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테크놀로지
유니트리:1만 대가 만든 휴머노이드 가격전
내용 요약중...
2026년 8월 상하이 과창판에 상장한 유니트리는 첫 분기 매출 6억 6,500만 위안(전년 대비 70% 증가)을 냈지만 연구개발비가 250% 급증하며 순이익은 17% 줄었다. G1 기본형 8만 5,000위안, 누적 출하 1만~2만 대. 2026년 6월 미 국방부 1260H 명단에 오르고 한 달 뒤 FCC 규제 대상이 된 뒤에도 주가는 공모가의 네 배를 유지한다. 모터와 감속기, 제어 소프트웨어를 수직 계열화해 부품 원가를 4만 위안대까지 깎은 이 회사가 한국 로봇 부품 산업에 던지는 질문.
차이나 테크놀로지
2026년 11월 3일 오후 4:11


2026년 8월 19일 상하이 증권거래소. 개장 벨이 울리자마자 주가가 공모가 150.80위안의 일곱 배로 뛰었다. 장중 1,100위안. 첫날 종가 845위안, 상승률 460.34%. 시가총액이 한때 4,449억 위안(약 89조 원)까지 불어났다.
두 달 전 이 회사에 붙은 딱지는 '중국 군사기업'이었다. 2026년 6월 미 국방부가 1260H 명단에 항저우위수커지를 올렸다. 한 달 뒤인 7월 28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외국산 첨단 로봇을 규제 대상 목록에 넣었다. 신형 모델은 미국에서 장비 인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회사의 주가가 폭등했다. 아이러니다. 그런데 이 아이러니를 만든 건 제재가 아니라 가격표였다.
휴머노이드 G1 기본형은 8만 5,000위안(약 1,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세금 포함 99,000위안. 경차 한 대 값이다. 이 가격으로 2025년 한 해 5,215대가 팔렸고, 2026년에는 G1 누적 출하가 1만~2만 대로 추산된다. 왕싱싱 CEO의 표현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머노이드"다.
오늘 주인공은 유니트리 로보틱스. 99,000위안짜리 로봇 하나로 휴머노이드 산업의 가격 문법을 바꾼 회사다.
99,000위안짜리 로봇의 정체
유니트리는 2016년 저장성 항저우에서 문을 열었다. 사족보행 로봇으로 시작해 휴머노이드로 넘어왔다. 지금은 G1(1,320mm·35kg), H1(1,800mm·47kg), H2(1,820mm·70kg·31자유도), R1(보급형)까지 라인업을 갖췄다. 2026년 10월에는 신장 170cm, 체중 65kg, 전신 31자유도에 8시간 배터리를 얹은 H2-X '쿵후 레전드'를 내놨다. 자동차를 들어 올리고 차 문을 찌그러뜨리는 시연 영상이 화제가 됐다.
사족보행 쪽은 원래부터 강했다. 2023년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 69.75%. 2025년 매출 구성은 휴머노이드 51.78%, 사족보행 41.62%, 부품 6.19%다. 2025년 매출 17억 800만 위안(약 3,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5% 늘었고, 로봇 업계에서 드물게 흑자를 냈다.
| 회사명 |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宇树科技) | | 설립일 | 2016년 | | 창업자·CEO | 왕싱싱 | | 본사 | 저장성 항저우 | | 상장 | 2026년 8월 상하이 과창판(STAR Market), 종목코드 688836 | | 주력 제품 | 휴머노이드 G1·H1·H2·H2-X·R1, 사족보행 Go2·B2 | | 2025년 실적 | 매출 17억 800만 위안(약 3,400억 원), 첫 흑자 | | 2026년 3분기 | 매출 6억 6,500만 위안(+69.93%), 순이익 1억 1,300만 위안(-17.37%) | | 시가총액 | 2,718억 위안(2026년 10월 26일 기준) |
2026년 3분기 숫자는 갈라진다. 매출 6억 6,500만 위안(약 1,3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93% 늘었다. 그런데 순이익은 1억 1,300만 위안(약 226억 원)으로 17.37% 줄었다. 시장 컨센서스 2억 2,400만 위안의 절반이다. 1~3분기 누적 순이익 3억 8,700만 위안은 270% 늘었지만, 여기엔 2025년 3분기에 터진 3억 4,900만 위안 규모의 일회성 주식보상비용 기저효과가 섞여 있다. 일회성 손익을 걷어낸 핵심 순이익은 오히려 18.78% 감소했다.
