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집힌 1차 투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는 25일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4일 치러진 투표에서 97% 개표 기준으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47.4%,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후보가 44.6%를 기록했는데요. 두 후보 모두 유효투표의 절반을 넘지 못해 최종 승자는 결선에서 가려집니다.
주목할 점은 결과가 여론조사와 달랐다는 겁니다. 선거 직전 조사에서는 룰라 후보가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앞섰습니다. 개표 초반 보우소나루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남부 지역 집계가 빠르게 진행되며 격차가 벌어졌고, 룰라 후보의 텃밭인 북동부 집계가 늦어지면서 다시 좁혀지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두 후보, 엇갈리는 배경
보우소나루 후보는 상원의원 출신의 우파 인사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입니다. 그는 당선될 경우 미국 주도의 지역 안보 협력체인 이른바 '미주 방패'에 참여해 마약과 범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중남미 우경화 흐름의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대로 80세의 룰라 후보는 가난과 옥고, 병마를 이겨낸 '역경의 아이콘'으로 불립니다. 3기 재임 중 위기를 겪으면서도 외국인 개입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후보는 결선을 앞두고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남미 지형 가를 분수령
이번 선거는 중남미의 정치 지형과 미국의 영향력 확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브라질은 풍부한 석유와 식량,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전력의 89%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국가입니다. 미·중 경쟁이 심화될수록 국제적 가치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높은 금리와 재정 부담, 부패 의혹 등 내부 난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아버지의 사면을 추진하며 사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룰라 후보는 복지 지출 유지와 재정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두 후보 모두 자원을 성장으로 연결할 정치적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513석과 상원 81석, 54개 주지사도 함께 선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