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terview Cut

이란이 호르무즈에 건 통행료, 전 세계 원유 20%를 담보로 잡은 패권 카드

내용 요약중...

7월 7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미사일 공격으로 브렌트유가 3~6% 급등했다. 전 세계 원유 20%, LNG 30%가 통과하는 21해리 해협에서 이란은 통행료 징수와 항로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 6월 17일 체결된 미·이란 60일 휴전 양해각서가 불안정한 가운데, OPEC+는 5개월 연속 증산을 결정하고 사우디는 26년 만에 최대 폭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95%가 호르무즈를 경유하는 구조다.

The Interview Cut

2026년 7월 8일 오전 4:51

이란이 호르무즈에 건 통행료, 전 세계 원유 20%를 담보로 잡은 패권 카드
이란이 호르무즈에 건 통행료, 전 세계 원유 20%를 담보로 잡은 패권 카드
AI 오디오북이란이 호르무즈에 건 통행료, 전 세계 원유 20%를 담보로 잡은 패권 카드
0:00
0:00

2026년 7월 7일 새벽,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카타르 국영 해운사 나킬라트(Nakilat) 소속 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Al Rekayyat)'호와 사우디 유조선이 피격되어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6월 17일 체결한 60일 휴전 양해각서(MOU) 이후 불과 3주 만에 발생한 것이다.

폭 21해리의 좁은 해협 하나를 통해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 글로벌 LNG 물동량의 약 30%가 흘러간다.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의 85%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구조에서, 한국은 수입 원유의 95%가 호르무즈를 경유한다. 중동 에너지 안보를 오랫동안 추적해 온 연구자의 시선으로 이 사태를 짚어본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30%를 감당하는 핵심 통로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체 경로가 존재함에도 이 해협 하나가 갖는 구조적 독점력의 근거는 무엇인가?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는 물동량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체 경로의 현실적 한계가 핵심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은 하루 700만 배럴의 수송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그중 약 200만 배럴은 서해안 정제소에 공급되고 수출 가용분은 500만 배럴에 그친다. UAE의 아부다비-푸자이라 파이프라인은 현재 180만 배럴/일 수준이며, 2027년 완공되면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아직 공사 중이다.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는 자체 우회 수출 통로가 사실상 없다.

즉, 호르무즈가 막히면 사우디와 UAE가 일부 우회할 수 있으나, 걸프 지역 전체 수출량 1,650만 배럴/일 중 상당 부분이 즉각 발이 묶이는 구조다. 2026년 5월 이라크 생산량이 430만 배럴/일에서 150만 배럴/일 미만으로 급감했고, 쿠웨이트는 불가항력을 선언했으며, 바레인의 시트라 정제소가 이란 미사일 공격을 여러 차례 받은 것이 그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갖는 진정한 무게감은 '대체 불가능성'에 있다고 본다.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는 우회 항로가 존재하지만, 호르무즈를 우회할 수 있는 해상 경로는 없다. 송유관으로만 부분적 우회가 가능할 뿐이다. 이것이 이란이 해협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전제 조건이다.

그렇다면 이란이 이 카드를 지금 시점에 꺼내 든 배경은 무엇인가? 2월 하메네이 사후 이란 내부 권력 구도가 해협 강경 노선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이후, 이란 체제는 근본적인 권력 공백에 직면했다. 차남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거론되지만, 같은 공습에서 얼굴과 다리에 중상을 입었고 7월 9일 부친의 장례식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보수 진영이 실용주의자와 강경파로 분열되었으며, 무즈타바가 최종 결정권을 갖지 않는 집단 의사결정 체제로 전환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권력 공백 속에서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이 오히려 확대되었다.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알리 알포네 연구원은 IRGC가 국가 자원 배분과 전략적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강경 노선은 페제시키안 정부의 외교 노선과 별개로 IRGC가 독자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이다. 7월 7일 미사일 공격 당시 IRGC는 해상 무선으로 "우리의 미사일과 드론은 언제든 발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박들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경제적 압박도 배경에 깔려 있다. IMF는 2026년 이란 GDP가 6.1% 위축될 것으로 예측했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8.6%를 기록했다. 이란 정부가 추산한 전쟁 관련 손실액은 약 2,700억 달러에 달하며, 15만 채의 민간 건축물이 파괴되었다. 100만 명 이상이 실직했고, 통화 가치는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해협 통행료 징수—이란이 추산하는 연간 400억 달러 규모—는 경제 재건 자금의 핵심 출처로 기능하고 있다.

결국 하메네이 사후 권력 승계 불안, 경제 붕괴, IRGC의 독자적 행동 반경 확대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해협 강경 노선이 강화되는 구조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외교적 협상을 추진하더라도, IRGC가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면 협상 테이블 자체가 무너지는 이중 권력 체제의 취약성이 노출되고 있다.

IRGC의 독자 행동이라는 점에서, 이란이 요구하는 '통행료'의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오만이 제안한 '서비스 요금' 모델은 현실적 대안인가?

이란의 통행료 요구는 국제법상 정당성이 매우 약하다.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은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 항행 해협으로 규정하여 연안국이 단순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권한을 제한한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 모두 UNCLOS 서명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면 해협 남안의 오만은 1989년 이 협약을 비준했다. 이 비대칭 구조가 법적 해석 다툼의 씨앗이 된다.

오만의 제안은 말라카 해협의 운영 모델을 참고했다. 민간 재단이 각국의 자발적 기여금을 받아 항로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오만의 바드르 외교장관은 '통행료'라는 명칭 자체는 거부하면서도, '해사 서비스 메커니즘' 도입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이는 강제적 통행료가 아닌 자발적 기금이라는 점에서 국제법 위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설계다.