돈은 어디로 갔을까. 연구개발이다. 3분기 R&D 비용이 1억 2,704만 위안(약 2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9.58% 폭증했다. 매출의 19.1%를 R&D에 태웠다. 1~3분기 누적 R&D는 2억 6,300만 위안으로 191.48% 늘었다. 로봇의 '뇌'와 연산 인프라를 사들이는 값이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은 54.02%로 1년 전 59.73%에서 5.7%포인트 내려앉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54.69% 줄어 1억 9,400만 위안에 그쳤다. 재고는 연초 3억 6,800만 위안에서 10억 1,900만 위안으로 불어났다. 양산을 앞두고 부품을 쌓아둔 것이다.
전형적인 '몸값은 하늘, 몸통은 아직'의 그림이다.
DJI를 박차고 나온 대학원생이 1만 대를 찍기까지
왕싱싱은 상하이대학 석사 과정에서 XDog라는 사족보행 로봇을 만들었다. 2013년 일이다. 저가형인데 성능이 나왔고, 그게 인연이 돼 DJI에 들어갔다. 2016년 DJI를 나와 유니트리를 세웠다. 창업 아이템은 그때 만든 개 로봇이었다.
| 연도 | 사건 | | 2013 | 왕싱싱, 상하이대학 석사 과정에서 XDog 개발 | | 2016 | DJI 퇴사, 유니트리 창업 | | 2017 | 첫 사족보행 로봇 A1 출시 | | 2023 |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H1 공개, 사족보행 글로벌 점유율 69.75% | | 2024 | 소형 휴머노이드 G1 공개 | | 2025 | 휴머노이드 5,215대 판매, 첫 흑자 | | 2026.6 | 미 국방부 1260H 명단 등재 | | 2026.7 | FCC 규제 대상 목록 추가 | | 2026.8 | 상하이 과창판 상장 |
첫 제품은 2017년 A1. 이후 Go1(2021), H1(2023), G1(2024) 순으로 라인을 넓혔다. 2025년 휴머노이드 5,215대를 평균 166,400위안에 팔았다. 2023년 H1 초기 출시가(약 59만 3,400위안)의 약 4분의 1 안팎인 값이다. 성능을 깎아서가 아니다. 부품을 안에서 다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칩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하드웨어를 자체 설계한다."
유니트리 마케팅 총괄 두크 황의 말이다. 배선을 줄이고, 칩 수를 줄이고, 나사를 줄이는 작업이 원가를 깎는다. 사족보행 로봇 5세대를 거치며 모터 권선 금형과 자석 조립 라인을 이미 깔아둔 게 컸다. 휴머노이드 관절은 그 설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여기에 중국 특유의 국가 동원이 겹쳤다. 항저우 첸탕 신구 관리위원회는 유니트리, 소진과기, 중국계량대학 등과 '전당-유니트리 신질생산력 혁신실험기지'를 세웠다. 로봇 본체, 국산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표준 검측, 인재 양성을 묶은 전 스택 자립형 구체지능 산업 인프라다.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국가표준 6종을 2027년 4월 시행 예정으로 내놨다. 상하이시는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 8,000대를 공장에 투입하고 산업용 로봇 밀도를 1만 명당 60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조달과 표준, 실증 현장이 한꺼번에 열린 셈이다. 2026년 3분기 정부 보조금만 2,910만 위안이다.
그러자 미국이 움직였다. 2026년 6월 8일 국방부가 1260H 명단에 올린 이유가 재미있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간접 소유 관계, 그리고 중국 정부의 '강소기업(Little Giant)' 지정을 받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7월 28일 FCC는 외국산 첨단 로봇을 규제 대상 목록에 추가했다. 기존 인증 모델은 최소 2029년 1월 1일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지만, 신형 모델은 미국 시장에 못 들어간다. 2027년 6월 30일부터는 국방부가 유니트리 부품이 들어간 제품조차 사들이지 못한다.
