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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IP에 78% 의존하는 시프트업, 왜 게임업종 최선호주일까
내용 요약중...
시프트업은 모바일 가챠 '니케'와 콘솔 프리미엄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정반대의 두 수익 모델을 굴리는 게임사다. 니케는 누적 1조 9천억 원 매출, 스텔라 블레이드는 610만 장 판매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프로젝트 스피릿 등 멀티 IP 확장 가능성을 이유로 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핵심 리스크는 니케 매출 노화와 중국발 AAA 공세 속 신작 성패다.
유니콘 파인더스
2026년 9월 10일 오전 10:10


시프트업 (SHIFT UP)
2013년 12월 설립된 게임 개발사. 모바일 서브컬처 RPG '승리의 여신: 니케'와 콘솔 AAA급 액션 '스텔라 블레이드'를 양대 IP로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7월 상장한 이후 2025년 매출 2,942억 원, 영업이익 1,811억 원을 기록했다.
근데 그거 아세요? 공모가 6만 원에 상장한 이 회사 주가가 지금은 3만 원대입니다. 실적은 사상 최대인데 주가는 반토막이 난 거죠. 그런데도 2026년 9월 키움증권 리서치 리포트에서 시프트업을 게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목표주가 6만 5천 원. 현재 주가의 두 배 가까운 숫자예요. 무슨 근거로 이 회사에 베팅하는 걸까요?
Chapter 1.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사를 만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게임 업계에서 아티스트 출신 CEO가 성공한 사례가 흔치 않다는 거, 아시겠죠? 대부분의 게임사는 엔지니어나 기획자가 세웁니다. 그런데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는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시작했어요.
김형태 대표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NCsoft에서 '블레이드 & 소울'의 아트 디렉터를 맡았습니다. 무협 판타지 세계관에 파격적인 캐릭터 디자인을 결합해 당시 게임 업계에서 독보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냈죠. 그런데 2013년 말, 그는 블로그에 퇴사 소식을 올리며 이를 '졸업'이라고 불렀어요. 아트 디렉팅보다 "자신의 그림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일"을 찾겠다는 거였습니다.
결국 같은 해 12월, 시프트업을 설립합니다. 배우자인 일러스트레이터 '꾸엠'과 함께 밑바닥부터 시작했죠. 초기 자금난은 심각했지만, 김 대표는 엔지니어 중심의 기존 게임사와는 다른 구조를 만들고 싶었어요. 비주얼과 아트가 게임의 핵심 동력이 되는 회사. 이 철학이 훗날 시프트업을 서브컬처 장르의 강자로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첫 작품은 2016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캐릭터가 숨을 쉬고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주기 위해 라이브2D(Live2D) 기술을 전면 도입했는데, 캐릭터 하나 구현에 3주가 걸릴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기술적 모험 없이는 시프트업의 정체성이 살지 않았을 겁니다. 500종 이상의 캐릭터를 준비하며 독창적인 화풍을 게임에 녹여냈고, 한국과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라이브2D(Live2D): 2D 일러스트에 입체적인 움직임을 부여하는 기술. 평면 이미지가 숨을 쉬고 표정을 짓는 듯한 연출이 가능하다.
Chapter 2. 모바일 가챠와 콘솔 AAA, 정반대의 두 수익 엔진
자, 그러면 시프트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으로 돈을 버는 걸까요? 한마디로 정반대의 두 수익 모델을 동시에 굴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승리의 여신: 니케'예요. 2022년 11월 출시된 모바일 서브컬처 RPG로, 텐센트의 글로벌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가 전 세계 유통을 맡았습니다. 출시 후 누적 매출이 13억 달러, 한국 돈으로 약 1조 9천억 원을 돌파했어요. 국가별 매출 비중은 일본 48.3%, 한국 19%, 미국 17.3%. 일본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죠. 2026년 2분기 기준으로 니케 매출은 43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8%를 차지합니다.
니케의 수익 구조는 전형적인 가챠(Gacha) 모델입니다. 캐릭터를 뽑기 위해 유저가 과금하고, 반기별 대형 업데이트로 매출 스파이크를 만드는 방식이죠. 2026년 4월 3.5주년 업데이트 때는 한국과 일본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32.4%나 증가했습니다. 출시 4년 차에도 이런 반등이 가능하다는 건, 팬덤이 얼마나 탄탄한지 보여주는 거죠.
