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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이항톈:스페이스X가 가장 두려워하는 '붉은 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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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여름, 중국 상업 우주의 상징 란제이항톈이 상하이 코창반 상장을 앞두고 주췌 3호 재사용 로켓의 수직 착륙 시험에 성공하며 스페이스X에 도전장을 던졌다. 2025년 매출이 11배 폭증하는 초성장 속에서도 재사용 기술이라는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는 서사를 해부한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던지는 묵직한 함의를 짚는다.

차이나 테크놀로지

2026년 7월 3일 오전 5:34

란제이항톈:스페이스X가 가장 두려워하는 '붉은 주작'
란제이항톈:스페이스X가 가장 두려워하는 '붉은 주작'

2026년 7월 2일 오후 2시, 중국 고비사막의 둥펑 상업 우주 혁신 시험구. 거대한 불꽃을 내뿜으며 솟구쳤던 로켓 추진체가 다시 지상을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보통의 로켓이라면 바다에 버려졌을 테지만, 이 녀석은 달랐다. 지상 수 미터 높이에서 엔진이 다시 점화되더니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지정된 착륙 패드 위에 수직으로 내려앉았다.

착륙 오차는 단 2.8m. 지켜보던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중국 민간 우주 기업 ​​란젠항톈​​의 재사용 로켓 ​​주췌 3호 야오-2(Yao-2)​​가 중국 우주사(史)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독점하던 '로켓 회수'의 마법이 중국 땅에서도 현실이 됐다.

주인공은 란젠항톈이다. 다들 스페이스X의 팰컨 9을 찬양할 때, 중국에서 가장 먼저 메탄 액체 엔진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던 저력의 기업이다. 이제 그들은 단순한 발사를 넘어 '재사용'이라는 기술적 장벽을 넘고 있다. 자본의 힘보다 기술의 끈기로 버틴 결과다. 오늘 주인공은 중국 상업 우주의 '비밀 병기' 란젠항톈이다.

스페이스X의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

란젠항톈은 중국 우주 산업의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다. 과거 중국 우주는 국가항천국(CNSA) 주도의 국가 사업이었다. 하지만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민간의 효율성과 속도로 무장하고 국가 대표팀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스페이스X에 가장 근접한 민간 대항마로 꼽힌다.

항목내용
​​회사명​​란젠항톈 (LandSpace)
​​설립일​​2015년 6월
​​CEO​​장창우 (Zhang Changwu)
​​본사​​중국 베이징 (연구소 및 생산기지는 저장성·안후이성)
​​상장 여부​​상하이 증권거래소 코창반 IPO 추진 중 (심사 중)
​​주요 특징​​- 세계 최초 액체 메탄 로켓(주췌 2호) 궤도 진입 성공
- 재사용 로켓 주췌 3호 개발 및 회수 시험 성공

현재 란젠항톈은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기술주 중심 시장인 코창반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6년 6월 말, 재무 자료 업데이트를 마치고 심사가 재개됐다. 2025년 매출은 5,209만 위안(약 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1배​​나 폭증했다. 아직 17억 1,100만 위안(약 3,10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자본 시장은 이들의 '재사용 로켓 로드맵'에 압도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메탄에 걸었던 무모한 도박

란젠항톈의 성장은 '메탄 엔진'이라는 외길 인생의 승리다. 로켓 연료는 보통 케로신(등유)을 쓴다. 다루기 쉽고 힘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란젠항톈은 창업 초기부터 액체 메탄을 고집했다. 주변에선 "무모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 내 우주 원로들조차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창업자 장창우의 계산은 명확했다. 로켓을 다시 쓰려면 엔진이 깨끗해야 한다. 케로신은 연소 후 엔진에 그을음을 남겨 재사용 시 성능을 떨어뜨리지만, 메탄은 찌꺼기가 거의 없다. 한 번 쏘고 나서 가벼운 정비만으로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우주 택시'를 만들려면 메탄이 유일한 답이었다.

시련은 빨랐다. 2018년 주췌 1호 발사 실패는 뼈아팠다. 민간 기업의 한계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렸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23억 위안(약 4,200억 원) 이상의 누적 R&D 투자를 쏟아부었다. 국가 반도체 펀드와 성격이 유사한 국가급 정책 자금들이 이들의 기술력을 믿고 실탄을 공급했다. 마침내 2023년 7월, 주췌 2호가 세계 최초로 메탄 로켓으로서 지구 궤도에 안착하며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십보다 빠른 기록이었다.

