충돌하는 구조예요.

문제는 선주들이 양측 지침 사이에 끼어 있는 상황이에요. 미국과 서방 보험사가 권고하는 오만 측 항로를 따르면 이란의 억류나 적대 행위 위험에 노출되고, 반대로 이란 지정 항로를 따르면 미국 제재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발생해요. ​​Safesea Shipping​​의 회장은 선주가 어느 쪽을 따르든 한쪽의 제재나 억류 위험을 피할 수 없는 곤경이라고 지적했어요.

이란은 더 나아가 해협 통과 선박에 ​​연간 약 400억 달러​​의 통행료·보험료·서비스 요금을 징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어요. 터키의 다다넬스 해협 통행세(톤당 6.70달러)와 말라카 해협의 다자간 보안 순찰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미국과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의 통행료 징수나 해협 통제 시도를 명확히 거부했어요. 60일 동안은 무료 통행이 보장되지만, 그 이후의 관리 체제가 어떻게 바뀔지는 아직 불투명해요.

원유 시장의 동시 재편: OPEC 해체와 유가 급락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유가에 미친 영향은 예상과 정반대 방향으로 나타났어요. 전쟁 중이던 3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5~12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MOU 체결과 해협 통행 재개로 6월 말 기준 ​​73달러​​까지 하락했어요. 전쟁 전 수준인 72.48달러(2월 27일 종가)에 근접한 수치예요. WTI는 70달러 선이 붕괴했고, 주간 하락 폭이 10%에 육박했어요. 3월 고점 대비 누적 하락률은 약 40%예요.

이 하락의 이면에는 ​​OPEC의 구조적 해체​​가 자리하고 있어요. ​​아랍에미리트(UAE)​​는 5월 1일 OPEC을 공식 탈퇴했어요. UAE의 생산 능력은 일일 485만 배럴이지만 OPEC 쿼터는 340만 배럴에 묶여 있었거든요. 탈퇴 직후 ADNOC는 2026~2028년에 5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6월 원유 및 콘덴세이트 수출이 일일 평균 37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이라크도 6월 25일, OPEC이 생산 쿼터를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탈퇴를 고려하겠다고 경고했어요. 이라크는 OPEC 내 2위 생산국이자 5대 창립국 중 하나예요. 이라크 석유부 대변인은 현재 쿼터가 실제 생산 능력과 재정 필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어요.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야거는 회원국들이 쿼터를 무시하고 경쟁적으로 증산할 경우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해협 통행이 재개되면서 정체되었던 유조선들이 집중적으로 출항하면서 공급 과잉 압력이 커졌어요. 호르무즈 해협 일일 통행량은 78척(분쟁 후 최고치)까지 회복됐지만, 전쟁 전 일평균 125척에는 못 미쳐요. ING는 이 흐름이 신규 공급 증가가 아니라 이전에 체류 중이던 선박들의 '재고 정리'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어요. 아시아 정유사들의 8월까지 공급 계획이 이미 확보된 상태라, 중동 원유 현물 물량이 쏟아지면서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낮은 ​​콘탱고​​ 구조로 전환됐어요.

해운·조선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

해운 시장의 반응은 원유와 정반대였어요. 해협 통행이 재개되면서 유조선 수요가 급증했거든요. ​​VLCC(초대형 유조선)​​ 일일 임대료가 일주일 전 10만 6,500달러에서 19만 500달러로 거의 두 배 폭등했어요. 걸프 지역에서 선적 후 해협을 통과하는 VLCC의 일평균 수익은 약 47만 달러에 근접하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어요. 선박 중개 회사 ​​클락슨​​은 현물 TCE가 일평균 10만 달러를 상회하는 상황에 선주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어요.

안리안스(Allianz) 추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1,200척 이상의 화물선​​이 고립되었고, 적재된 화물 가치는 약 ​​1,250억 달러​​에 달해요. 국제해사기구(IMO)는 11,000명 이상의 해원 대피 계획을 발표했다가, Ever Lovely 공격 이후 안전 보장 유효성 재확인을 위해 중단했어요. 해협 내에는 이란이 부설한 약 80발의 수뢰가 잔존하는 것으로 파악돼요. 일본우선(NYK Line)의 CEO는 수뢰 위험이 해소되지 않아 향후 수개월간 전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어요.

물리적 병목도 발생했어요. 수개월간 정박해 있던 약 600척의 선박 선체에 해양 생물이 부착되는 ​​'생물 부착(Biofouling)'​​ 현상이 발생했어요. 슈퍼 유조선 선저 청소에는 56명의 잠수사가 45시간이 소요되며, 단일 선박당 청소 비용이 5자리 수(만 달러 단위)에 달해요. 선박이 다시 항해하려면 반드시 완료해야 하는 병목 공정이에요.

한국 조선업은 이 구조적 변화의 수혜 축에 있어요. ​​HD현대중공업​​은 6월 중동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친환경 이중연료 VLCC 1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아시아계 대형 에너지 그룹으로부터 LNG 운반선 1척을 확보했어요. ​​한화오션​​은 북미 소재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어요. 신조선가 지수는 6월 한 달간 전월 대비 약 1.2% 상승하며 슬롯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요.