*가챠(Gacha): 캡슐 장난감 뽑기에서 유래한 확률형 아이템 과금 모델. 게임 내 캐릭터나 아이템을 무작위 확률로 획득하는 방식.
두 번째는 '스텔라 블레이드'입니다. 2024년 4월 PS5 독점으로 출시된 AAA급 콘솔 액션 게임이에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퍼블리싱을 맡았고, 시프트업은 한국 개발사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파트너가 됐습니다. PS5에서 약 370만 장, 2025년 6월 스팀(PC) 출시 후 약 240만 장. 합산 누적 판매량은 610만 장을 넘어섰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두 수익 모델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예요. 니케는 지속형 라이브 서비스로 매분기 현금을 만들어내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패키지 판매로 일시적 매출을 올립니다. 하나는 가챠 과금, 하나는 60달러짜리 일회성 구매. 모바일과 콘솔, 가챠와 프리미엄. 이 두 엔진을 한 스튜디오가 동시에 굴리는 한국 게임사는 시프트업이 거의 유일합니다.
*세컨드 파티(Second Party): 플랫폼 홀더(소니 등)가 외부 개발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독점 콘텐츠를 공급받는 관계. 단순 유통 대행이 아닌 마케팅·기술 지원을 포함.
Chapter 3. 61% 영업이익률의 비밀, 그리고 단일 IP 함정
시프트업의 2025년 영업이익률은 61%였습니다. 같은 시기 크래프톤의 영업이익률이 약 32%, NC소프트가 약 23%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예요. 왜 이렇게 높을까요?
비결은 수익 구조에 있어요. 시프트업은 개발에 집중하고 퍼블리싱은 글로벌 대형사에 맡기는 구조를 취했습니다. 니케는 텐센트가,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가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죠. 매출을 퍼블리셔와 나눠야 하지만, 그 대신 마케팅·현지화·운영 인프라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개발 인력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고정비가 낮게 유지되는 거예요.
하지만 이 구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니케가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한다는 건, 사실상 단일 IP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2026년 2분기 실적을 보면 이 리스크가 구체화됩니다. 매출 557억 원, 영업이익 281억 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4%, 영업이익은 58.8%나 감소했어요. 이유는 단순해요. 2025년 2분기에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이 출시되면서 매출이 급증했던 기저 효과 때문입니다. 신작이 없는 분기에는 실적이 급감하는 구조죠.
키움증권 리포트는 이 문제를 '멀티플 디레이팅(Multiple De-rating)'이라고 부릅니다. 신작 출시 주기가 끊기면 밸류에이션 배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에요. 이를 해결하려면 메이저 IP를 3개 정도 보유하고, 3년 주기로 차기작을 내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합니다. 지금 시프트업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개의 IP만 있어요. 세 번째가 필요한 시점이죠.
Chapter 4. 세 번째 카드를 향한 세 가지 베팅
그래서 시프트업은 세 가지 전략적 베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게요.
첫 번째는 자체 퍼블리싱 전환이에요. 스텔라 블레이드 후속작인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부터는 소니가 아닌 시프트업이 직접 퍼블리싱을 담당합니다. 지금까지는 퍼블리셔와 매출을 나눴지만, 앞으로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IP 통제권을 강화하겠다는 거죠. 물론 리스크도 있어요. 소니의 글로벌 마케팅 인프라 없이 독자적으로 배급망을 구축해야 하니까요. 1편이 610만 장 판매력과 협상력이 뒷받침되지만, 처음 하는 일이라 검증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스튜디오 인수를 통한 개발 역량 확대입니다. 2026년 4월, 일본의 전설적인 게임 디렉터 미카미 신지가 설립한 '언바운드(Unbound)' 스튜디오의 지분 100%를 인수했어요. 미카미 신지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만든 인물이죠. 이 인수로 시프트업은 PC·콘솔 개발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언바운드 신작도 시프트업이 자체 퍼블리싱할 예정이에요.
