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4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양국의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동결 자금 반환과 전면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축소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어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제시한 종전 조건들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내건 요구사항은 구체적이고 광범위합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양해각서 체결 즉시 동결 자금의 최소 50%를 반환하고, 나머지 자산도 1~2개월 내 해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데요. 이란은 해당 자산이 불법 동결된 만큼 반환이 합의의 필수 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에서의 지위 정상화,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입은 피해에 대한 전면 배상까지 요구했습니다. 특히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요르단 등 5개국에 대해서도 피해 배상을 청구하며 협상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과거의 발언이 덫이 된 트럼프
이란의 요구 가운데 가장 미국의 발목을 잡는 건 동결 자산 해제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는 과거의 발언이 덫이 된 정치적 지뢰밭입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 이행 과정에서 현금 17억 달러를 지급한 것을 협가 역사상 가장 멍청한 합의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2023년 바이든 행정부의 60억 달러 자산 접근 허용 역시 공화당과 함께 맹비난했죠. 과거 정권의 양보를 비판하며 훨씬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란이 요구하는 대규모 현금 지급을 받아들이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는 선불 현금 지급이나 구체적인 자산 해제 규모 약속, 석유 수출 제재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넘기는 등 명확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나 자산 해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란은 깊은 불신을 이유로 현금 접근 없이는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란은 항만 봉쇄 해제를 요구하며 해협 재개방을 미국에 맞바꾸려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를 단순한 맞교환으로 보지 않겠다는 선을 그으며 여러 후속 조치를 시사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란 해군이 미 구축함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미군은 이란 드론을 격추하고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하는 등 무력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충돌로 해협 통항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최근 24시간 동안 지나간 상업 선박이 양방향 각각 3건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전쟁 초기 대비 21~22%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종전 합의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서류 합의든 강경한 방식이든 이란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는데요. 이란이 자존심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압박과 함께,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며 조속한 타결을 노리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란이 헤즈볼라를 공개 지지하고 레바논 휴전안을 사실상 좌초시키면서 중동 종전 협상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 전문가 100명 규모의 팀을 꾸려 협상 이후를 대비하는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정작 협상의 열쇠를 쥔 건 과거의 자신과 싸워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