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정부, 엇갈리는 대북 온도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국경 요새화 작업을 이어가면서 전방의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작전 기조를 공세적으로 전환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는데요. 반대로 정부는 대화 복원에 무게를 두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어 대응 원칙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9월 21일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지난달 30일 MDL 남측에서 발견된 북한군 수지 대인지뢰 1발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공세로 돌아선 전방 작전
군은 9·19 군사합의 이후 중단됐던 '공세적 DMZ 작전'을 재개하고 'DMZ 주도권 작전'을 지시했습니다. 수색과 매복, 감시, 정찰을 결합해 북한군의 움직임을 제약하고 기습을 억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만 남북 병력이 근접해 있는 만큼 사소한 마찰이 교전으로 번질 수 있는 고위험 작전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북한의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19일 담화에서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을 비난하며 전술적 타격수단 배치와 대남 확성기 재가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2일 새벽에는 전 국경선에서 새로운 대응수단이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죠. 국방부는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을 침범 병력 퇴거를 위한 정당한 방어조치로 규정하고, 추가 도발에는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철책으로 굳어가는 경계선
현장에서는 요새화의 속도가 뚜렷하게 포착됩니다. 38노스의 사진 분석에 따르면 개성 일대 MDL 최남단에는 1m 간격의 3중 전기 철책이 세워졌습니다. 가장 바깥에 가시 철조망과 3줄 전선이 배치되고, 그 안에 두 겹의 전기 철책이 들어간 구조인데요. 외부 침투를 막는 동시에 주민들의 월경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현장에서는 100여 명의 주민이 도로를 넓히고 평탄화 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콘크리트 기둥과 소총을 든 경비병, 적외선과 레이더 감시장비도 함께 배치됐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영구적인 경계선으로 굳히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요새화는 2024년 4월부터 본격화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정책과 맞물려 있습니다.
여당인 김병주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이 절제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김여정 부장을 두고는 적반하장이라며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군의 작전과 정부의 메시지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가운데, 추가 도발에 대한 대응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