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논란과 부딪친 언어의 온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들이 참여한 첫 방송 토론회에서 정책 대결보다는 거친 공방이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친명계 김영호 후보와 친청계 최민희 후보 간의 '박쥐' 발언 논란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김 후보는 당권파 저지를 위한 연대 의사를 최 후보가 '박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동료 의원에게 모멸감을 주는 일베 문화가 몸에 배었다고 강하게 비판했죠. 최 후보는 사적인 대화에서 나온 말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당 내부의 갈등이 얼마나 격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
치열한 계파 수싸움과 지령투표
이번 경선은 사실상 친명계와 친청계 간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1주차 순회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최민희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친명계 후보들의 공세가 쏟아지고 있죠. 양측 지지층은 다수의 최고위원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지령투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친청계 지지층은 이성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이성윤 일병 구하기'를, 친명계 지지층은 김용과 서미화 후보에게 표를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하위권 후보들의 사퇴 요구도 나오는 등, 계파 간의 치열한 수싸움이 표면화된 모습입니다.
반명 프레임과 가려진 비전들
당내 갈등은 '반명' 프레임을 둘러싼 공방으로도 이어집니다. 한민수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된 마당에 반명이라는 사람은 없다며, 김민석 후보 측이 친명을 자처하기보다 친석계라고 해야 정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민석 후보 측은 최민희 후보가 김경수 전 지사 관련 발언을 왜곡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며 명예훼손과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보들은 토론 말미에 검찰개혁, 지방성장, AI 입법 등 각자의 정책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당선을 위한 계파 갈등과 전략적 계산이 앞서는 현 상황에서 이 비전들이 온전히 설득력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