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10년 만에 다시 만난 한판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벌인 대국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AI가 인간 최정상 기사를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순간이었죠.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2026년 7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시대의 대국이 펼쳐졌습니다.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현존 최강 바둑 AI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1국을 벌인 겁니다. 인간 최강자의 직관과 AI의 계산력이 맞부딪히는 자리에 방송 중계까지 더해져 업계의 관심이 한 몸에 모였습니다.
홍민표 감독도 놀란 초유의 수
대국의 출발은 파격적이었습니다. 카타고는 첫 수를 좌상귀 화점에 두면서, 기존 연습 대국에서 주로 활용해온 소목 대신 화점부터 직접 장악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수에서는 우상귀에 세 칸 높은 걸침 수를 놓았는데, 이 수는 우상귀를 걸친 것인지 우변을 갈라친 것인지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이례적이었습니다. 대회를 지켜본 홍민표 국가대표 감독은 "평생 바둑을 두면서 처음 보는 수"라고 말하며 이례적인 전개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AI가 더 이상 인간의 기보와 정석을 답습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인간과 AI의 경계는 어디인가
신진서는 첫 수를 마주한 뒤 2분여간 깊은 고민에 잠겼고, 결국 우상귀 날일자 굳힘으로 실리를 챙기는 포석을 선택했습니다. AI의 예상치 못한 수에 즉각 대응하며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셈입니다. 알파고 대 이세돌전 때처럼 이번 대국도 단순한 승패보다, 인간 최강자와 AI가 어떤 흐름의 경기를 만들어내느냐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3번기 전체 일정을 통해 AI의 수읽기 능력이 한 단계 더 발전했는지, 그리고 인간이 AI에 적응하는 방식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가 가늠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