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테크놀로지
SMEE:ASML이 가장 두려워하는 '주조(鑄造)'의 25년
내용 요약중...
SMEE(상하이웨이디언즈)는 2026년 7월, 자체 ArF immersion DUV 노광장비(SSA800 시리즈, 28nm 대응) 양산에 들어가며 ASML의 20년 독주에 균열을 냈다. 같은 주간 ASML은 6~8% 폭락했고 일본 닛케이도 2% 빠졌다. 2002년 '02 특수 프로젝트' 아래 설립된 SMEE는 25년간 90nm에서 28nm DUV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했으며, 미국 Entity List 등재 이후에도 국가 반도체 펀드 지원으로 생존했다. 중국 내 장비 자급률은 2026년 35%를 돌파했고, SSA800은 멀티패터닝으로 7nm까지 도달 가능하나 수율은 약 20%에 그쳐 ASML과의 격차가 여전한 상태다.
차이나 테크놀로지
2026년 7월 28일 오후 2:28


2026년 7월 27일, 암스테르담 증시가 열리자마자 ASML 주가가 8% 이상 곤두박질쳤다. 한 세션에 80억 유로(약 12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ASML ADR도 6.4% 하락하며 일일 최저치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2% 빠졌고, 한국 코스피는 다음 날 7% 하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SK하이닉스가 10% 빠졌고 삼성전자도 8% 넘게 떨어졌다.
원인은 단 하나의 보도였다. 미국 매체 The Information이 "상하이 소재 국영 지원 기업이 자체 침지형 D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고 전한 것이다. 올해 5대, 내년 20대를 생산해 SMIC·화훙반도체·CXMT에 인도한다는 내용이었다. ASML이 2025년 한 해 동안 131대를 출하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지만, 시장은 '중국이 ASML의 해자를 침범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JPMorgan과 Bank of America는 "과도한 반응"이라며 중국의 2027년 예상 물량 20대가 ASML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약 2.4%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주가는 그런 계산 따위를 듣지 않았다. 20년 독점 체제에 균열이 갔다는 신호 자체가 위협이었다.
오늘 주인공은 SMEE(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다. 반도체 '장비'의 자력 돌파, 그 최전선에 선 회사다.
반도체 공정의 성배, 누가 만드는가
반도체를 만들려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야 한다. 이 과정을 노광(lithography)이라 부른다. 빛을 쏴서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공정이다. 이 장비를 만드는 기업은 전 세계에 사실상 한 곳밖에 없다. 네덜란드의 ASML이다. ASML은 EUV 노광장비를 100% 독점하고, DUV 노광장비도 90% 이상의 점유율을 쥐고 있다.
SMEE는 그 ASML에 도전장을 낸 중국 유일의 노광장비 기업이다. 2002년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설립 배경은 중국의 국가 프로젝트인 '02 특수 프로젝트(02专项)'다. 2006년 발표된 중국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 계획에 포함된 이 프로젝트는 집적회로(IC) 제조 장비의 국산화를 핵심 목표로 삼았다. SMEE는 이 프로젝트 아래 노광 장비 국산화를 맡은 '통합자' 역할을 부여받았다.
비상장 기업이다. 재무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회사의 존재 자체가 중국 반도체 자립의 상징이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2월 SMEE를 Entity List(미국 수출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핵심 부품 조달이 막히자, 2025년 2월에는 후공정 패키징 장비 사업을 AMIES Technology로 분사하는 전략적 재편을 단행했다. SMEE는 전공정 DUV에 집중하고, AMIES는 첨단 패키징 시장을 공략하는 구조다.
| 항목 | 내용 |
|---|---|
| 회사명 | 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 (SMEE) |
| 설립일 | 2002년 |
| 본사 | 상하이 |
| CEO | 비공개 (국영 계열) |
| 상장 여부 | 비상장 |
| 주요 특징 | 중국 유일의 DUV 노광장비 개발사, 02 특수 프로젝트 산하 국가 전략 기업 |
25년, 90nm에서 28nm까지
SMEE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2년 설립 당시 최첨단 노광장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가장 먼저 손에 넣은 것은 i-line(365nm 파장) 노광기였다. LED와 전력반도체 같은 저가 칩에나 쓰는 수준이었다. 거기서 KrF(248nm)로 넘어가고, 다시 ArF(193nm)로 올라섰다. 한 걸음 한 걸음이 3~5년씩 걸렸다.
