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시설이 표적이 된 중동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엿새째 이어지며 중동 전역의 긴장이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양측의 공격 대상이 군사시설을 넘어 민간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미군은 지난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에 이란 남부 호르무즈간주의 반다르카미르와 차바하르항 등을 집중 공습했습니다. 철도 교차로와 교량이 파괴되어 최소 7명이 사망했고, 전력 기반시설이 타격되면서 극심한 폭염 속에서도 절전이 요구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양측의 공격 대상이 군사시설을 넘어 민간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걸프로 번지는 보복의 고리
이에 이란도 쿠웨이트의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 시설을 공격하는 등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쿠웨이트는 식수의 약 90%를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공격이 생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번 공격을 극악무도한 침략 행위라고 규탄하며 국민에게 전기 절약을 당부했습니다.
이란은 시리아와 오만 내 미군 기지와 레이더 시설을 공격하며 보복 범위를 걸프 지역 전반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유조선이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쿠웨이트의 경우 식수 대부분을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공격은 단순한 물리적 피해를 넘어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연설장의 정치와 전장의 현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큰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곧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을 뿐, 연설의 대부분은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주장과 생중계를 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한 면허 박탈 위협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란 언론은 이를 단순한 선전적 연설로 평가절하했고, 테헤란 시내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선전물이 등장하며 적대감이 여전함을 보였습니다. 갈수록 교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최고사령부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전장의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당장 양측의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 있는 가운데,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중동 전역의 인도적 재난과 안보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