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 오르반 유엔 사무총장 카드 만지작…유럽은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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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27일 오후 2:04

발행: 2026년 10월 27일 오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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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러시아와 중국도 긍정 반응을 보이면서 미·중·러 공동 후보 구상이 거론됩니다. 다만 영국·프랑스가 부정적이고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보리 예비투표와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공식 발표가 변수로 꼽힙니다.

'유럽의 트럼프', 유엔 수장 후보로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빅토르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5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오르반에게 직접 출마 의향을 타진했고, 러시아와 중국도 같은 이름을 거론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같은 인물을 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은 단순한 인사 카드가 아닙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그를 'MAGA 보수주의자들이 꿈꾸는 후보'라고 표현했습니다. 오르반은 2010년 집권 이후 2024년 총선 패배로 물러날 때까지 반이민·민족주의 노선을 밀어붙이며 EU와 부딪혀 왔습니다. 언론과 사법부 통제를 강화해 '유럽판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고,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습니다.

안보리 문턱, 숫자보다 거부권

유엔 사무총장이 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고,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모두 피해야 합니다. 미국은 오르반이 8~10개국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영국과 프랑스입니다. 두 나라는 이미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산수만으로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7명의 후보가 도전했다가 낙마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의 라나 누세이베 국무장관이 공식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안보리는 오는 28일 예비투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르반 지지 여부를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로 미룬 것도 이런 변수를 의식한 행보로 읽힙니다.

유럽이 내놓은 반응은 냉소

국제사회 반응은 싸늘합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웃기다"고 잘라 말했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그가 유엔 총장이 되면 EU 결정을 무산시켰던 거부권과 협박 기술을 유용하게 쓸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공화당의 돈 베이컨 하원의원이 "끔찍한 선택"이라며 헝가리 혈통인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WSJ 사설도 우려를 담았습니다. 오르반이 푸틴을 비롯한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옹호해 온 만큼, 그가 유엔 수장이 되면 국제기구의 도덕적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임기가 12월 31일 끝나는 만큼, 남은 두 달의 협상 국면이 향후 유엔의 방향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