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5명 사망... 3조 영업익에 0.2% 안전예산 논란이 일다

조연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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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4일 오전 7:32

발행: 2026년 6월 2일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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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한 가운데, 3조 원대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안전 예산이 영업이익의 0.22% 수준에 불과했고 안전 총괄 임원도 부재했던 것으로 나타나 안전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던 해당 사업장의 관행과 타성이 또다시 비극을 불렀습니다.

유족의 절규와 현장의 참사

지난 6월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습니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올해 2월 입사한 지 100일도 채 안 된 20대 계약직 직원 2명이 있었고, 부자가 함께 근무하다 함께 목숨을 잃은 비극도 있었습니다. 6월 3일 DNA 분석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이 유성선병원에 모이자 유족들의 통곡이 이어졌는데요.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앞두고 무너지며 자책했습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병원을 찾아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유족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당신들이 내 아들을 지옥불로 집어넣었다"는 한 유족의 항의는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절규였습니다. 회사 측은 수십 년간 이어진 관행과 타성에 젖은 작업 방식을 사고 원인으로 인정했지만, 이는 위험을 예측하고도 바꾸지 않은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3조 원 수익 뒤의 쥐꼬리 예산

이번 참사 이면에는 기업의 안전 관리 부실이라는 뼈아픈 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 3,345억 원에 달했는데도, 안전과 보건 예산은 68억 원(0.22%)에 불과했습니다. 2024년에는 35억 원(0.2%)으로 더 줄었고, 안전을 총괄해야 할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O) 역할을 임원이 아닌 부장급 직원이 맡고 있었습니다. LIG넥스원, 현대로템과 달리 임원급 안전 책임자가 없는 건 이례적인 구조입니다.

당연히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참사는 용납될 수 없지만, 이곳은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로 8명이 숨진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약속된 10가지 재발 방지 대책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사고가 난 세척공실에는 스프링클러와 CCTV가 없었고 소화기는 20kg짜리 1대만 놓여 있었습니다. 노조는 지난해 9월부터 국소배기장치 교체를 요구했으나 구매 절차만 밟은 채 참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을 끊을 근본 대책

사실 이번 사고는 위험을 숫자로 포장한 관행의 결말입니다. 회사는 SIF 기법 도입으로 중대재해 위험도를 80% 감소시켰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이미 경고했던 세척 공정의 정전기 폭발 위험을 실제로 막지 못했고, 화재안전조사에서 2년 연속 불량 판정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국가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방위사업청과 소방청의 감독이 따로 노는 등 구조적 공백이 안전 사각지대를 키운 것입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대전 유성구청 1층 로비에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어 6월 5일부터 조문이 시작됩니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관행 변호를 넘어 근로자의 목소리가 실효성 있게 반영되는 안전망과 철저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