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간위탁 회계검증 논쟁…회계사·세무사 '감사 주도권'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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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전 수정 · 2026년 11월 2일 오후 2:34

발행: 2026년 11월 2일 오전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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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민간위탁사업 회계감사를 결산서 검사로 바꾸고 세무사 참여를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검증 수준 후퇴라며 반발했습니다. 세무사회는 전문성 확대를 기대하며 전국 확산을 준비 중이고, 양측은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한 통일된 감독체계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검증 방식, 또 바뀌나

서울시의회가 지난 10월 23일 입법예고한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두고 회계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채유미 의원이 발의한 이 안은 민간위탁사업의 외부 검증을 회계감사에서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바꾸고, 검사인 자격에 세무사와 세무법인을 추가하는 내용입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의 검증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규모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공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의 민간위탁 예산은 약 14조 6000억원입니다. 시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공자금인 만큼 검증 방식이 바뀔 때마다 논쟁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12년 사이 세 번째 변경

서울시는 2014년 사업비 정산 과정에서 오류가 드러나자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도입했습니다. 2021년 말 시의회가 이를 결산서 검사로 바꾸고 세무사 참여를 허용했고, 서울시의 재의 요구와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대법원은 2024년 10월 "회계감사를 받아야 할 법적 의무는 없고, 결산서 검사는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판결 직후인 2025년 3월 시의회는 결산서 검사 규정을 삭제하고 회계감사를 다시 도입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1년여 만에 검증 방식을 또 되돌리자는 것이라, 한공회는 합당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잦은 변경이 서울시와 수탁기관에 혼란과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전문성 확대냐, 검증 후퇴냐

반대편에는 세무사 업계가 있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10월 26일 구재이 회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민간위탁조례TF를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점검했습니다. 서울시 개정을 발판으로 다른 지자체까지 세무사 참여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공공영역에서 세무사의 전문성을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쟁점은 결국 검증의 강도입니다. 회계감사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적정성 의견까지 제시하는 절차라면, 결산서 검사는 상대적으로 간이한 확인 업무라는 게 한공회 설명입니다. 업무 수행자를 늘리기 위해 검증 절차 자체를 완화하는 건 순서가 뒤바뀐 접근이라는 겁니다.

양측이 공감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감독 방식이 달라 같은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지역마다 검증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민간위탁 회계감사를 법률에 명시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신정훈·박수민 의원안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최근 박상웅 의원안도 발의됐습니다. 조례 한 줄을 둘러싼 공방이 국회로 옮겨붙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