유니트리의 답은 미국 시장을 붙잡는 대신 원가를 더 깎는 쪽이었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그중 미국이 13.3%다. 치명적이진 않다. 대신 자체 조달 비중을 끌어올려 수입 원자재 비중을 전체 구매액의 20% 선으로 묶었다. 2026년 8월 상장으로 42억 위안(약 8,400억 원)을 조달했고, 그 돈을 R&D와 생산설비에 쏟아붓고 있다. 2026년 10월에는 세쿼이아 차이나와 손잡고 '산유 벤처 플랜'을 세웠다. 구체지능과 로봇 응용, 핵심 상하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부품 공급망을 직접 길러내겠다는 뜻이다.
하모닉 감속기를 뺀 용기
G1 기본형의 부품 원가(BOM)는 4만 1,574위안(약 830만 원)으로 추산된다. 중국중우증권이 로봇을 분해해 계산한 값이다. 여기서 관절 23개 값이 2만 7,500위안. 전체 원가의 66%다. 소형 관절 하나에 1,000위안, 대형 관절 하나에 1,500위안. 모터와 감속기, 인코더, 드라이버를 한 몸에 넣은 4-in-1 모듈 가격이다.
| 구분 | 금액(위안) | 비중 | 비고 | | 관절 23개 | 27,500 | 66% | 소형 14개×1,000, 대형 9개×1,500 | | 센서 | 5,709 | 14% | DJI 리복스 MID360 3,840, 인텔 리얼센스 D435i 1,869 | | 기타 부품 | 5,365 | 13% | 메인보드·배터리·구조물·배선 | | 가공·조립비 | 3,000 | 7% | | | 합계 | 41,574 | 100% | 판매가 8만 5,000위안, 매출총이익률 40.7% |
이 가격이 나온 비결은 감속기를 바꾼 데 있다. 산업용 로봇과 대부분의 휴머노이드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가 사실상 독점한 스트레인웨이브(하모닉) 감속기를 쓴다. 관절 하나에 6001,200달러. 23자유도 로봇에 그대로 얹으면 감속기만 1,800만 원이 넘는다. 유니트리는 이걸 버렸다. 대신 감속비 7:115:1의 2단 유성 감속기를 넣었다. 관절당 32달러 수준이다.
왜 이게 가능할까. 하모닉 감속기는 정밀하지만 역구동성(back-drivability)이 나쁘다. 외부에서 힘을 받으면 관절이 뻑뻑해진다. 반면 유성 감속기는 감속비가 낮아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되돌려준다. 달리고, 뛰고, 공중제비를 도는 데 유리하다. H1이 초속 3.3m를 찍고 세계 최초로 전동 풀사이즈 로봇 공중제비를 돈 게 이 구조 덕이다. 정밀 조작보다 동적 운동성능에 베팅한 선택이다. 손끝의 정밀 조작에는 어차피 별도 감속기를 써야 한다.
관절 안을 들여다보면 설계 철학이 더 선명하다. 중공축 설계로 배선을 관절 안으로 집어넣었다. 165도까지 꺾여도 전선이 걸리지 않는다. 출력단에는 교차 롤러 베어링을 박아 넣어 점프 충격을 버틴다. 모터 쪽에 17비트, 출력단에 15비트 자기식 인코더를 따로 붙여 기어 유격을 소프트웨어로 보정한다. 드라이버 보드는 자체 설계했고, 칩 정보는 전부 지웠다. 역설계를 막으려는 하드웨어 차원의 방어다.
그런데 '모든 걸 자체 개발한다'는 신화는 절반만 맞다. 라이다는 DJI 리복스 MID360(3,840위안), 뎁스카메라는 인텔 리얼센스 D435i(1,869위안), 메인 칩은 락칩 RK3588S다. 연구용 고객이 원하는 범용 부품을 그대로 쓴다. 감속기 기어는 메이후, 베어링은 뤄양바이나에서 사온다. 진짜 무기는 부품이 아니라 부품을 묶는 소프트웨어다. 20개가 넘는 관절의 토크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다시 계산하고, 지면이 흔들리거나 외부 충격이 들어와도 균형을 되찾는 운동제어 알고리즘. 이건 사오는 게 아니라 쌓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로봇 전쟁은 원가 전쟁이다.
