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더 깊게
AI 모델 전쟁, 왜 50개 기업이 OpenAI를 외면했나?
내용 요약중...
7월 24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메타·구글 등 50개 미국 기술 기업이 오픈 웨이트 AI 모델 지지 서한에 서명했지만 OpenAI와 앤스로픽은 빠졌다. 같은 시기 오픈라우터에서 중국 AI 모델의 기업 사용 비중이 58%로 미국 모델을 추월했다. 폐쇄형 모델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AI 기대 수익의 현재 가치가 28조 달러 상한선에 근접했다고 분석한다.
기본기, 더 깊게
2026년 7월 27일 오전 9:31


요즘 회사에서 AI를 쓸 때 어떤 모델을 선택하시나요? 한두 달 전만 해도 GPT나 Claude가 당연한 기본값이었죠. 그런데 최근 한 가지 숫자가 눈에 띄어요. AI 모델 중개 플랫폼인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 미국 기업이 사용하는 토큰 중 중국 AI 모델 비중이 58%를 넘었다는 겁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0%도 안 됐던 수치예요.
같은 주,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메타·구글 등 50개 미국 기술 기업이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모델'을 지지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어요. 그런데 OpenAI와 앤스로픽(Anthropic)은 빠졌고요. 50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오픈 모델을 지지하겠다고 나선 건, 단순한 기술 커뮤니티의 연대가 아니에요. AI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거든요.
오픈 웨이트가 뭔데, 왜 싸우는 걸까?
오픈 웨이트 모델이 뭔지부터 풀어볼게요. 쉽게 비유하자면, 요리 레시피를 완전히 공개하는 식당이에요. 재료, 비율, 조리 시간까지 다 알려주니까 누구나 그 레시피를 가져가서 자기 주방에서 직접 만들 수 있어요.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출 수도 있고요. 반면 폐쇄형(closed) 모델은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키는 거랑 비슷해요. 맛은 좋지만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고, 가격도 음식점이 정하죠. 언제 문을 닫을지도 음식점 마음이에요. OpenAI의 GPT나 앤스로픽의 Claude가 바로 이런 방식이에요.
오픈 웨이트 모델은 AI가 학습한 '가중치(weight)' 데이터를 공개하는 방식이에요. 개발자가 모델을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실행하고, 수정하고, 재배포할 수 있죠. 7월 24일 50개 기업이 서명한 서한은 이런 개방형 모델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는 내용이었어요.
왜 50개 기업이 나섰을까요? 이유는 단순해요. 비용이에요.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중국 AI 모델의 API 가격은 미국 주요 모델 대비 10~20배 저렴해요. 딥시크(DeepSeek)의 출력 토큰 가격은 GPT-5.5 대비 최대 150배 싸죠.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작업을 하는데 비용이 수십 배 차이가 나면 선택은 뻔해요. 수요가 늘어나면 → 저렴한 오픈 모델이 더 널리 쓰이고 → 폐쇄형 모델의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는 구조예요.
폐쇄형 모델의 수익 구조가 흔들린다
문제는 이 가격 격차가 단순한 출혈 경쟁이 아니라는 거예요.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 웨이트 모델을 통해 도입 문턱을 낮추고, 저비용 추론 서비스로 시장을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어요. 반면 미국 폐쇄형 기업들은 API 호출과 기업용 구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예요. 두 모델이 정면으로 부딪히기 시작한 거죠.
실제 수치를 보면 더 명확해요. 앤스로픽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2026년 5월 기준 470억 달러에 달해요. OpenAI도 월 20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죠. 하지만 오픈라우터에서 앤스로픽이 처리하는 토큰은 전체의 12~13%에 불과해요. 토큰의 12%를 처리하면서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구조예요. 중국 모델이 볼륨의 승자라면, 앤스로픽은 가격의 승자인 셈이죠.
하지만 이 가격 우위가 얼마나 갈까요? 문샷AI(Moonshot AI)의 키미 K3는 무려 2조8천억 개 매개변수를 가진 세계 최대 오픈소스 모델이에요. 일부 벤치마크에서는 OpenAI·앤스로픽 최신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여줬어요. 중국 오픈 웨이트 최상위 모델과 미국 최고 모델의 성능 격차가 1년 전 22점에서 지금은 6점으로 좁혀졌거든요. "강한 모델은 비싸야 한다"는 논리가 무너지고 있어요. OpenAI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운영 플랫폼 'Presence'를 출시하며 단순 모델 판매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려 하고 있어요. 모델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진 거죠.
AI 투자의 '케이크'는 충분히 클까?
그렇다면 AI 투자 전체가 거품일까요? 골드만삭스의 분석 프레임이 도움이 돼요. AI 투자 리스크를 두 가지로 나누는데요, 하나는 AI가 만드는 전체 가치(케이크 크기)가 줄어드는 리스크고, 다른 하나는 가치는 그대로인데 누가 가져가느냐가 바뀌는 리스크(케이크 배분)예요. 전체 파이의 크기가 줄면 시장 전체가 타격이지만, 배분만 바뀌면 승자와 패자가 갈릴 뿐 지수 자체는 크게 안 움직여요.
2022년 11월 이후 AI 관련 기업 시가총액은 약 26조 달러 늘었어요. 골드만삭스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AI가 창출할 추가 이익의 현재가치(PDV)는 약 9조 달러예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8조 달러 수준이에요. 현재 시가총액 증가분이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실현되어야만' 지탱될 수 있는 상한선에 근접했다는 뜻이죠.
오픈 웨이트 모델의 확산은 '케이크 배분' 문제에 가까워요. 모델 가격이 떨어지면 기업과 소비자는 이득이지만, 폐쇄형 모델 기업의 몫은 줄어들죠. 다만 중국 모델이 미국 기업의 전체 수익 점유율을 낮추면, 미국 주식 시장 관점에서는 케이크 자체가 작아지는 효과도 나요. 50개 기업의 연합은 이 변화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개방형 생태계의 확산을 촉진하려는 거예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X에 첫 게시물로 이 서한을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칩 수요 자체는 오픈 모델이 더 많은 곳에 AI를 퍼뜨릴수록 늘어나니까요.
폐쇄형 모델의 독점이 깨지는 변곡점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가격 경쟁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다만 모델 선택의 기준이 '성능'에서 '가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