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익의 국내 유통 경로
국세청과 경찰이 캄보디아 대형 범죄 조직과 연관된 국내 업체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프린스그룹과 후이원그룹으로 알려진 이들 조직은 해외 부동산 투자 자문업체와 환전소를 운영하며 불법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범죄 조직이 국내에서 어떻게 활동해왔는지를 파헤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프린스그룹은 서울 주요 상업지역에 '부동산 그룹'이라는 사무실을 차려 놓고 정식 사업자 등록 없이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1인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부동산 투자 자금을 모집했지만, 실제로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취득 내역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위장된 사업과 실제 자금 흐름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은 지난 2023년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모은 자금을 캄보디아 현지로 20억~30억 원 규모로 송금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투자 명목으로 유입된 자금이 실제 부동산 투자보다는 범죄 수익의 해외 유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입니다. 이들은 단순 연락사무소로 위장하면서 국내 사업소득과 임직원 근로소득에 대한 원천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환전소를 운영한 또 다른 업체 역시 수상한 자금 흐름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 환전소는 해외 금융그룹과 동일한 상호와 로고를 사용하면서도 연간 1억 원 미만의 환전 실적만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연 100억 원, 3년간 300억 원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년 손실을 신고하면서 호화 생활을 즐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와 예방 조치
한편 경찰도 프린스·후이원 그룹 관련 납치·실종 신고 24건을 수사 중입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는 실종·납치·감금 전담팀(TF)이 구성되어 17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각 경찰서에서 접수된 추가 7건도 이첩받아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 허위 구직 광고 131건에 대해 삭제 및 차단을 요청하는 등 범죄 예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29개 인터넷 사이트에 협조 공문을 발송해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프린스그룹의 국내 사무실은 현재 폐쇄된 상태지만, 임대차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AI 세정 시대의 대응 전략
이런 가운데 국세청은 첨단 세정을 위해 대대적인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습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1300억 원을 투자해 '국세청 전용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AI 세금 업무 컨설턴트와 탈세 적발 시스템 개발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세무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세청은 동시에 '직원 보호 전담 변호팀'을 신설하는 등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직원 보호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임 청장은 "성실 신고를 유도하는 '자상한 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민생을 위협하는 탈세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세무조사를 넘어 국제 범죄 조직의 국내 활동 실태를 규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과 경찰의 협력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이들을 통해 어떤 새로운 범죄 수법이 드러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