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투표지를 둘러싼 여야 대립
2026년 6월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올림픽공원에 보관 중인 투표지 247만 장의 재검표 시점을 두고 여야가 첫날부터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기한인 8월 1일을 고려해 즉각적인 재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윤건영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측은 특검 발족에 한 달가량 시간이 걸리는 현실을 지적하며, 우선 기록을 남기고 이를 특검에 넘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출범이 재검표보다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투표함이 수사 증거물인 만큼 선관위 주도의 재검표가 무결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도 여야는 증거 보존과 진실 규명 사이에서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제시하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갔습니다. 일부 온건파 의원들이 국정조사와 특검 병행이라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강경파 중심으로는 특검이 먼저 가동돼야 한다는 기류가 여전했습니다.
선거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다
청문회에서는 재검표 시점 논란 외에도 선관위의 방만한 운영 실태가 집중적으로 질타받았습니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 조현욱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무능과 나태, 보고 체계 미흡, 사후 대응 부실이 겹친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했는데요. 이에 대해 강동완 사무총장 직무대행과 노태악 전 위원장은 선관위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습니다.
사실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만이 아니었습니다. 선관위 전직 직원과 관련된 업체에 175억 원 규모의 계약을 몰아준 이른바 선피아 카르텔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됐고, 노태악 전 위원장은 이같은 수의계약이 부적절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여기에 자녀를 부당하게 채용한 현대판 음서제 논란과 개방형 감사관 제도 도입 이후 오히려 늘어난 징계 감경 비율 등도 함께 지적되며 선관위가 감시 감독의 무풍지대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중앙선관위가 서울시선관위의 선거소청 심사에 개입해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와 위철환 직무대행이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특검과 재검표 사이에서
청문회에서는 인천 송도 지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쌍둥이 득표 논란도 추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일부 투표소에서 후보자들의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타난 것인데요. 선관위는 국회 의결이 있다면 공개 재검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수치적 우연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쟁송과 검증을 구분해야 한다는 신중한 시각도 내비쳤습니다.
현재 국조특위는 오는 22일 2차 청문회를 앞두고 위철환 직무대행과 박정보 서울경찰청장 등 총 34명의 증인을 채택했습니다. 8월 1일로 예정된 국정조사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검표냐 특검이냐를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는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가 배상 검토 여부와 전북교육감 선거 전산 오류 의혹 등 남은 쟁점도 적지 않아, 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