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달러 합병설과 흔들리는 주가
스페이스X가 지난 12일 역대급 IPO로 시가총액 2조 7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5위 기업에 올랐습니다. 사흘 만에 200달러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사되면서 17일 4.95% 하락을 시작으로 이틀 연속 8% 넘는 급락을 겪었습니다. 결국 200달러 선을 완전히 이탈하며 아마존에게 순위 자리를 내주었고, 정규장에서 낙폭을 줄이려 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밀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합병해 약 4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기술 복합기업을 설립할 가능성을 집중 제기했습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 의결권 84%와 테슬라 의결권 20%를 장악한 상태에서 양사 본사를 텍사스로 옮긴 점은 합병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 주주들의 반발과 반독점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큰 변수입니다.
반도체 팔고 우주로 몰린 서학개미
이번 스페이스X 상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습니다. 상장 이후 이틀간 서학개미들은 약 1조 7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화주식 순매수 1위에 올랐는데요. 이 규모는 매그니피센트 7 종목과 대표 ETF인 SPY, QQQ의 순매수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기존 AI 반도체주와 레버리지 ETF를 매도한 자금이 우주항공 테마로 빠르게 이동하는 패턴이 뚜렷했고, 로켓랩과 레드와이어 2배 레버리지 ETF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흥행 뒤에는 한국 투자자들이 공모주 배정에서 완전히 소외된 사실이 드러나며 '코리아 패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에 참여했음에도 골드만삭스가 배정 물량을 전액 회수해 단 1주도 돌려주지 않았고, 금융감독원 조사가 진행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장 이후 펼쳐지는 새로운 생태계
스페이스X의 상장은 주가 변동성만큼이나 산업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현직 직원 4,400명이 백만장자가 되면서 이들이 창업한 1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126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는 '스페이스X 마피아'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들은 우주항공부터 AI, 바이오, 방산까지 딥테크 전반을 뒤흔들고 있죠. 한국에서도 스페이스X 출신이 세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AI 반도체 생산 거점인 '테라팹'과 우주 데이터센터를 결합하려는 머스크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시너지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조정받는 와중에도 목표가를 401달러로 제시하며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단기 시험대가 되고 있지만, 스페이스X가 일으킨 우주 산업의 판도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