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일 만에 접은 미국 상장 카드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검토를 중단했습니다. 8월 5일 검토를 공식화한 지 79일 만입니다.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와 SSD 사업부를 인수하며 세운 미국 법인으로, 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를 생산합니다. 미국 생산 거점과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배구조 부담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AI 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솔리다임까지 상장하면 사실상 다섯 번째 상장이 됩니다.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우려가 커졌고, 금융위원회도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주주 반발이 만든 결정
상장 논란은 주가에 즉시 반영됐습니다. 4개월 전 300만원에 근접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논란이 불거진 뒤 120만원대까지 밀렸습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회사를 또 상장하느냐는 반발이 잇따랐고,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될 중복 상장은 불필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회사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반도체 주가 조정으로 적정 기업가치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장 중단 발표가 나오자 주가는 4% 넘게 상승하며 우려를 일부 덜었습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주주가치 보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남은 변수는 AI 투자와 외국인 수급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2027년 예상 PBR이 1.10배로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고, 28일 실적설명회에서 강화된 주주환원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iM증권 양현경 연구원은 중복 상장 철회로 할인과 지분 희석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대로 외부 자본 조달 기회가 줄어 투자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반도체 투자심리는 개선되겠지만, AI 신용 위험과 외국인 매도세가 변수라고 조언했습니다. 주주환원 계획과 외국인 수급 흐름을 살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