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 놓고 팽팽한 정치권과 농협…800억 적자 농협에 '무리한 요구' 논란

시네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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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4일 오후 1:45

발행: 2025년 11월 24일 오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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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원 적자를 기록 중인 농협에 홈플러스 인수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농협은 재정적 부담과 그룹 부실화 우려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4년 연속 적자와 막대한 체납금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민간 매수자 부재로 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압박과 농협의 현실적 한계, 홈플러스의 심각한 경영 악화가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압박과 농협의 고민

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농협에 홈플러스 인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8.8%가 농협 계열 유통기업의 홈플러스 인수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정치권은 이 여론을 등에 업고 농협에 인수를 종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농협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농협 유통 계열사인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이 연간 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이미 직원 구조조정을 진행한 상태입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감에서 홈플러스 인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 농협 관계자는 "인수 자금 부족으로 일체의 검토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농협 노조는 홈플러스 인수가 농협그룹 전체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경고까지 내놓았습니다.

홈플러스의 심각한 경영난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오히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700억 원 규모의 세금과 920억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 체납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202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57.5% 확대된 3141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했지만, 뚜렷한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AI 기업과 부동산 개발사는 유통 경험과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민간 매수자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정치권은 농협을 유일한 인수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장 현장의 혼란과 불안

홈플러스는 M&A가 지연되면서 예정되었던 폐점 계획을 보류하고 고별 세일을 진행 중이지만, 매장 분위기는 썰렁합니다. 특히 일부 매장에서는 입점업체들이 보상금 지급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영업 종료 후 3개월 뒤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보증금은 1개월 뒤에 지급한다고 공지했지만, 점주들은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상금 지급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폐점을 보류한 지점에서도 입점업체가 빠지면서 사실상 폐점과 다름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양점의 경우 지하 2층 식당 등 입점업체가 모두 영업을 종료하면서 대형마트의 핵심인 식품 매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고별 세일로 인해 소비자들은 영업 여부에 대한 혼란을 느끼고 있으며,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농협 인수 논란의 쟁점

국민들은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국내 농축산물 유통 확대(37.6%), 물가 안정, 식량 안보 강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업·축산업 종사자와 자영업자, 주부 등에서 농협 인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조 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가 농협의 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는 "농협의 인수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농협이 현재 유통 부문에서 연간 400억~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누적 적자를 떠안는 것은 그룹 전체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치권의 인수 압박과 농협의 현실적 한계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입니다.

불투명한 미래 전망

홈플러스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법원의 명령에 의해 청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30.8%로 가장 많았지만, 새로운 기업에 인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28.0%로 뒤를 이었습니다. 홈플러스 청산 또는 폐점 시 가장 큰 우려 사항은 대규모 실직 사태(38.9%)와 입점 점주 및 협력업체의 도산(27.8%)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관(官)만 바라보며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소홀하다"고 지적합니다. 규모 축소와 가격 인하를 통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압박과 인수 논란 속에서 실질적인 개혁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문제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한국 유통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공공과 민간의 역할 경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