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8석이 모자란 승자
2026년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이 120석 중 53석을 확보하며 1당 자리는 지켰지만, 과반인 61석에는 8석이 모자랍니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 진영도 48석에 그쳤는데요. 어느 쪽도 단독으로 정부를 꾸릴 수 없는 구도가 다시 확인된 겁니다.
기존 의회에서 68석을 갖고 있던 네타냐후 진영은 이번에 15석가량을 잃었습니다. 반면 아랍계 정당은 조인트리스트 12석과 라암 7석을 합쳐 19석을 얻으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투표율은 77.7%로 20여 년 만에 가장 높았는데, 아랍계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약진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아랍계가 쥔 열쇠
이번 선거의 실질적 승자는 아랍계 정당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19석은 어느 진영이든 과반을 만들려면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만수르 아바스 라암당 대표는 "정권 교체 진영을 포함해 모두가 우리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고, 유세프 자바린 조인트리스트 대표도 외부에서 대안 정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반대로 유대계 야권 지도자들은 소극적입니다. 아이젠코트 전 총장은 시온주의와 보편적 병역 의무를 강조하며 사실상 협력을 배제했고, 베네트와 리베르만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만 협력을 촉구하고 있죠. 아랍계와 손잡으면 정권 교체, 거부하면 교착이라는 이분법이 야권의 고민을 키우고 있습니다.
'선거 도둑' 주장과 사법 리스크
네타냐후 진영은 아랍계 정당의 약진을 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리쿠드당은 표 매수와 협박, 금지된 소프트웨어 사용을 주장했고, 경찰은 라암당 관련 표 매수 혐의로 3명을 체포하고 현금 2만4천 셰켈을 압수했습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전면적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재판 부담도 남아 있습니다. 2019년 뇌물·사기·배임 혐의로 기소된 뒤 5년 넘게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집권 2년 뒤 사퇴하고 사면을 받는 이른바 '사퇴·사면 거래'까지 거론됩니다. 헤르초그 대통령이 유죄협상 타결을 사면 검토의 전제로 내세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공식 결과는 11월 4일, 의회는 11월 10일 개회합니다. 연정 협상이 길어지면 재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19년 이후 다섯 차례 총선을 치렀던 교착이 반복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