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미 투자 2차 사업 본격화…원전·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검토

이한K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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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8일 오후 3:20

발행: 2026년 3월 8일 오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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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2차 사업을 본격화하며 원전, 디스플레이, 구리 제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의 관세 인상 예고에 맞서 기존 10% 관세 유지를 요구하며 투자를 협상 카드로 활용 중인데요. 일본의 움직임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투자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고, 미일 경제 관계에는 닌텐도 소송 같은 변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관세, 한 번에 풀어야 할 숙제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한 번에 해결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합니다. 하나는 5500억 달러(약 817조 원) 규모로 약속한 대미 투자의 2차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예고한 관세 인상으로부터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일이죠.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에 대한 관세를 기존 합의대로 10%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면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일본이 대규모 투자를 카드로 삼아 불리한 조건을 막아내려는 전략입니다.

사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상호관세 상한을 15%로 정하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품목별로 15%를 넘을 수 있어 일본으로서는 납기하기 어렵죠. EU가 이미 미국과의 협상에서 10% 관세 유지를 이끌어낸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협의 중인데, 이 투자 계획이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협상력이 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원전부터 디스플레이까지…전략적 투자 눈길

2차 투자 프로젝트로 거론되는 분야는 원자력발전, 액정 디스플레이, 구리 제련, 데이터센터용 대형 배터리 등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일본 디스플레이(JDI)의 미국 공장 설립 안건인데요. JDI는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지만, 중국 기업들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JDI에 미국 내 첨단 디스플레이 공장 운영을 타진했고, 사업 규모는 약 2조 엔(한화 약 19조 3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디스플레이는 군사용 정밀 액정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미국은 군사용 액정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이죠. 일본의 투자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 간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원전 사업도 약 15조 엔 규모로 추정되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 10기 건설에 일본이 투자하고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한국엔 압박, 미일 관계엔 변수

일본의 대미 투자 윤곽이 잡히면서 한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투자 계획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죠. 미국은 전략 산업 분야에서 동맹국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입장이고, 일본이 선제적으로 움직임에 따라 한국도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이 1, 2차 프로젝트를 합쳐 전체 투자 약속의 25%를 채우게 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기대치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미일 경제 관계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닌텐도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손해를 봤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건데요. 이는 일본 기업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직접적으로 맞서는 첫 사례일 수 있어 주목됩니다. 일본 정부는 대미 투자를 통해 경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싶지만, 기업 차원의 불만이 협상 테이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2차 투자 프로젝트가 공식 발표될지, 그리고 관세 문제는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