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숨겨진 비극, 시흥 세 살배기 학대치사와 시스템의 한계

한K노조
9개의 관련 기사

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9일 오후 11:50

발행: 2026년 3월 19일 오후 7:49

요약 생성중...

2020년 발생한 시흥 세 살배기 학대치사 사건이 6년 만에 드러났다. 친모는 사망 사실을 은폐하며 양육수당을 수령하고, 조카를 딸로 속여 학교에 보내는 등 치밀한 행각을 벌였다. 사망 직전 아동보호기관의 신고도 현장 조사에서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이에 임태희 교육감은 부처 간 데이터 단절을 지적하며, 출생부터 취학까지 이어지는 ‘아동 생애주기 통합 안전망’ 구축을 촉구하고 있다.

6년간 지속된 끔찍한 은폐

2020년 2월, 경기 시흥시에서 세 살배기 딸이 학대를 당해 숨진 지 6년 만에 충격적인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친모 A씨는 딸 C양이 사망한 후 그 시신을 연인 B씨와 함께 안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어요. 더욱 놀라운 것은 A씨가 이 오랜 시간 동안 딸의 죽음을 철저히 숨기며 생활해왔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되자 입학을 미루는 신청을 했고, 결국 미뤄질 수 없는 시점이 오자 B씨의 조카를 자신의 딸인 것처럼 위장해 학교에 데려가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사망 이후에도 A씨는 C양 명의의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계속해서 수령해왔는데요, 이는 단순한 범행 은폐를 넘어 국가 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행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A씨와 B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한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고에도 막힌 보호의 문

이 비극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는 사망 직전 이미 위험 신호가 포착됐음에도 시스템이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C양의 친부는 딸이 사망하기 몇 일 전, 아내 A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아 아이와 연락이 두절되었다며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를 했었죠. 문제는 해당 기관의 현장 방문 당시 학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사건이 자체 종결되었다는 겁니다. 당시 조사가 더 철저히 이뤄졌다면, 혹은 경찰 수사로 직접 연결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는 일이에요.

이 부분은 현재의 아동 보호 시스템이 ‘드러난 위험’에는 일차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제도와 행정의 틈새에 가려진 아이들을 포착하는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신고가 접수되고 현장에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위기를 간과할 수 있는 시스템의 취약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안전망을 요구하는 목소리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시스템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안했는데요, 그의 지적은 특정 기관의 과실보다는 부처 간 협력 부재와 데이터 단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행정기관 간 ‘칸막이’로 인해 아이의 위험 신호가 공유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구조적 공백’이 생긴다는 겁니다.

임 교육감이 제안하는 핵심은 ‘아동 생애주기 통합 안전망’의 구축입니다. 출생 신고부터 예방접종, 건강검진, 양육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정 기록이 하나의 망으로 연결되어, 기록이 갑자기 끊기거나 이상 신호가 포착되면 국가 차원의 안전 경보가 발령되는 시스템을 상정하고 있죠. 특히 취학 1~2년 전, 행정 기록상에서 ‘사라진’ 아동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취학 전 아동 안심 확인제’의 정례화를 주문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결국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국가의 보호 체계 안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보다 근본적이고 예방적인 접근입니다.

이번 사건은 한 아이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어디까지 닿아 있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어떻게 메꿀 것인지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사후 수사와 처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논의가 지금보다 더 활발히 이어져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