2015년, SMEE는 SSA600 시리즈로 90nm급 ArF 건식(dry) 노광장비를 양산했다. TSMC가 28nm 공정을 상용화한 것이 2011년이고, SMIC가 따라잡은 것이 2015년이었다. SMEE의 90nm는 그마저도 한 세대 뒤진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멈추지 않았다. '02 특수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 집적회로 산업 투자 펀드(국가 반도체 펀드)가 1·2·3단계에 걸쳐 수천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SMEE는 그 혜택의 핵심 수혜자 중 하나였다.
2022년 12월, 미국 상무부가 SMEE를 Entity List에 올렸다. 핵심 부품 수입이 막혔다. 정밀 광학 렌즈, 고출력 레이저 광원, 정밀 웨이퍼 스테이지 같은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던 SMEE는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창업자 허룽밍(何荣明)은 2018년 이미 경영진에서 물러난 상태였고, 새 경영진은 미국 부품 없이 장비를 만드는 길을 찾아야 했다.
전략은 두 갈래로 갈렸다. 첫째, 부품 국산화. 중국 내 광학 부품·레이저·스테이지 기업들을 끌어들여 공급망을 재구축했다. 둘째, 조직 분리. 2025년 2월, 후공정 패키징 장비 사업을 AMIES Technology로 분사했다. AMIES는 첨단 패키징용 노광장비 시장에서 중국 내 점유율 90%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었다. SMEE 본체는 전공정 DUV에 역량을 집중했다.
2025년 9월, SMIC가 SMEE 계열의 침지형(immersion) DUV 장비 테스트를 시작했다. 2026년 1월, SSA800 시리즈가 28nm 공정에서 전면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같은 달, 중국의 반도체 장비 자급률이 35%를 돌파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2년 전 25%에서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02 특수 프로젝트'가 20년 만에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반도체 제조의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 말은 중국의 한 장비 업체 임원이 The Information에 익명으로 전한 것이다. 25년의 세월이 이 한마디에 압축된다.
DUV로 EUV를 이기는 법
SMEE의 핵심 무기는 SSA800 시리즈다. 28nm급 공정을 단일 노출(single exposure)로 처리하는 ArF 침지형 DUV 노광장비다. 침지형(immersion)이란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초순수를 채워 굴절률을 높여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ASML의 최첨단 NXT:2150i가 시간당 31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반면, SMEE의 장비는 처리량(throughput)과 정밀도에서 여전히 뒤진다. 독립 분석가들은 SMEE의 기술 수준이 ASML의 2008년형 모델인 NXT:1950i 수준에 머문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은 다른 길을 택했다. 멀티패터닝(multi-patterning)이다. 하나의 회로 층을 여러 번 노광해 미세 패턴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마치 스탬프를 여러 번 찍어 미세 무늬를 만드는 것과 같다. SSA800은 단일 노출로 28nm를 구현하지만, 멀티패터닝을 결합하면 7nm, 극단적으로는 5nm까지 도달할 수 있다. SMIC는 2022년부터 이 방식으로 7nm 칩을 상용 생산하고 있다.
비용은 비싸다. 멀티패터닝은 노광 횟수와 식각·증착 단계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린다. 마스크가 추가되고, 정렬(overlay) 오차가 누적되며, 결함 밀도가 높아진다. 업계 추산으로 DUV 멀티패터닝 방식은 TSMC의 EUV 기반 공정 대비 제조 비용이 40~50% 높고, 수율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을 잡아서 꿩처럼 요리하는' 셈이다. 비효율적이지만, EUV가 없으면 유일한 선택이다.
미국의 MATCH 법안은 이 선택을 강제하는 장치다. 상원 S.4281·하원 H.R.8170로 발의된 이 법안은 SMIC·CXMT·화훙반도체 등 중국 주요 팹에 ASML 장비의 판매뿐 아니라 기존 설치 장비의 유지보수(servicing)까지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서비스 매출은 ASML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고마진 세그먼트다. MATCH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팹은 ASML 장비가 고장 나도 수리를 받을 수 없다. 그러면 국산 장비로 갈아탈 수밖에 없다. SMEE의 양산은 이 시나리오에 대비한 자구책이다.
