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끝나자 G7이 돌린 시선
2026년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분쟁이 마무리됐음을 전하며 이제 모든 외교 역량을 우크라이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에만 양국에서 3만 5천 명의 군인이 사망했다며 조속한 종전을 촉구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공격으로 파괴된 유네스코 세계유산 사진을 직접 보여주며 추가 방공 지원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자국 생산 면허 확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실 G7 전체적으로도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피로감이 드러난 지금이 지원을 확대할 적기라며 전장의 흐름을 우크라이나 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G7은 러시산 석유·가스 제재 재개와 방공 자산 지원 확대를 합의했는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이유로 유예했던 원유 제재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눈에 띕니다.
회담 제안과 크렘린궁의 냉담한 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이나 프랑스, 혹은 스위스나 튀르키예 같은 중립국에서 직접 만나 종전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첫 직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G7에 공식 초청받은 적이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대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지하게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면 모스크바로 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는데요. 물론 양국 간 공식 소통 채널조차 없는 상황에서 모스크바 방문은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실무 합의가 먼저라는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어, 3자 정상회담은 당분간 허상에 가까워 보입니다.
제재 압박과 재건주의 들썩임
협상은 제자리걸음인 듯하지만 압박의 수위는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G7은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과 제재 우회 금융망을 겨냥한 추가 제재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고, 미국이 원유 제재를 재개할 경우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U는 2027년까지 9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런 흐름에 국내 증시에서는 HD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들이 단기 급등했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제 협정 체결과 재건 발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기대감에 기반한 테마성 움직임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권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 측근이 이란 양해각서 서명 후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점이 협상 재가동의 유일한 실마리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