한계도 분명하다. 2025년 3분기 기준 매출의 73.6%가 연구·교육용이다. 실제 지능형 제조와 순찰 등 산업 현장 매출은 2.64%(1,570만 위안)에 불과하다. 로봇을 팔아도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은 아직 거의 없다는 뜻이다. 2026년 들어 R&D비가 매출의 19%까지 치솟고 매출총이익률이 54%로 내려앉은 것도 이 전환의 비용이다. 몸은 이미 팔리고 있지만, 뇌는 아직 개발 중이다.
옵티머스는 공장에 있고, G1은 택배로 온다
글로벌 경쟁 구도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서방의 로봇은 공장 안에 갇혀 있고, 유니트리의 로봇은 택배로 온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2026년 중반 기준 외부 판매가 0대다. 프리몬트와 기가텍사스에 1,0001,200대가 내부 학습용으로 배치됐을 뿐이다. 일론 머스크가 말한 2만3만 달러 가격은 목표일 뿐, 판매 가격이 아니다. 외부 인도는 2027년 말로 밀렸다. 피규어 03은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1,250시간, 9만 개 부품을 처리했다. 대단한 기록이지만 여전히 한 고객, 한 공장이다. 애질리티 디지트는 GXO 물류센터에서 6만 5,000시간을 일하고 토트 10만 개를 옮겼다. 그런데 GXO CEO는 2026년 8월 실적 발표에서 "아직 휴머노이드로 투자 회수(ROI)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는 2026년 물량이 이미 현대차와 구글 딥마인드에 다 팔렸고, 가격은 공개되지 않는다.
| 구분 | 유니트리 G1 | 테슬라 옵티머스 | 피규어 03 | 애질리티 디지트 |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 | 판매 여부 | 즉시 구매 가능 | 내부 전용, 외부 판매 0대 | BMW 파일럿 | GXO 상업 운용 | 2026년 물량 완판 | | 가격 | 8만 5,000위안부터 | 목표 2만3만 달러 | 미공개 | 미공개(RaaS) | 미공개 | | 키·무게 | 132cm·35kg | 173cm·57kg | 173cm·61kg | 175cm·65kg | 190cm·90kg | | 검증 실적 | 2026 상반기 7,000대+ | 내부 1,0001,200대 | 1,250시간·9만 개 부품 | 6만 5,000시간·토트 10만 개 | 현대차·딥마인드 배정 | | 강점 | 가격·양산·생태계 | AI 스택·생산 능력 | 조작 정밀도 | 물류 현장 검증 | 페이로드·내구성 | | 약점 | 산업용 매출 2.64% | 외부 판매 시점 미정 | 가격 미공개 | ROI 미달성 | 가격·판매 미공개 |
중국 안에서도 1위가 아니다. 2026년 상반기 글로벌 휴머노이드 출하량 2만 2,000대 중 즈위안(Agibot)이 9,700대(43%)로 1위, 유니트리가 7,000대(31%)로 2위다. 그래도 JP모건은 2026년 10월 25일 유니트리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두 단계 올렸다. 목표주가는 300위안에서 995위안으로 뛰었다. 근거는 왕싱싱의 한마디였다.
"물리적 AI의 돌파구는 1~3년 안에 온다."
기존 '최대 10년'에서 확 줄인 전망이다. JP모건은 이를 근거로 2028년 유니트리 판매 예측을 4만 1,600대에서 11만 1,600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8%에서 21%로 상향했다. 2028년 매출 전망은 133억 8,300만 위안(약 2조 6,800억 원). 2026년 예상 매출 28억 1,900만 위안의 다섯 배다.
물론 이 숫자는 로봇이 실제로 공장과 가정에 들어간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2026년 상반기 중국 휴머노이드 출하량이 4만 대를 넘고 연간 10만 대가 예상되지만, 그 대부분은 여전히 연구실과 전시장으로 간다. 유니트리가 2027년 이후 몸값을 유지하려면 교육용 고객을 산업 고객으로 바꿔야 한다. 그게 안 되면 465배 주가수익비율은 오래 못 간다.
