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수 없는 빚, 이제는 청산해야 할 때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갚을 수 없는 빚에 대한 과감한 청산을 주문했습니다. 8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35회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채무 불이행이 채무자의 잘못만은 아니라며,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대출을 실행한 채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현대적 관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채무를 정리하는 것이 채권자와 채무자, 그리고 사회 전체에 이롭다는 겁니다.
사실 이 발언은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서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범부처 자살 예방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나온 내용인데요.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의 약 54%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78%는 가구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빚이 삶을 옥죄는 현실이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채권자의 책임과 사회적 고정관념
이 대통령은 특히 채무자만을 탓하는 시각을 지적했습니다. 빚을 갚지 못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채무자에게 있지만, 과도하게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게 최근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 대출업자들은 이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이자 비용에 반영하고 있음에도, 실제 청산에는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빚은 무조건 갚아야 한다는 강한 고정관념이 남아 있습니다. 장기를 팔거나 심지어 자식에게까지 빚을 떠넘겨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한데요. 이 대통령은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선진국처럼 시스템을 통해 갚을 수 없는 부채를 청산하고 새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기관에 던진 직접 청산 주문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과 신용회복위원회 등에 직접적인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채권을 무조건 외부에 매각해서 추심의 고통을 가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두고, 기관 스스로가 채무를 조정하고 청산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 신청 대행 비용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현실도 지적하며, 지원 체계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미 새도약기금을 통해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개인채무자의 장기연체채권을 매입해 상환 능력을 심사한 뒤 소각하거나 조정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런 노력이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 5월까지 자살 사망자 수는 약 5,2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습니다. 정은경 장관은 경제적 위기 요인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기초연금 제도를 빈곤층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형태로 개편하고, 고립가구와 돌봄가족의 선제적 발굴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갚을 수 없는 빚으로 인한 비극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앞으로 어떤 실효성을 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