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수가 개편, 핵심은 재원 재배분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봅니다. 보건복지부는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검사 수가를 낮춰 마련한 2조 6천억 원을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의결했는데요. 25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조정으로, 연간 3조 6천억 원 규모의 재정이 재배분됩니다.
그동안 CT·MRI 등 영상검사와 검체검사는 과보상 논란에 휩싸였고, 반대로 응급·중증 수술과 분만·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는 보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비수도권 의료취약지의 인프라 붕괴가 심각해지면서 수가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죠.
환자 부담, 어떻게 달라지나
환자 입장에서는 검사비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동네의원에서 뇌혈관 MRI를 찍을 경우 본인부담금이 10만 7천 원에서 7만 5천 원으로 3만 2천 원 낮아집니다. 환자가 내는 초진 진찰료는 5,600원에서 6,300원으로 700원 오르지만, MRI와 진찰을 함께 받으면 총 3만 1,300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검사와 진찰을 동시에 받는 환자라면 체감하는 절감 효과가 더 큰 셈입니다.
반대로 중증 수술이나 입원을 받는 환자의 부담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을 경우 본인부담금이 37만 4,660원에서 41만 1,520원으로 3만 6,860원 증가합니다. 정부는 고비용 의료행위의 수가를 20% 이상 인상해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지역 의료 살리기, 과제는 남아
이번 개편의 핵심은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확대입니다. 분만·신생아 중환자 치료에 지역우대 수가가 적용되고, 권역응급센터의 야간·휴일 응급수술 수가는 기존 350%에서 최대 470%까지 오릅니다. 입원료 기본 수가도 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 인상되며, 중증·응급 수술·시술·마취 보상은 연간 9천억 원 규모로 늘어납니다.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에는 2,740개 수술·시술에 10% 추가 보상이 적용되는 등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사 수가 인하로 병원 수익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는 검사료 지급을 분리·조건부 보상 체계로 전환하고, 수가 개편 후 분기별로 현장 영향을 모니터링하며 필요 시 추가 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역 의료의 질을 높이면서 환자 부담을 적정하게 분담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