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문화 개선 대회 수상자들의 민낯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에서 해병대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사안의 엄중함과 조사의 객관성을 고려해 국방부 감사관실에 직접 감사를 지시했는데요.
문제는 가해 의혹을 받는 병사들이 지난 7월 초 열린 병영 문화 개선 역할극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올바른 언어 사용과 소통 문화를 장려하는 행사에서 상을 받은 병사들이 정작 부대 내에서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병영 문화 개선 노력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샤워장과 식고문 너머의 반인권적 행위
이번에 드러난 가혹행위의 수위는 상당히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고추냉이 섭취를 강요하는 이른바 식고문과 알몸으로 샤워장 바닥을 기어다니게 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벨크로 거친 면으로 유두를 긁어 피가 나게 하는 등의 가학적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속옷에 거미를 넣어 공포를 유발하거나 성행위를 모방하라고 강요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행위도 반복됐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피해 병사들은 무술 유단자나 체육 전공자 출신인 가해자들의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저항조차 쉽지 않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과 부대 문화의 그림자
사실 이번 사건은 해당 부대에서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신병 집단 구타 사건과 지난해 공군 병사 가혹행위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기도 한데요. 특히 공군 소속 병사가 후임의 군복을 찢고 폭언을 한 뒤 징계를 받고도 원 소속 부대로 복귀해 대표 분대장 직책을 맡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가혹행위 전력이 있는 병사가 중요한 직책에 배치된 것은 부대 내 인사 관리와 질서 유지에 허술함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국방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고 사건은 경찰에 이첩되어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인권 침해 논란 속에서, 군 내부에 뿌리 깊은 부조리한 문화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