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분노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교육 환경에 대한 불만이 출발점이었는데요. 약 50만 명이 참여한 시위 과정에서 일부가 공공시설을 불태우고 상점을 약탈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피해 규모도 상당합니다. 약 3천 개 상점이 피해를 입었고, 보험업계는 손실을 10억12억 유로, 약 1조5천억1조8천억 원으로 추산합니다.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2,500여 명, 이 가운데 800여 명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와 릴, 보르도, 니스 등에서 밤 시간대 통행금지를 내렸고, 오는 24일 예정된 시위에는 군 병력까지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사태가 조직적이며 극좌 세력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흔들리는 재정, 번지는 불씨
이번 사태의 뿌리에는 재정 압박이 자리합니다. 프랑스의 국가 부채비율은 119%까지 올라섰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96%를 넘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도 1.54%포인트까지 벌어졌죠.
사회보장 지출이 국내총생산의 31.9%에 달할 만큼 복지 부담이 큰데, 고령화와 국방비 확대가 겹치며 재정 여력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2040년까지 추가 재정지출이 국내총생산의 5%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불씨는 국경을 넘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군 병력 500명 투입을 선언했고, 벨기에 브뤼셀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은 장면들
혼란 속에서도 일상을 지키려는 장면들이 화제가 됐습니다. 니스의 한 게임 매장 직원은 약탈 시도에 맞서 홀로 매장을 지켜 '프랑스 손오공'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샹젤리제에서는 불길 뒤편에서 코냑을 즐기는 시민들의 영상이 퍼졌습니다.
정치권의 셈법도 분주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프랑스 시위를 자국 선거운동에 활용해 눈총을 샀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피해 업체에 최대 5만 유로의 무이자 대출과 세금 유예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거리와 시장이 동시에 등을 돌린 상황에서 진화가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