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나라'에서 '원전 파트너'로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1월 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원전과 방산, 첨단산업 전반으로 협력의 폭을 넓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한은 2018년 이후 8년 만인데요. 내년 수교 70주년을 두 달 앞두고 열린 만남이라 상징성도 컸습니다. 이 대통령은 6·25전쟁에 참전한 2만1000여 명의 튀르키예 장병을 언급하며 "피를 나눈 형제"라는 표현을 다시 꺼냈고, 에르도안 대통령도 혈맹 관계를 강조하며 화답했습니다.
40조원 시놉 원전, 금융으로 뚫는다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는 단연 원전입니다. 양국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 간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MOU'를 체결했는데요. 기술 협력 단계를 넘어 자금 조달까지 정부가 직접 나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튀르키예 북부 흑해 연안에 1400MW급 원전 4기를 짓는 시놉 사업은 사업비가 40조원에 달합니다. 과거 일본 미쓰비시와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이 추진했다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공사비가 두 배 넘게 뛰며 난항을 겪은 이력이 있죠. 튀르키예 측이 자금 조달 방식과 전력 단가를 종합 평가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금융 지원 체계 구축은 수주의 관문을 여는 열쇠로 평가됩니다.
방산·핵심광물·FTA까지 넓어진 지평
방산 협력도 한 단계 올라섭니다. 알타이 전차 사업과 지난 9월 체결한 함정 분야 협력의향서를 발판으로 공동 생산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 기업의 제3국 공동 진출까지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통상 분야에서는 지난해 교역액 107억 달러로 수교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FTA 공동위원회를 국장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150억 달러 목표를 향한 논의에 속도를 냅니다. 여기에 핵심광물·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MOU, AI·바이오·첨단소재 등 6대 분야 공동 연구개발, 에너지전환 포럼 신설까지 더해졌습니다. 다만 시놉 원전 수주는 여전히 자금 조달 조건과 전력 단가 협상이라는 변수를 안고 있어, 실제 성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