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냉장 설비를 덮친 밤
지난 10월 11일 밤부터 12일 새벽까지 프랑스 전역의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습니다. 해커는 원격 제어 시스템에 침입해 온도를 최고 섭씨 50도까지 올렸고, 일부 매장에서는 80도까지 치솟았습니다. 냉장 식품이 대량으로 상해 폐기된 겁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 약 1만여 개 슈퍼마켓 가운데 700여 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까르푸와 모노프리, 앵테르마르셰, 코오페라티브U 등 주요 체인이 타격을 입었고, 알자스 두 매장만 27만 유로 손실이 났습니다. 경제장관은 식량안보의 핵심을 건드린 경종이라고 말했습니다.
왜 뚫렸나
공격 통로는 상업용 냉장 설비의 원격 제어 장치였습니다. 해커는 댄포스와 코프랜드 장비의 해동 기능을 강제로 작동시켜 온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였습니다. 이미 공개된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이었고, 보안 업체들은 지난 8월 관련 취약점을 경고했지만 현장 적용이 늦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와 보안 업데이트가 중단된 구형 제품이 적지 않았고, 일부 원격 제어 장치는 인터넷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외부에 노출된 댄포스 관리 인터페이스를 최소 4천500개 확인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인터넷 노출 차단과 업데이트 적용을 권고했습니다.
일상으로 번지는 AI 해킹
이번 사건은 산업 시설을 넘어 가정용 가전까지 위협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는 올해 기업과 공공기관 부정접속이 600건을 넘었고, 소프트뱅크와 로손이 랜섬웨어 피해를 겪었습니다. 전 세계 랜섬웨어 공격 시도는 3분기까지 5천717건으로 전년보다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해킹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고 봅니다. 보안업체는 소형 AI 모델이 인터넷에 연결된 가전을 통해 스스로 복제하며 공격을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 가전업계는 가정용 냉장고가 상업용 설비와 구조가 다르며 자체 보안 솔루션을 적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AI 홈 기기가 늘수록 기본 보안 수칙이 중요합니다.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은 연결된 모든 설비가 보안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남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