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종결 뒤 숨겨진 위치추적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이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의 허위 종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부경장은 실종자와 통화해 안전을 확인했다며 사건을 종결했는데요. 하지만 부검 결과 실종자는 신고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고, 통화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눈에 띈 건 이후의 행보였습니다. 부경장은 실종 기록을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입력하고 삭제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재신고하자 실종자 휴대전화 위치를 무려 4차례나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사망 처리한 사람의 휴대전화를 왜 추적했는지, 그 모순된 행동에 의문이 짙게 남습니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제주 지역 모든 실종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은 왜 쉽게 지워졌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건 단순히 한 경찰관의 부주의가 아닙니다. 실종 사건 종결 시 과장이나 팀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지침이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결재 없이 처리하는 이른바 셀프 해제가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삭제한 기록이 이력 관리 시스템에 남아 있었음에도 유족이 재신고했을 당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문제는 실종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경찰의 불송치 사건은 2021년 37만여 건에서 지난해 59만여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마약이나 뇌물처럼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범죄는 이의신청을 할 주체조차 없어, 경찰이 스스로 수사를 중지하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틈새를 메우기 위해 2021년에 폐지된 전건송치 제도를 전면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여당이 추진 중인 7대 범죄 한정 전건송치로는 살인이나 마약 같은 중대 범죄를 커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확산되는 불안과 정치권의 움직임
사건의 파장은 온라인에서 제주도를 향한 혐오로 번지고 있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제주도를 비하하는 표현을 쓰며 치안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데요. 통계상 제주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률이 전국 최고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연간 1,300만 명에 달하는 유동 인구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연찬회 일정을 마치는 대로 제주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장 대표는 단순 직무유기를 넘어 대규모 범죄 조직의 개입 가능성까지 따져보겠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유동 인구를 고려한 치안 인력 확충과 실종 사건 처리의 이중 삼중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