현대모비스가 액추에이터를 만드는 동안
한국은 이 싸움의 조연이 아니다. 오히려 부품 쪽에서는 주연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의 액추에이터를 맡는다. 2026년 11월 의왕연구소에서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2028년부터 본격 공급한다. 배터리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맡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국내 협력사에 2027년 말까지 1만 대 분량 부품 생산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보티즈는 프랑스 폴렌로보틱스와 75만 개 액추에이터 공급 계약(약 200억 원)을 맺었고, 2027년 초 우즈베키스탄 공장을 램프업해 연 120만 개 체제를 갖춘다.
문제는 유니트리가 이 시장에 직접 들어온다는 점이다.
첫째, 유니트리는 한국에 AI 연구거점을 세우려 한다. 산하 우란연구원을 통해 연내 한국 AI센터를 열고, 국내 산업환경에 맞춘 로봇 응용기술과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힘스와 로봇 기술 협력을 진행했고, 1,000만 원대 소형 휴머노이드 R1을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는 중국, 소프트웨어와 응용은 한국이라는 분업 구도가 굳어지면, 한국은 부품 공급자이자 동시에 유니트리 플랫폼의 고객이 된다.
둘째, 유니트리의 수직 계열화는 한국 부품사의 자리를 좁힌다. 모터와 드라이버, 감속기 기어, 인코더를 안에서 해결하고, 라이다와 카메라, 메인 칩만 사온다. 한국이 강한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시장에서 유니트리는 이미 자기 손으로 만드는 쪽을 택했다. 중국 현지 공급망이 '2시간 거리'에 있는 것도 무기다. 시제품이 다음 날 오고, 설계 수정 주기가 분기가 아니라 주 단위다.
셋째, 정부 표준이 무기가 된다. 중국은 2027년 4월 시행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국가표준 6종을 확정했다. 환경 인지, 의사결정 계획, 운동 제어, 작업 조작, 시뮬레이션 테스트까지 묶었다. 유니트리 같은 선두 기업의 설계가 표준이 되면, 후발 기업은 그 표준을 따라가야 한다. 한국은 아직 이 표준 경쟁에서 뚜렷한 목소리가 없다. 조사 대상 6개국 중 제조용 로봇 경쟁력이 최저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도 기회는 있다. 유니트리가 아직 못 하는 게 정밀 조작과 산업용 신뢰성이다. G1의 산업 현장 매출 비중이 2.64%라는 건, 그 시장을 아직 아무도 먹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의 액추에이터, 로보티즈의 관절 모듈,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그리고 국내 감속기·베어링 업체가 노려볼 자리가 여기 있다. 문제는 속도다. 유니트리는 1년에 한 세대씩 제품을 갈아치운다. 한국이 표준과 인증, 실증에서 같은 속도를 내지 못하면 부품 공급망에서도 밀린다.
유니트리의 다음 분기표는 이미 깔렸다. 2027년 6월 30일 미국 국방부의 간접 조달 금지가 발효된다. FCC의 기존 모델 예외도 2029년 1월 1일에 끝난다. 미국 매출 13.3%를 잃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회사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자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6년 10월 내놓은 H2-X, 오픈소스로 공개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UnifoLM-WLA-1.0, 5년 내 200개 생태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 그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이 새겨야 할 숫자는 주가가 아니라 원가다. G1 기본형의 부품 원가 4만 1,574위안, 그중 관절이 66%. 이 구조를 만든 건 하모닉 감속기를 버린 결단과 사족보행 5세대에서 물려받은 생산 설비, 그리고 정부가 깔아준 실증 현장이었다. 로봇을 잘 만드는 것과 로봇을 싸게 만드는 것은 다른 게임이다. 유니트리는 후자에서 이겼고, 아직 전자에서는 증명할 게 남아 있다. 465배 주가수익비율이 버티느냐 마느냐는 결국 공장에서 로봇이 몇 시간을 일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