세 번째가 바로 '프로젝트 스피릿'입니다. 이스턴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AAA급 크로스플랫폼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에요. 텐센트 계열사인 용싱 인터랙티브와 공동 개발 중이며, 2027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부터 게임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고, 도쿄게임쇼 2026에서 첫 대규모 쇼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키움증권이 시프트업을 최선호주로 선정한 핵심 이유가 바로 이 프로젝트 스피릿이에요. 리포트는 "프로젝트 스피릿이 세 번째 메이저 IP로 안착할 경우, 캡콤과 유사한 성장 스토리를 통해 중기 PER 20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캡콤은 '몬스터 헌터: 월드'와 '바이오하자드' 등 메이저 IP의 성공으로 PER이 15배에서 30배 이상으로 계단식 상승했거든요. 시프트업도 같은 궤적을 그릴 수 있다는 거죠.
Chapter 5. 니케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중국이 온다
물론 리스크도 뚜렷합니다. 가장 큰 위험은 니케의 IP 노후화예요. 출시 4년 차에 접어든 니케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 특유의 성장 정체기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2026년 2분기 니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어요. 직전 분기 대비로는 32.4% 증가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완만한 감소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6년 11월 예정된 4주년 업데이트가 이 추세를 다시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에요.
두 번째 리스크는 더 거시적인 수준입니다. 중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2024년 기준 중국의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은 24.2%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7.2%로 4위에 머물고 있죠. 더 위협적인 건 중국 게임사들이 단순한 가챠 모델을 넘어서 AAA급 IP 기반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거예요. 호요버스의 '노두스폴'은 '엘든링'과 '몬스터헌터'의 게임성을 결합한 무게감 있는 IP로 평가되고, 넷이즈의 '아난타'는 GTA를 연상시키는 자유도를 갖췄어요. 한국 게임사들이 P2W(Pay to Win)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저의 합리적 소비 패턴에 맞춘 BM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P2W(Pay to Win): 게임 내에서 현금 결제로 전투력 등 능력치를 직접 향상시키는 과금 모델. 유료 유저가 무료 유저보다 게임 내 우위를 점하는 구조.
시프트업은 이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까요? 니케의 가챠 모델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스텔라 블레이드와 프로젝트 스피릿은 P2W가 아닌 프리미엄·라이브 서비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향하고 있어요. 이게 시프트업이 중국발 AAA 공세에 대응하는 자체적인 방어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2026년 3분기 이후의 실적 방어도 변수입니다. 신작 공백기에는 니케 단일 타이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언바운드 인수 비용과 인건비 상승이 영업이익을 압박하고 있어요. 증권가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1,037억 원에서 1,217억 원 수준. 2025년의 1,811억 원 대비 30~43% 감소하는 거예요. 물론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50%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외형 축소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두 개의 IP로 2조 원, 세 개가 되면 얼마일까"
시프트업의 스토리를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세운 회사가 모바일 가챠로 1조 9천억 원의 누적 매출을 만들고, 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콘솔 AAA에 베팅해 610만 장을 팔았습니다. 이제 두 개의 IP를 세 개로 늘리려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키움증권의 목표주가 6만 5천 원은 프로젝트 스피릿이 세 번째 메이저 IP가 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어요. 캡콤이 세 개 이상의 메이저 IP를 보유하면서 PER이 15배에서 30배로 올랐듯이, 시프트업도 같은 경로를 걸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프로젝트 스피릿의 완성도와 흥행이 검증되어야 하죠. 아직 게임 정보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밸류에이션 상승을 미리 반영하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시프트업이 자체 퍼블리싱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이에요. 소니라는 든든한 우산을 벗어나 혼자서 글로벌 시장에 서겠다는 거거든요. 1편의 성공이 만들어준 협상력이 있긴 하지만, 마케팅·유통·현지화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건 결코 가벼운 도박이 아닙니다. 성공하면 수익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겠지만, 실패하면 IP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어요. 결국 시프트업의 미래는 세 가지 질문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니케가 4주년을 기점으로 매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스텔라 블레이드 후속작이 자체 퍼블리싱으로도 전작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프로젝트 스피릿이 세 번째 메이저 IP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세 질문에 대한 답이 2027년부터 하나씩 나오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