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고향처럼 여긴 몽골 소년
몽골 국적의 16세 고등학생 이태오(오트곤 산지며타브) 군이 2024년 6월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평소 남을 돕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그의 성품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진행된 기증 수술을 통해 심장, 폐, 간, 양쪽 신장 등 다섯 개 장기가 이식되어 5명의 환자가 새로운 삶을 얻게 됐습니다.
태오군은 2010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습니다. 10년 넘게 한국에서 자란 그는 한국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애국가를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고, 한국에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에게 한국은 두 번째 고향이었습니다.
따뜻한 성품, 100명의 친구가 보낸 마지막 길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반장으로 선출될 정도로 친구들의 신뢰가 두터웠던 태오군은 밝고 활달한 성격이었습니다. 농구, 축구, 유도 등 운동을 즐겼고, 주변 사람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누나 윤아 씨는 동생을 떠올리며 "살아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회상했습니다.
장례식에는 친구 100여 명과 선생님들이 찾아와 눈물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어머니 이순이 씨는 몽골의 오랜 믿음처럼 하늘로 떠난 영혼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인용하며, 반드시 다시 만나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생명 나눔의 울림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한국 사회의 따뜻한 일원으로 함께해 온 그의 생명 나눔이 국경을 초월한 큰 감동을 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픈 이별의 순간에도 숭고한 결정을 내린 유가족의 선택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6살에 한국에 정착한 몽골 소년이 한국이라는 두 번째 고향에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습니다. 태어난 곳은 달랐지만, 같은 하늘 아래서 서로의 삶을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의 이야기는 다문화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대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