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비스가 건넨 바둑판, 이제 협력의 판을 짜다

연연뉴대
9개의 관련 기사

6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8일 오전 8:49

발행: 2026년 4월 28일 오전 8:49

요약 생성중...

이재명 대통령과 구글 딥마인드 하사비스 대표의 만남은 10년 전 알파고 대국의 상징을 협력의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로 바꾸었습니다. 서울에 설립되는 구글 AI 캠퍼스는 실질적 협력의 장이 될 전망이지만, 동시에 AI 발전이 가져올 일자리 문제와 윤리적 고민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승부, 현재의 협력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단순한 바둑 승부를 넘어 인류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 후, 그 대국을 총괄했던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에게 특별한 선물을 건넸습니다. 바로 당시 대국에서 사용된 바둑판이었죠. 과거 인간과 AI가 맞붙었던 승부의 도구가, 이제 국가와 글로벌 기업이 손을 잡는 협력의 상징물로 자리잡은 순간입니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아마 5단을 자처할 정도의 바둑 애호가로, 과거 한중,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반상 외교’를 펼쳐온 인물입니다. 하사비스 대표의 선물은 단순한 예우를 넘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AI에 대한 인식이 ‘위협’에서 ‘협력의 파트너’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스처로 읽힙니다.

서울에 열리는 AI의 교실

이 만남의 가장 실질적인 성과는 서울에 ‘구글 AI 캠퍼스’가 설립되기로 합의된 점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 딥마인드가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요, 이는 영국 본사 외에는 세계 최초인 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술과 인프라를 공유하고 연구자를 교류하며, 국내 인재를 위한 인턴십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AI 3강으로 가는 길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며 이번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설명했죠. 세계 주요 AI 리더들의 잇단 한국 방문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과 디지털 인프라를 높이 사는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닌, 한국의 연구 생태계 안에 글로벌 수준의 AI 인재를 키워내는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하사비스 대표는 특히 한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기반으로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분야에서의 빠른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발전 뒤따라야 할 사회적 고민

양측의 대화는 낙관적인 협력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AI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영향, 특히 일자리 감소 문제를 거론하며 ‘AI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질문하기도 했죠. 하사비스 대표는 기본소득 개념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주택이나 교육 같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자본 시장 원리를 접목한 혁신적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또한 AI의 윤리와 안전을 강조하며, 기술자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사회 각 분야가 함께 미래를 논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AI가 신약 개발 기간을 10년에서 단축하고, 5~10년 내 수백 종의 신약을 동시에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오더라도,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지적입니다. 대통령이 구글의 AI ‘제미나이’가 가끔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묻자, 하사비스 대표는 정확한 지침과 ‘가드레일’의 중요성을 설명한 대목도 그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구글의 이번 협력은 하나의 장면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알파고의 바둑판이 상징하듯, 판은 이미 깔렸고 이제 어떤 수를 두고 어떻게 함께 이겨나갈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남아있죠. 기술 협력의 가시적 성과와 더불어, 그 기술이 초래할 사회적 변화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만남의 또 다른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