100배 저렴한 우주를 만드는 해자

란젠항톈의 핵심 무기는 단순한 로켓이 아니라 '재사용 경제성'이다. 지금 우주 산업의 핵심은 '누가 더 싸게 쏘느냐'다. 란젠항톈은 이를 위해 스테인리스강 소재와 메탄 엔진의 조합을 완성했다.

첫째는 ​​주췌 3호​​의 구조다. 1단 추진체를 최소 20회 이상 재사용하도록 설계했다. 로켓 제작 비용의 60~70%가 1단에 집중된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회사는 성숙 단계에서 발사 비용을 kg당 2만 위안(약 370만 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스페이스X 팰컨 9의 상업 단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둘째는 자체 엔진 ​​TQ-12(톈췌·하늘의 까치)​​다. 란젠항톈은 엔진을 외부에서 사 오지 않고 직접 설계·제조했다. TQ-12A 개량형은 추력 조절과 재점화가 자유롭다. 착륙 직전 엔진 힘을 미세하게 조절해 로켓을 부드럽게 세우는 '호버링' 기술의 핵심이다.

기술 항목란젠항톈(주췌 3호)스페이스X(팰컨 9)비고
​​주 연료​​액체 메탄케로신 (등유)메탄이 그을음 적어 재사용 유리
​​재사용 횟수​​설계상 20회 이상현재 20회+ 입증란젠항톈은 2029년 상시화 목표
​​LEO 탑재량​​약 18톤 (회수 기준)약 17.5톤 (회수 기준)중형 발사체 시장 정면 승부
​​엔진 수​​9기 (TQ-12A)9기 (Merlin 1D)클러스터링을 통한 추력 확보

셋째는 ​​수직 계열화​​다. 란젠항톈은 로켓 부품의 대량 생산을 위해 자동화 공정을 직접 구축했다. 2025년 말 기준 로켓 양산을 위한 재고 자산만 11억 9,500만 위안(약 2,200억 원)에 달한다. 단순한 벤처가 아니라 로켓 공장으로서의 체급을 갖춘 것이다.

머스크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글로벌 시장에서 란젠항톈은 스페이스X의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다. 물론 체급 차이는 여전히 크다. 스페이스X는 이미 나스닥 100 지수 편입을 앞둔 2조 달러 가치의 공룡이다. 하지만 란젠항톈은 '중국 특유의 성장 공식'으로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천범 성좌(Qianfan)'라 불리는 거대 저궤도 위성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타링크에 대항해 위성 1만 5,000개를 띄우는 국가 프로젝트다. 란젠항톈은 이미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공급업체로 낙찰받았다. 한 번에 위성 18개를 쏘아 올리는 사업권도 따냈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라는 자체 수요로 컸듯이, 란젠항톈은 '중국판 스타링크'라는 확실한 일감을 등에 업고 있다. 돈 안 되는 로켓 개발의 한계를 국가적 수요로 돌파한 셈이다.

한국 우주 항공에 던지는 함의

란젠항톈의 비상은 한국에 두 가지 숙제를 던진다.

첫째, ​​재사용 기술 없이는 시장 자생력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누리호(KSLV-2)는 훌륭한 성공을 거뒀지만, 여전히 한 번 쓰고 버리는 구조다. 란젠항톈의 주췌 3호가 상용화되는 2027~2028년이 되면, 발사 단가 경쟁에서 누리호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로켓이 될 위험이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발사체(KSLV-3)에서 메탄 엔진과 재사용 기술을 조기 도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민간 주도의 우주 밸류체인 통합​​이다. 란젠항톈은 엔진부터 발사대, 위성 서비스까지 하나로 묶는 수직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한국 역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한국항공우주)를 중심으로 민간 생태계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 정부 사업을 위탁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란젠항톈처럼 자체적인 재사용 로켓으로 글로벌 상업 시장에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 확립이 시급하다.

란젠항톈은 이제 상장을 통해 수조 원의 실탄을 추가 장착한다. 2029년 흑자 전환을 선언한 그들의 시계는 스페이스X의 팰컨 9을 완벽하게 미러링하고 있다. 늦었지만 빨랐다. 중국의 붉은 주작이 뿜어내는 메탄의 불꽃은 이제 미국의 팰컨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리 우주 산업이 고비사막의 비상을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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