| 항목 | SMEE SSA800 | ASML NXT:2000i (비교) |
|---|---|---|
| 광원 | ArF 193nm | ArF 193nm |
| 방식 | 침지형(Immersion) | 침지형(Immersion) |
| 단일 노출 해상도 | 28nm급 | 38nm 이하 |
| 오버레이 정밀도 | 약 8nm (추정) | 1.3~2.5nm |
| 웨이퍼 처리량 | 미공개 (ASML 대비 낮음) | 시간당 175~200장 |
| 2026년 출하 목표 | 약 5대 | 연간 130대 이상 |
| 미국 IP 포함 여부 | 없음 (전량 국산화 설계) | 포함 |
ASML과의 격차, 그리고 '딥시크 모먼트'인가
시장은 SMEE의 돌파구를 두 가지 시선으로 본다. 하나는 '딥시크 모먼트'라는 시각이다. 2023년 DeepSeek가 미국 AI 모델의 비용 우위를 깼을 때처럼, SMEE가 노광장비 독점의 신화를 깰 수 있다는 낙관이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요구사항이 이를 뒷받침한다. 팹 증설 승인 시 국산 장비 비중을 최소 5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정책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다른 시선은 회의론이다. 독립 분석 기관 AI Futures Project는 중국이 상업적 규모로 활용 가능한 침지형 DUV를 완전히 확보하는 시점을 2030년대 중반으로 본다. ASML의 EUV가 프로토타입에서 상용화까지 13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중국의 EUV 프로토타입은 2025년 초 빛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웨이퍼에 기능적 칩 패턴을 새기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미러·광원·처리량 모두 미성숙이다. 양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Bank of America·JPMorgan·BNP Paribas는 ASML 주가 급락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2027년 예상 물량 20대가 ASML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약 2.4%에 불과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계산은 단기적이다. 장기적 위협은 다르다. 중국 파운드리가 국산 장비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면, ASML의 중국 매출은 구조적으로 축소된다.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24년 36%에서 2026년 14%까지 하락했다. MATCH 법안이 통과되면 이 비중은 더 낮아진다.
| 항목 | SMEE (중국) | ASML (네덜란드) | 니콘 (일본) |
|---|---|---|---|
| 최첨단 제품 | SSA800 (28nm DUV) | NXT:2150i (7nm DUV) / EXE:5200 (High-NA EUV) | NSR-S635E (14nm DUV) |
| 시장 점유율 | <5% (중국 내수 한정) | 90%+ (DUV), 100% (EUV) | 소수 |
| 연간 출하 규모 | 520대 (202627) | 130대+ (DUV만) | 미공개 |
| 미국 수출통제 | Entity List 등재 | 대중 EUV 전면 금지, DUV 부분 제한 | 일본 수출통제 대상 |
| 기술 세대 격차 | ASML 2008년 수준 추정 | 최첨단 | ASML과 1~2세대 격차 |
한국이 경계해야 하는 이유
첫째, 범용 메모리 시장의 경쟁 심화다. SMEE의 DUV 장비가 CXMT에 인도되면, 중국 DRAM 업체의 증설 속도가 빨라진다. CXMT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DRAM 점유율 8%를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719% 폭증했다. 중국산 DUV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CXMT의 성숙 공정 DRAM 생산 능력이 확대되고, 범용 DRAM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가격 경쟁력이 압박받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A 시리즈에 중국산 저가 DRAM 도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이미 나온 상황에서, 중국 장비 자립은 메모리 가격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둘째, ASML 장비 공급망의 불확실성이다. SK하이닉스 우시(Wuxi) 팹은 전체 DRAM 생산량의 30~40%를 담당한다. 이 팹은 ASML의 DUV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MATCH 법안이 통과되면, ASML 장비의 유지보수가 차단될 수 있다. 장비가 고장 나면 수리를 받을 수 없고, 성능 업그레이드도 불가능해진다. SK하이닉스는 한국 내 팹에서 EUV 공정을 수행하고 우시에서 나머지 공정을 마무리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이를 우회하고 있지만, 장비 노후화가 진행되면 우시 팹의 생산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셋째,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대응 방향이다. 중국의 장비 자급률이 35%를 넘으면서, 식각·박막 증착 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이 40%에 달한다. NAURA·AMEC 같은 중국 장비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장비 기업은 ASML의 독점적 지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기술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첨단 패키징·검사 장비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는 이를 '국가적 반도체 안보 위기'로 규정하고 민관 합동 대응 체계 구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SMEE의 다음 단계는 수율 검증이다. SSA800이 SMIC와 CXMT의 양산 라인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뽑아내는지가 관건이다. 장비가 존재하는 것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칩을 만들어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ASML의 서비스 중단 위협(MATCH 법안)과 중국의 자력 돌파(SMEE 양산)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한국은 첨단 공정(EUV·HBM)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범용 공정에서의 경쟁력 방어 전략을 동시에 실행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