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CE TAG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내려가는 표값

내용 요약중...

2026년 9월 1일부터 KTX 서울-부산 표값이 59,800원에서 54,400원으로 내려간다. 공정위가 코레일-SR 통합을 승인하면서 SRT 수준으로 10% 인하하는 조건을 달았다. 같은 노선에서 KTX가 SRT보다 비쌌던 이유, 승객이 낸 표값이 선로사용료와 전력비로 흘러가는 경로, 3년 뒤 운임을 누가 결정하는지를 추적한다. 다음 결제에서 확인할 변수는 좌석 확대 실효성과 2029년 운임 결정 주체다.

PRICE TAG

2026년 8월 15일 오전 9:27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내려가는 표값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내려가는 표값
AI 오디오북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내려가는 표값
0:00
0:00

​​오늘의 가격표: KTX 서울-부산, 59,800원 → 54,400원 (2026년 9월 1일 기준)​​

코레일+ 앱에서 서울-부산행을 검색하면 9월 1일부터 표값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KTX는 59,800원, SRT는 54,400원이던 같은 구간이 하나로 합쳐진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경쟁이 사라지니까 올라야 할 것 같은 가격이 오히려 내려간다.


같은 선로 위에서 벌어진 5,400원의 거리

2016년 12월 SR이 SRT 운행을 시작할 때, KTX 기준운임 대비 평균 10% 낮게 요금을 설계했다. 신규 사업자가 승객을 끌어오려면 더 싸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KTX 운임 자체는 2011년 12월 이후 약 15년 동안 동결된 상태였다. 같은 서울-부산 선로를 달리면서 KTX가 SRT보다 비싼 건, KTX가 올린 것이 아니라 SRT가 의도적으로 낮춘 결과다.

2025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같은 노선에서 소요시간이 38분 차이가 나도 KTX 운임이 동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SRT는 정차역마다 0.2%를 할인하는 정차역 할인제를 운영했지만, KTX는 거리 기준 운임만 적용했다. 서로 다른 회사가 같은 선로를 쓰면서도 가격과 조건이 달랐던 구조가 통합으로 사라지는 지점이다.


표값이 선로사용료와 전력비를 만나는 길

승객이 결제한 표값은 먼저 코레일이나 SR의 운임 수입이 된다. 여기서 일정 비율이 국가철도공단에 '선로사용료'로 납부된다. 코레일은 고속철도 운송 매출의 약 34%, SR은 약 50%를 공단에 낸다.

공단은 이 돈으로 고속철도 건설 당시 발생한 약 11조 원의 잔여 부채 원리금을 상환한다. 운임이 내려가면 운영사 매출이 줄고, 매출이 줄면 공단으로 들어가는 선로사용료도 줄어드는 구조다. SR 노조 분석 자료에 따르면 KTX 운임 10% 인하 시 연간 약 2,453억 원의 운송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좌석 확대로 늘어나는 매출 약 2,000억 원을 더해도 연간 약 500억 원의 추가 영업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추산이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2025년 말 기준 약 22조 원, 하루 이자 비용만 약 11억 원이다. 2021년 3,687억 원이던 전기요금 납부액은 2024년 5,796억 원까지 올랐다. 표값이 내려가면 이 고정비를 감당할 여유가 더 줄어든다.


경쟁을 없애는 조건으로 가격을 내린 공정위

2026년 8월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레일이 SR의 영업을 양수하고 정부 보유 지분 58.9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원래 공기업 간 결합은 간이심사 대상이었으나, 고속철도가 국가 기간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심층 심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독점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운임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 고시한 상한을 넘을 수 없고,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 계획도 국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승인 조건으로 3년간 운임 인하, 주말 1만 7,000석 이상 좌석 확대, 5% 마일리지 적립 전 노선 확대를 붙였다. 공정위와 국토부는 업무협약을 맺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3년간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일부 언론은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재무전망 문건을 근거로 3년 뒤 기존 KTX 수준으로 운임을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토부는 2026년 8월 7일 해명자료를 통해 3년은 최소 의무 유지기간이지 인상 시점이 아니라고 밝혔다. 3년 이후 운임은 이용 수요, 재무 여건, 물가,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철도사업법에 따른 신고·수리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다음 결제에서 들여다볼 것

9월 1일 이후 코레일+ 앱에서 서울-부산 표값이 54,400원으로 통일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주말 좌석 1만 7,000석이 실제로 늘어나는지, 특히 수서발 열차 예매가 얼마나 쉬워지는지가 좌석 확대 약속의 실효성을 보여준다.

2029년 9월 이후 운임 결정 주체와 절차는 다음 결제에서 미리 알아둘 변수다. 코레일의 노후 KTX-1 차량 46편성 교체에 약 5조 원이 든다는 점도 운임 인상 압력의 배경이 되고 있다. 3년 뒤 같은 앱에서 같은 구간의 표값이 어떤 숫자로 나오는지가 이번 통합의 진짜 가격표가 된다.

계속 읽기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내려가는 표값 | Oor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