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여학생 돕는 순간, 망설임을 부르는 사회적 오해

서매파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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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4일 오후 6:00

발행: 2025년 12월 4일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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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쓰러진 여학생을 돕는 과정에서 성추행 오해를 우려해 망설였던 시민의 경험담이 공감을 얻었다. 이는 온라인에서 확산된 '여성 CPR 성추행 낭설'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응급의료법에 따라 선의의 응급처치는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전문가들은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처가 최우선이며, 불필요한 망설임이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생명보다 커진 오해의 그림자

지하철에서 쓰러진 여학생을 발견했을 때, A씨의 발걸음은 순간 멈췄습니다. 남학생이었다면 즉시 뛰어갔을 텐데, 여학생이라는 사실이 그를 망설이게 만들었죠. 성추행 오해라는 사회적 공포가 생명을 구해야 할 순간을 주저하게 만든 겁니다.

A씨는 약 30초간 머뭇거리다가 주변 여성 승객이 119에 신고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냈습니다. 여학생의 의식을 확인하고 가방과 옷으로 머리를 받쳐주는 등 응급조치를 시작했어요. 결국 학생은 안전하게 구조되었지만,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깊이 박힌 오해의 씨앗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퍼진 낭설의 확산

A씨의 망설임 뒤에는 온라인에서 확산된 특정 낭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성에게 CPR을 하면 성추행으로 고소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죠. 이는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흥미롭게도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여성 마네킹보다 남성 마네킹에 더 많은 응급처치가 이루어진다는 결과도 나왔어요. 성차별적 고정관념이 생명을 구하는 행위까지 위축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법은 알고 보면 든든한 지원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선한 사마리아인 법'으로 불리는 응급의료법 제5조의2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 법은 선의의 응급처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신체 접촉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해 줍니다.

법원은 응급처치 행위자의 의도와 경위, 구체적인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당한 행위로 인정해 왔어요. 실제로 국내에서는 응급처치 중 발생한 신체 접촉이 성추행으로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에서는 하루 평균 2건꼴로 응급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것은 실신 사례인데요. 전문가들은 위급 상황 발생 시 먼저 119나 지하철 콜센터에 신고할 것을 권장합니다.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30초~1분 정도 관찰한 후 호흡을 확인해야 해요. 호흡이 있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숨을 쉬지 않으면 119의 지도를 받으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의 협력과 신속한 대처입니다.

더 이상의 망설임은 없어야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명이 위험한 순간에 성별로 인한 망설임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실제 사례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누군가의 생명이 내 손에 달렸을 때, 우리는 오히려 더 담대해져야 합니다. 사회적 오해와 낭설이 선의의 행동을 가로막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와 신뢰가 더욱 확산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