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기 전에 뒤집힌 세제안
정부가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국회 문턱에 닿기 전에 이미 상당 부분이 뒤집혔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였는데요. 당초 9억 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이 발표 29일 만에 철회되고, 현행 12억 원이 그대로 유지되기로 했습니다. 비거주자의 세 부담 급증과 전월세 매물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컸기 때문입니다. 세 부담 상한을 기존 150%에서 200%로 올리려던 방안도 전면 폐기되었습니다. 정부가 국회에 안을 제출하기 전에 스스로 내용을 뒤집은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실거주 우대와 과세 형평성 사이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되면서 실거주 인센티브는 유지됩니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도 당초 9억 원에서 4억 원으로 낮추려던 계획보다 완화되어 각 6억 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이 아닌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개편되며,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폐지되고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안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며 합당한 지적과 제안을 입법과 예산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실거주 우대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1주택자 간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수정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세금 법칙
이번 개편안은 정권 교체 시마다 반복되는 세제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낮은 수용성과 정치적 갈등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접수된 1만 7천여 건의 의견 중 절반이 넘는 9천여 건이 종부세법 관련 반대 의견일 정도로 국민적 반발이 컸는데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세제가 급변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5년짜리 한시 정책으로 인식하고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ISA 가입기간 제한과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 폐지 방안도 철회되는 등 정부의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부동산 세제가 정치적 공방의 대상에서 벗어나, 국민이 납득하고 예측 가능한 지속 가능한 기틀을 마련하는 게 진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