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통치 끝낸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 선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위원회를 통해 하마스와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단체의 완전한 무장해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하마스가 20년간 이어온 통치 기구를 사실상 해산하고, 무기 관리 권한을 가자국가행정위원회에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자지구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위한 기념비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합의 발표 당일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실제 긴장 상황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입니다.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곧바로 평화가 찾아오는 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 보입니다.
단계적 철수를 둘러싼 '선 후' 다툼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와 연계해 무장해제를 이행하기로 했습니다. 무장해제가 완료되면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국제안정화군이 새로운 팔레스타인 경찰과 협력해 치안을 담당하게 됩니다. 가자국가행정위원회가 무기 목록 작성과 보관을 직접 관리하며, 가자지구 내 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부여받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의 시점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겁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가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실은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확실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완충지대에서 결코 철수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평화위원회가 제시한 15개 항목이 완전한 비무장화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10월 휴전 선언 이후에도 유혈 충돌이 이어졌고,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1,2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불확실성 키우는 외부 변수들
이번 합의를 둘러싼 외부 변수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고위 당국은 이란이 하마스를 설득해 무장해제 제안을 거절하도록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여력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란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변할지는 여전히 주요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10월 2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 결과 역시 합의 이행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강경 보수 성향의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이 과반을 유지할 경우, 현재의 회의적인 기조가 이어지며 합의 불이행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4개국은 호르무즈해협 방위를 위한 다국적 해양방위동맹을 창설하며 유가 안정화에 나서는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비무장화 과정에만 200일에서 350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평화가 뿌리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검증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