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자금, 출렁이는 시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지 두 달도 안 돼 증시를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16개 상품에 약 7조 3천억 원이 순유입되며, 개인 투자자 매수액은 무려 13조 5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본주 가격이 삼성전자 24.33%, SK하이닉스 19.49% 하락하는 와중에도 자금이 계속 몰렸다는 점입니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33% 넘게 급락했고,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도 21% 이상 빠졌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장세에서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하면서 기초자산보다 훨씬 큰 손실이 누적된 겁니다. 실제로 이 기간 코스피 사이드카가 19회, 서킷브레이커가 5회 발동될 정도로 증시 변동성이 극심했습니다.
3천만 원 장벽으로 선을 긋다
정부는 7월 1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보완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핵심은 투자 진입 문턱을 대폭 높인 것입니다. 기본 예탁금이 기존 1천만 원에서 현금 3천만 원으로 세 배 뛰었고, 기존에 주식이나 채권으로 70%까지 충당할 수 있었던 방식은 사라졌습니다. 8월 5일부터 예탁금이 상향되고, 19일부터는 전액 현금만 인정됩니다. 매매 단위도 1주에서 20주로 확대되어 11월께 적용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신규 상장 잠정 중단, 증권사 마케팅 금지, 사전 교육 시간 확대, LP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3%에서 ±2%)까지 동원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조치로 12조 원 규모의 관련 상품 시가총액이 4~5조 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을까
다만 이번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 85%가 "효과 없다"고 답했고, 전문가들도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와 외국인 순매도, AI 투자 불확실성 등 글로벌 거시 변수가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부차적 요인일 뿐, 구조적 쏠림 현상을 규제만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상장 폐지나 배수 하향(2배→1.5배) 요구도 나왔지만, 당국은 과수요 상태인 점과 수익자 총회 통과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정부가 당초 하반기 출시를 2분기로 앞당기며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이제 시장은 8월과 11월, 두 차례 제도 변화를 거쳐 증시가 정상 궤도로 돌아서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