다만 이란은 이 방안에 부정적이다. 이란의 메흐디 모하마디 대표 고문은 "통행료든, 서비스료든, 해상 통행료든 용어가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무료 서비스는 없다"며 강제 징수 의지를 드러냈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부 차관도 오만이 공동 관리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명칭이 요금, 통행료, 기부금 무엇이든 해협 이용을 유료화하는 모든 방안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개인적으로는 오만의 서비스 요금 모델이 타협점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강제적 통행료는 국제법과 미국의 반대에 부딪히지만, 자발적 기금 형태라면 채텀 하우스의 닐 퀼리엄 전문가가 지적한 대로 시장이 항로 중단 여부에만 집중한 나머지 규칙의 점진적 조정이 가져올 영향을 저평가하는 정보 맹점을 활용해 점진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 다만 그 전제 조건은 이란이 IRGC의 독자적 군사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란의 통제력 문제를 짚었는데, 그렇다면 미국의 해군력으로도 이란의 비대칭 전력을 완전히 무력화하기 어려운 구조적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해군의 구조적 한계가 호르무즈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 운용 중인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은 약 75척이지만, 해군 전력 운용의 3직제 개념을 적용하면 1척을 해협에 상시 배치하려면 실제로는 3척이 필요하다. 호위함 전력은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이 모두 퇴역한 후 사실상 공백 상태다. 차세대 호위함인 컨스텔레이션급(FFG-62)은 아직 본격 전력화 전이다.

2026년 2월 전쟁 발발 후 바레인 주둔 미 해군 제5함대 병력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본국으로 철수한 것은 미국 중동 해상 패권의 축소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미군 구축함 3척—USS 트럭스턴, 라파엘 페랄타, 메이슨—이 호르무즈 해협을 강행 통과할 때 이란군은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IRGC의 자폭 드론이 구축함의 500m~1.5km 근접 방어체계까지 작동하게 만든 수준의 위협을 가했다.

이란의 비대칭 전력은 고속정을 활용한 벌떼 전술, 기뢰 설치—미 국방정보국(DIA) 추산 5,000개 이상 보유—드론 공격, 해안 기반 대함미사일로 구성된다. 호르무즈 해협 중간 수역에는 약 80개의 부유 기뢰가 산재해 있어, 국제해사기구(IMO)는 기뢰 제거 없이는 완전한 자유 통항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해군은 291척 수준으로 법정 목표인 355척에 못 미치며,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반영된 알레이버크급 신규 건조는 1척에 그친다. 전투함은 줄어드는데 작전 수요는 늘어나는 구조다.

미국 해군의 한계를 고려할 때, 사우디와 UAE가 추진하는 송유관 우회 확장이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아니면 해협 의존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 건가?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송유관의 수송 능력을 최대 200만 배럴/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인접국과 협의 중이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OC)의 셰이크 나와프 알사바 CEO는 2026년 6월 대서양 위원회 글로벌 에너지 포럼에서 사우디 및 UAE 기존 송유관 시스템 확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완공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

UAE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걸프 지역 유일의 국가다. 신규 동서 송유관 건설을 추진 중이며 약 50%의 공정률을 기록해 2027년 투입될 예정이다. 가동 시 푸자이라 항구의 원유 수출 능력이 두 배로 증가한다. 6월 UAE 원유 수출량은 역대 최고치인 일평균 370만~380만 배럴을 기록했는데, 이는 5월 OPEC 탈퇴 후 자유롭게 증산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의 결과다.

다만 송유관 우회는 원유에 한정된 대안이다. 카타르의 LNG 수출은 기술적으로 송유관으로 우회할 수 없다. 셸(Shell)의 '2026년 LNG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카타르의 라스 라판(Ras Laffan) 종합 시설은 3월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생산 장치 다수가 파손되었고, 액화 생산 능력의 약 17%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송유관 확장이 단기적 리스크 완충장치로 기능할 수는 있으나, 해협 의존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본다. LNG 운송은 우회가 불가능하고, 사우디와 UAE 간의 생산량 경쟁이 가격 결정권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송유관이 부분적 대안에 그친다면, OPEC+의 증산 기조와 사우디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공급 과잉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해협 리스크는 가격에 어떻게 반영되는가?

OPEC+ 7개 핵심 회원국—사우디,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은 8월 일일 18.8만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5개월 연속 증산 결정이며, 4월부터 7월까지 누적 추가 쿼터는 약 80만 배럴/일에 달한다. 사우디 아람코는 8월 아시아향 아라비안 라이트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배럴당 11달러 인하했다. 2000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며, 시장 예상치였던 8달러 인하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현재의 공급 회복은 생산 능력의 정상화라기보다 적체 재고의 소진에 가깝다.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6월 17일 이후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약 3,400만 배럴을 운송했는데, 이 중 약 2,400만 배럴은 갈등 전후에 이미 선적되었던 물량이다. 필립스66(P66) CEO는 약 9,000만~1억 배럴의 원유가 순차적으로 해협을 떠날 것으로 추산했다. ING 은행은 현재 통항량 증가가 '재고 정리'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7년 글로벌 원유 시장 과잉 규모가 일일 300만 배럴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브렌트유 2027년 말 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예측하며 두 차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시티그룹은 연말 브렌트유가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시장이 간과하는 층위가 있다. TD 증권의 바트 멜렉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공급 측면, 특히 재고 회복 속도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략석유비축유(SPR)는 6월 19일 기준 3억 3,100만 배럴로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일일 20만 배럴 속도로 보충해도 전쟁 전 수준 회복에 15~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