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째 이어지는 개표소 봉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작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18일째 접어들었습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재선거와 당일투표 수개표를 촉구하는 이 시위는 주최자 없는 미신고 집회 형태로 장기화되고 있는데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 사안이 경찰의 힘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기장 안에 남아 있는 투표함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죠.
당연히 이런 신중론 뒤에는 복잡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잠실7동 투표소에서는 기동대가 투입돼 투표함을 반출했지만, 현재는 본투표가 이미 종료된 상황이라 차원이 다르다는 겁니다. 경찰이 섣불리 물리력을 동원할 경우 오히려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불법 행위 36건과 체육계의 눈물
봉쇄가 길어지면서 불법 행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폭행 23건, 명예훼손 및 모욕 6건, 강요 및 업무방해 5건, 공무집행방해 2건 등 총 36건을 수사 중입니다. 특히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경기장 진입을 막은 혐의로 남녀를 포함한 9명을 확인했고, 이 중 2명에게는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체육계의 피해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9개 종목단체의 누적 피해액이 41억 원을 넘어섰고, 시설 관리 직원은 사실상 고립된 상태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핸드볼 여성 유소년 대표팀의 소지품을 무단 수색하고 기자를 폭행하는 등의 사태까지 겹쳤습니다. 경찰은 흉기 사용이나 집단 폭행 같은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현행범 체포 등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산과 대화 사이
이번 시위는 주최자가 없는 미신고 집회라는 점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은 국민 안전과 사고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산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 직무대행은 참정권 침해에 대한 의견 표명은 정당한 주권 행사로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출입 저지나 시설 봉쇄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으로 사태가 풀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일각에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한의 공간이라도 확보해주는 제한적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향후 대한체육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화경찰과 형사를 배치해 경기장 진입을 적극 지원하되, 재차 차단될 경우 엄정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정조사와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안은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정치적 사안으로 번지고 있어 경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