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년 전 무덤서 나온 술 한 병...액체 그대로 남은 비결은?

세뉴머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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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3일 오후 5:01

발행: 2026년 8월 12일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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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닝샤 산자바오 묘지에서 전국시대 진나라 시기 청동 항아리가 출토되었고, 안에는 약 3.7리터의 곡주가 액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직물과 점토를 이용한 이중 밀봉 방식 덕분에 2,300년간 증발을 막을 수 있었으며, 성분 분석 결과 기장을 주원료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견은 고대 중국 북부의 양조 기술과 곡물 활용 방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학술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300년을 견딘 한 병의 술

중국 닝샤 후이족 자치주 구위안시의 산자바오 묘지에서 특별한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전국시대 진나라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항아리 하나가 그 주인공인데요. 항아리 안에는 마치 어제 담근 듯한 액체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정밀 분석을 거친 결과, 이 액체는 기원전 3세기 무렵에 빚은 곡주였습니다. 무려 2,300년의 세월을 넘겨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고고학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유적 발굴은 2024년 3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일대에서 전국시대 무덤 183기를 확인했는데, 그중 179기가 진나라 문화권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39호 무덤에서는 마늘 머리 모양의 청동 주전자가 나왔고, 그 안에 담긴 약 3.7리터의 술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이 묘지는 만리장성 유적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당시 장성 방어에 투입된 군인과 주민들이 사용했을 공동 묘지로 추정됩니다.

썩지 않고 남은 밀봉의 비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술이 증발하거나 부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항아리의 뚜껑 부분에서 독특한 이중 밀봉 구조를 확인했는데요. 먼저 항아리 안쪽 입구에 천을 덮고, 그 위에 유기물이 섞인 점토를 발라 외부 공기를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이런 이중 밀봉 방식이 2,000년 넘는 세월 동안 증발과 지하수 침투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셈입니다. 덕분에 액체는 맑고 옅은 청록색을 띠며 바닥에 소량의 침전물만 남은 채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성분 분석 결과에서는 총 24가지 화합물이 검출되었습니다. 유기산과 아미노산, 탄수화물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현대의 인공 숙성 황주와 유사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특히 포도주 같은 과일주가 아닌 곡물로 빚은 곡주라는 사실이 명확해졌죠. 전분 잔류물 분석에서는 전체의 92% 이상이 기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밀과 보리 성분이었습니다. 기장은 물이 적은 건조한 땅에서도 재배가 가능해 당시 중국 북부 지역에서 널리 쓰인 곡물이었습니다.

고대 양조 기술을 되짚다

이번 발견은 단순히 오래된 술 하나가 남았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연구진은 해당 술이 당시 정교한 발효 기술을 통해 제조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밀과 보리 전분에서 분쇄나 가열 흔적이 포착된 점을 볼 때, 곡물을 미생물 발효제로 활용해 빚는 양조 방식이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당시 진나라 지역의 곡물 활용 방식과 양조 기술을 직접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자료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학계에서는 이 술병이 부장품으로 묻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인이 사후 세계에서도 술을 마시게 하려는 당시 사람들의 장례 관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고고과학저널 6월호에 게재되었으며, 관련 연구가 고대 중국 양조 기술의 복원과 발전 과정을 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300년 전 장인이 빚고, 누군가 무덤에 안치했으며, 이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이 한 병의 술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매개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