환율·금·방산으로 이어지는 통화 질서 재편

호르무즈 사태는 환율과 금 시장에도 동시에 충격을 주었어요. 달러 인덱스(DXY)는 6월 중 2.8% 이상 상승하며 ​​13개월 최고치​​인 101.5 이상을 기록했어요.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신임 연준 의장 ​​워시(Warsh)​​의 매파적 기조가 결합된 결과예요. CME 페드워치 데이터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을 66%까지 반영하고 있어요.

한국 원화는 이 달러 강세에 직격탄을 맞았어요. 원/달러 환율이 6월 30일 장중 ​​1,552.50원​​까지 치솟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위협했어요. 한국은행은 추정 약 3545억 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해 환율을 1,545원 선으로 끌어내렸어요. 6월 말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약 120억 달러 감소한 약 4,120억 달러로 추정돼요. 엔화도 162엔까지 하락하며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일본 재무성은 추정 400500억 달러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어요.

​​금값​​은 연초 역사적 고점인 온스당 5,595달러에서 6월 24일 ​​4,000달러 선이 붕괴​​했어요. 누적 하락률 약 28~30%,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이에요.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소멸하고, 대신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과 달러 강세가 금값을 압박했어요. 골드만삭스는 연말 목표가를 5,400달러에서 4,900달러로 하향했고, 도이체은행은 금리 인상 시나리오에서 3,800달러까지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어요. 다만 중앙은행의 구조적 금 매수는 유지되고 있어요. 세계금협회 조사에서 76개 중앙은행 중 45%가 향후 12개월 내 금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답했어요.

한국 ​​방산 섹터​​는 중동 긴장 고조의 직접 수혜를 입었어요. 국내 방산 5사 시가총액 합계는 2024년 9월 약 80조 원에서 2026년 6월 약 200조 원에 육박했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S&P 글로벌 신용등급 'A-'를 획득하며 한국 방산 최초로 글로벌 투자등급에 진입했어요. 노르웨이 국방물자청과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 계약 1,316억 원, 인도네시아 K9 수출 이행지원 941억 원을 체결했어요. ​​LIG넥스원​​은 전자전 Block-I 체계개발 1,559억 원, 말레이시아 함대공유도탄 수출 1,404억 원을 수주했어요. YTD 수익률은 LIG넥스원 101.4%, 한화시스템 64.5%를 기록했어요. 외국인은 방산 주요 종목에 대해 20일 누적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어요.

한국 ​​정유사​​들도 유가 변동성 속에서 재고 평가 손익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간에 진입했어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은 6월 말 유가 급변 시점의 보유 재고 가치 변화가 2분기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에요. 다만 3분기에는 높은 가격에 구매한 원유가 투입되면서 재고 평가 손실로 급반전될 위험도 있어요.

리스크와 불확실성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만들어낸 다섯 개 섹터의 동시 재편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60일 MOU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 OPEC+ 차기 회의, 미 연준 7월 FOMC, 그리고 미국 11월 중간선거가 모두 변수로 겹쳐요.

​​첫째, MOU 실효성의 불확실성​​이에요. 이란과 미국은 도하 회담 개최 여부조차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트럼프는 회담이 열릴 예정이라 밝혔지만,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향후 며칠 내 미국과 협상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어요. 이란은 양해각서 제13조에 따라 제1, 4, 5, 10, 11조가 먼저 시행되어야 최종 협상 단계에 진입한다는 입장이에요. 핵 검증 권한, 동결 자산 사용 용도, 해협 주도권 세 가지 핵심 쟁점에서 양측 입장이 정면 충돌하고 있어요.

​​둘째, OPEC 분열 가속화​​예요. UAE 탈퇴로 OPEC 핵심 회원국 생산 능력이 약 14% 감소했고, 이라크까지 이탈하면 추가 17%가 줄어들어요. 사우디아라미아는 200만 배럴 이상의 유휴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회원국 이탈이 계속되면 증산으로 점유율을 방어할지, 아니면 감산으로 가격을 지지할지 딜레마에 빠져요. KPMG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공급 흐름을 방해해 각국이 전략 비축유를 사용하게 만들었고, 대체 공급망이 빠르게 형성된 점을 결정적 충격으로 평가했어요.

​​셋째, 통화 질서 재편의 지속성​​이에요. 미국 ​​전략석유비축유(SPR)​​가 3억 3,120만 배럴로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배럴의 비축 재충전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는 유가 하단을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가중시킬 수 있어요. OMFIF 조사에서 중앙은행의 61%가 미국 부채 수준이 달러의 준비자산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29%는 5년 내 달러 지위 약화를 예상했어요. 금값은 단기적으로 3,800~4,000달러 구간에서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앙은행의 구조적 매수와 탈달러화 추세는 하단을 지지해요.

결국 호르무즈 해협 하나의 충돌이 원유 공급망 재편, 해운 운임 체계 재구축, 방산 수주 사이클 가속, 통화 정책 경로 재평가, 귀금속 포지션 재조정을 동시에 촉발한 거예요. 60일 MOU가 종료되는 시점과 OPEC+ 차기 회의 결과가 이 다섯 개 섹터의 다음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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