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린 두 혐의
민간 무인기를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 개성 일대로 날려 보낸 대학원생 오모 씨 일행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3부는 오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장모 씨와 김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는데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오 씨는 판결 직후 석방됐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두 혐의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다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일반이적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검찰 구형과 법원의 판단
오 씨 일행은 4차례에 걸쳐 우리 군 방공망 감시를 피해 무인기를 군사분계선 너머로 보내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인기 2기가 북한에 추락했고, 북한은 기체를 수거해 분석한 뒤 비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에게 일반이적 및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오 씨에게 징역 5년, 가담자들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법원은 일반이적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무인기에 SD카드가 탑재됐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아 군사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유출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SD카드가 보이지 않고 출발지 기재가 잘못된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다만 최영각 재판장은 군사상 이익이 침해됐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반대로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피고인들은 연구 목적이며 무게가 2kg 이하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무인기 무게가 4.5~6kg에 달했고 대학의 공식 지원도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비행 지역의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은 쟁점
재판 과정에서는 오 씨의 이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오 씨는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국군정보사령부의 대북 공작 협조자로 활동하며 지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가 운영하던 인터넷 매체가 정보사 요원의 공작용 위장 회사로 활용돼 약 1,000만 원의 활동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북한은 추락한 무인기와 SD카드를 근거로 한국 정부를 비판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군경 합동 태스크포스가 꾸려져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검찰이 일반이적 혐의를 끝까지 유지한 만큼 항소심에서 이 부분이 다시 다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