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행사에서 터진 발언 파문
한국 여자프로농구(WKBL)를 대표하는 레전드 출신 코치가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나은행의 정선민 코치는 지난 16일 열린 구단 행사에서 소속 선수에게 성 인지 감수성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어요. 선수가 공개 석상에서 수치심을 느껴 구단에 알리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구단의 자체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조사 결과 정 코치는 해당 선수에게 과거에도 비슷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의 발언에 대해 정 코치는 선수에게 직접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미 불거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요. 결국 하나은행 구단은 28일, 정 코치가 2025-2026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구단은 공식적으로는 '계약 만료'를 이유로 꼽았지만, 이번 발언 사태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레전드의 빛과 그림자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정선민 코치는 한국 여자농구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인물입니다. 선수 시절 WKBL 정규리그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타이틀을 무려 7차례나 휩쓸었고,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 프로농구 WNBA에 진출하는 등 가히 살아있는 전설로 불려도 손색이 없죠.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코치로서의 역량도 쌓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코치로서 소속 선수를 대하는 과정에서 성 인지 감수성에 관한 문제로 비판받게 된 건 아이러니합니다. 이번 시즌 그의 지도 아래 하나은행은 정규리그 2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어요. 성과와는 별개로 팀 내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화려한 선수 경력과는 대비되는, 코치 정선민에게 드리운 그림자로 기록될 운명입니다.
연맹의 검토와 남은 과제
사건을 접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WKBL은 현재 구단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며, 필요할 경우 재정위원회를 열어 사안을 논의하고 징계 여부를 검토할 방침입니다. 연맹 차원의 공식적인 조치가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받는 대목이에요.
한편, 이번 사태는 프로 스포츠 현장의 건강한 팀 문화와 지도자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고민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상명하복식의 권위적인 분위기가 남아있을 수 있는 운동선수와 코치의 관계에서, 무엇이 적절한 지도이고 무엇이 경계를 넘는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선민 코치의 팀 이탈은 하나의 사건을 마무리짓지만, 한국 스포츠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연맹과 각 구단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교육적 장치를 마련할지가 다음 관건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