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의 환호, 그러나 곳곳에선 경고음
영남 지역에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몇 달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저수율이 8%까지 떨어지고 논바닥이 갈라지는 등 농업계의 비상이 걸렸었는데요. 16일부터 내린 이번 비로 농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 곳곳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신고가 잇따르면서 당국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마른 땅 적시는 반가운 소식
경남과 부산 등 영남 지역은 장마가 끝난 뒤도 비가 부족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왔습니다. 논바닥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질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국에서 모은 소방차가 동원돼 논에 물을 대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경남 남해에는 119.6mm, 통영에는 97.3mm, 사천과 지리산 부근에도 100mm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농민들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미국 수출용 조생종 배 등 가뭄으로 크기가 작아지고 수확량이 줄어 걱정이 컸던 과수 농가도 이번 비를 반겼는데요. 이번 강우로 메마르던 저수지와 농경지의 수분이 보충되면서, 가뭄으로 인한 추가 피해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비는 단순한 강수를 넘어 영남 지역 농업의 숨통을 틔워준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집중호우의 이면, 곳곳 피해 속출
하지만 모든 것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습니다. 강한 비바람으로 경남 지역에서만 총 4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사천시에서는 주택 담벼락 일부가 무너져 주민이 대피했고, 김해시에서는 상점 지하가 침수돼 소방 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습니다. 또한 고성과 남해, 산청, 창녕 등에서는 가로수와 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가 일시적으로 통제되기도 했는데요. 하동에서는 낙석이, 의령에서는 전봇대가 전도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기상청은 17일까지 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최대 250mm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고, 경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근무 체제로 돌렸습니다. 당국은 계곡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다며 야영객과 저지대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와 접근 자제를 거듭 당부하고 있습니다.
가뭄 끝난 뒤의 또 다른 숙제
이번 강우는 영남 지역에 찾아온 단비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가져온 피해는 적지 않아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편지만은 않습니다. 농민들은 피해 없이 더 많은 비가 내려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기를 바라고 있는데요. 물론 당국의 예찰과 대피 명령이 추가 피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며칠간의 기상 상황에 따라 영남 지역의 가뭄과 수해는 어떻게든 균형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