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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삼성·SK '초과이익'을 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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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익 공유를 요구했다. 미국 기업의 대량 구매가 한국 반도체 호황을 만들었다는 논리로,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및 2000년대 대만 LCD 사례와 닮은 패턴이다. 2026년 상반기 반도체 수출 1,924억 달러, 대미 수출 264억 달러 기록 가운데 삼성전자 P/E 3.9배·SK하이닉스 3.5배의 극단적 저평가 상태에서 미국의 압력이 제조 투자를 넘어 이익 분배로 확장했다.

기본기, 더 깊게

2026년 7월 20일 오전 9:17

미국이 삼성·SK '초과이익'을 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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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오디오북미국이 삼성·SK '초과이익'을 노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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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익을 공유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이 술렁였어요. 미국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줬으니 그 수익의 일부를 나눠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사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가 USTR의 발언 사실을 확인한 만큼 단순 루머로 넘기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이 시점이 좀 묘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이 2027년 예상 기준으로 각각 3.9배, 3.5배까지 떨어진 극단적 저평가 상태일 때, 미국이 손을 내민 거거든요. 왜 하필 지금일까요?

'초과 이익 공유'는 어떻게 작동할까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을 상상해 볼게요. 이 식당이 번창한 건 단골 손님 한 명이 매일 큰 금액을 쓰면서 입소문까지 내준 덕분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그 단골이 "내가 사줬으니 수익의 일부를 나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구해요. 식당 입장에서는 황당하지만, 단골이 발길을 끊으면 식당이 위태로워지니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렵죠.

미국의 논리가 바로 이 구조예요. USTR 부대표 릭 스위처는 회의에서 "미국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를 대량 구매해 한국 기업의 수익에 기여했다"며 "한국 협력업체들이 초과이익을 배분받는다면 미국 기업들도 같은 논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 즉, '우리가 많이 사줬으니 번 돈도 나눠야 한다'는 거죠.

이런 요구가 처음 나온 건 아니에요. 미국은 과거에도 비슷한 패턴으로 산업 주도권을 재편해 왔거든요.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이 대표적이에요. 당시 일본이 DRAM 시장의 75%를 장악하며 미국을 압도하자,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일본에 ​​최저가격제(MEP)​​와 외국산 반도체 시장점유율 20% 확보를 강제했어요. 일본이 가격을 올리고 생산을 줄이는 사이, 그 틈을 타 시장에 진입한 건 한국이었죠.

2000년대에는 대만 LCD 산업에 같은 패턴이 반복됐어요. 대만 기업들이 LCD 패널 출하량 세계 1위로 올라서자, 미국 법무부가 가격 담합을 이유로 반독점 조사를 실시했어요. AU옵트로닉스는 5억 달러, 치메이는 2억 2,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고, 결국 산업 주도권이 중국 본토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죠.

시장에서 무슨 의미인가

미국의 이번 요구는 2026년 상반기 한국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시점에 나왔어요.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2.5% 증가한 1,924억 3,000만 달러, 그중 대미 수출은 91.3% 증가한 264억 달러에 달했어요. 특히 6월 한 달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무려 377.2% 폭증한 64억 9,000만 달러로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죠.

그런데 시장은 이 호황을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7년 예상 수익 기준 삼성전자의 P/E는 약 3.9배, SK하이닉스는 약 3.5배에 불과해요.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구간이죠.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이 약 56~58%로 압도적 1위인 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HBM4 양산을 시작한 점을 생각하면, 펀더멘털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심한 상태예요.

미국이 이 타이밍에 '이익 공유'를 요구한 건 단순한 통상 마찰이 아닐 수 있어요. 중신증권은 "해외 기업이 특정 산업에서 과도한 점유율이나 이익을 얻을 때 미국이 정치적으로 개입해 글로벌 산업 이익의 재분배를 가속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어요. AI 반도체 시대 핵심 자원인 HBM과 첨단 패키징을 쥔 한국 기업에 대한 구조적 압력으로 읽을 수 있는 거죠.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가격 인하보다 메모리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어요. 중신증권은 "메모리 비용이 다운스트림으로 전가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정치적 개입 동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도 봤어요. 하지만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올라 미국 빅테크의 이익을 현저히 압박하기 시작하면, 미국 정부가 한국의 고수익을 'AI 경쟁력 훼손 요소'로 재정의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분석했어요.

한국 반도체에 남은 과제

앞으로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가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 확보 중심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공개적 반대로 돌아서는지 여부고, 다른 하나는 정책 결정층이 '독점'이나 '가격 조작'을 명분으로 본격 개입에 나서는지 여부예요. 릭 스위처 부대표의 발언은 잠재적 위험이 가시화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어요.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도 복잡해졌어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관련 업무는 비즈니스 합리성 원칙에 기반해 추진되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럿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상태에서, 이익 공유 요구가 더해지면 협상 압박이 한층 강해질 수 있어요.

한국 내에서도 초과이익을 협력사와 나눠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 왔어요. 미국의 개입으로 국내 이익 분배 논쟁에 외부 변수가 추가된 셈이에요. 2027년 DRAM 수요 충족률이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가격 결정력은 여전히 강할 것으로 보여요. 그만큼 외부 압력에 대한 대응 여력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과거 일본과 대만의 사례에서 보듯, 이런 압박이 본격화하면 산업 지형이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을 수 있어요. 한국 반도체가 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만큼, 미국의 압박 강도와 형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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